2026 미래 과학 트렌드 - 한 권으로 따라잡는 오늘의 과학, 내일의 기술
국립과천과학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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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미래과학 트렌드》는 ‘미래’를 하나의 키워드로 단순화하지 않는다. 목차를 따라가다 보면 이 책이 전망서라기보다 현재 과학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분야별로 정리한 기록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는다.



생명과학 장에서는 식물의 시간, 인공 혈액, 종자와 농업, 생명과 AI의 결합처럼 인간의 생존과 직결된 주제를 다룬다. 화학과 지구과학 파트에서는 폐기물 재탄생, 수소에너지, 탄소순환, 기후변화 등 이미 정책과 산업 현장에서 논의 중인 사안들이 중심에 놓인다. 우주과학과 과학기술 장으로 넘어가면 AI가 우주를 해석하고, 초지능·휴머노이드·ChatGPT 같은 기술이 사회에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도 짚는다.



마지막 과학문화와 노벨상 특강까지 읽고 나면, 이 책의 태도가 분명해진다. 과학을 낙관도 공포도 아닌 이해의 대상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국립과천과학관이 매년 이 작업을 이어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미래를 예언하기보다, 시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정리해 주는 과학 교양서. 2026년을 앞둔 지금, 차분하게 읽기 좋은 한 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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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사는 외계인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29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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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권의 《우리집에 사는 외계인들》은 ‘외계인’이라는 신비로운 설정을 통해 다름, 정체성, 가족, 성장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깊고 섬세하게 비추는 소설이다. 이야기는 쌍둥이 남매 초율과 선율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두 아이의 감각과 감정, 그리고 그들이 마주하는 ‘이상함’은 성장 과정에서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던 마음의 틈과 닮아 있다. 처음엔 어딘가 기묘하고 낯설게 보이지만, 읽을수록 그것이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스스로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다가온다.⠀


이 작품의 핵심은 큰 사건보다 감정의 미세한 결을 포착하는 힘에 있다. 세상이 요구하는 ‘정상’의 기준에 맞지 않을 때 인간은 얼마나 쉽게 오해받고, 상처받고, 스스로를 숨기게 되는가. 작가는 외계인의 이미지를 빌려 세상에서 조금 비껴 선 존재들이 느끼는 외로움과 소속감의 문제를 다정하면서도 날카롭게 드러낸다. 외계인은 사실 우주의 존재가 아니라 세상과 약간 다른 리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혹은 자기 자신을 잘 설명하지 못해 고립감을 느끼는 모든 이들의 은유다.⠀


이야기 속 가족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이해받기 어렵고, 사랑이란 이름 아래 얼마나 복잡한 감정들이 얽히는지, 작가는 조급하지 않은 속도로 차분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그 흔들림 끝에는 늘 누군가를 향해 손을 내미는 순간이 있다. 초율이와 선율, 파란별, 엄마 정우 씨와 소영 이모처럼. ⠀

이상권의 문장은 그 작은 손짓을 결코 가볍게 넘기지 않는다. 그 덕분에 청소년 성장소설을 넘어 모든 세대가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관계의 온도를 떠올릴 수 있는 이야기가 된다.⠀



책을 읽다 보면 초율과 선율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독자의 마음에도 스며든다.⠀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은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래 공명하며, 각자 마음속에 오래 묵혀둔 ‘진짜 나’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결국 《우리집에 사는 외계인들》은 외계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을 이해받기 원하는 모든 인간의 이야기다. ‘다름’이 문제가 아니라, 다름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세계가 문제라는 메시지를 잔잔하고 따뜻하게 전한다.⠀


---⠀

⭐ 이 책을 특히 추천하고 싶은 독자들⠀

-자신의 정체성, 다름, 소속감을 고민해 본 청소년·청년⠀
-잔잔한 성장소설, 감정의 미세한 결을 따라가는 문학을 좋아하는 독자⠀
-가족·우정·학교·사회 안에서 ‘나답게 살아가는 법’을 고민하는 모든 이⠀
-이상권 작가 특유의 따뜻하고 관찰력 있는 서사를 좋아하는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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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제인의 모험
호프 자런 지음, 허진 옮김 / 김영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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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 자런이 처음으로 선보인 소설 《메리 제인의 모험》은 《랩 걸》에서 보여준 섬세한 관찰력과 자기 탐구의 시선을 서사 속으로 옮겨온 작품이다. 자런은 19세기 미국을 배경으로,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 잠시 등장하는 ‘메리 제인’이라는 주변적 인물을 다시 불러내어 한 사람의 성장 서사로 확장한다. 기존 고전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 인물을 중심에 세웠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문학 내부의 공백을 다시 쓰는 시도에 가깝다.⠀


작품 속 메리 제인은 당시 여성에게 주어진 좁은 역할과 사회적 기대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선택해 나가려는 인물로 그려진다. 미시시피 강을 따라 이어지는 여정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타인의 이야기에 휩쓸리던 소녀가 자기 목소리를 갖는 과정이다. 자런은 이 여정을 지나치게 영웅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두려움, 망설임, 판단의 실패 등을 세심하게 담아내어 ‘성장’이란 완성의 문제가 아니라 끊임없는 질문의 과정임을 보여준다.⠀



📌 "에드워드 요새까지 아직 반도 못 갔는데 발밑에서 세상이 변하는 것을 이미 봤다. 나무가 다르고, 새들이 다르고, 심지어 사람들도 내가 북부에서 알던 사람들과 전혀 달랐다. 가는 곳마다 돈도 달라지는 걸까? 모파는 왜 나한테 경고해주지 않았을까?⠀
그 때 그 이유를 깨달았다. 모파도 몰랐나 보다! 엄마도 몰랐을지 모른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두 사람이 모르는 무언가를 알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p95)⠀


📌"너희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서 하고 싶은 걸 미래를 해. 우리는 힘들게 배웠잖아. 애들아. 세상이 우리에게 다른 미래를 들이밀기 전에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먼저 붙잡아야 해."(p434)⠀



이 소설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자런 특유의 성찰적 문장이다. 《랩 걸》에서 자연과 과학을 통해 인간을 바라보았던 시선이, 이번에는 역사와 인물을 통해 번져 나온다. 메리 제인의 사유와 감정은 시대적 제약 속에서도 자신을 이해하려는 한 인간의 내밀한 기록처럼 읽힌다. 또한 당대 사회의 모순, 불평등, 성 역할의 압박이 과도하게 드러나거나 현대적 해석으로 덧칠되지 않고, 19세기라는 맥락 안에서 균형감 있게 배치된 점도 인상 깊다.⠀



결국 《메리 제인의 모험》은 ‘무대 밖에 있던 인물에게 삶을 돌려주는’ 이야기다. 잊힌 이름 하나가 어떻게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며, 오래된 문학 속 공백을 발견하고 새길을 만들어가는 호프 자런의 문학적 실험이자 따뜻한 응답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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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제인의 모험
호프 자런 지음, 허진 옮김 / 김영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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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 자런이 처음으로 선보인 소설 《메리 제인의 모험》은 《랩 걸》에서 보여준 섬세한 관찰력과 자기 탐구의 시선을 서사 속으로 옮겨온 작품이다. 자런은 19세기 미국을 배경으로,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 잠시 등장하는 ‘메리 제인’이라는 주변적 인물을 다시 불러내어 한 사람의 성장 서사로 확장한다. 기존 고전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 인물을 중심에 세웠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문학 내부의 공백을 다시 쓰는 시도에 가깝다.⠀


작품 속 메리 제인은 당시 여성에게 주어진 좁은 역할과 사회적 기대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선택해 나가려는 인물로 그려진다. 미시시피 강을 따라 이어지는 여정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타인의 이야기에 휩쓸리던 소녀가 자기 목소리를 갖는 과정이다. 자런은 이 여정을 지나치게 영웅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두려움, 망설임, 판단의 실패 등을 세심하게 담아내어 ‘성장’이란 완성의 문제가 아니라 끊임없는 질문의 과정임을 보여준다.⠀



📌 "에드워드 요새까지 아직 반도 못 갔는데 발밑에서 세상이 변하는 것을 이미 봤다. 나무가 다르고, 새들이 다르고, 심지어 사람들도 내가 북부에서 알던 사람들과 전혀 달랐다. 가는 곳마다 돈도 달라지는 걸까? 모파는 왜 나한테 경고해주지 않았을까?⠀
그 때 그 이유를 깨달았다. 모파도 몰랐나 보다! 엄마도 몰랐을지 모른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두 사람이 모르는 무언가를 알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p95)⠀


📌"너희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서 하고 싶은 걸 미래를 해. 우리는 힘들게 배웠잖아. 애들아. 세상이 우리에게 다른 미래를 들이밀기 전에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먼저 붙잡아야 해."(p434)⠀



이 소설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자런 특유의 성찰적 문장이다. 《랩 걸》에서 자연과 과학을 통해 인간을 바라보았던 시선이, 이번에는 역사와 인물을 통해 번져 나온다. 메리 제인의 사유와 감정은 시대적 제약 속에서도 자신을 이해하려는 한 인간의 내밀한 기록처럼 읽힌다. 또한 당대 사회의 모순, 불평등, 성 역할의 압박이 과도하게 드러나거나 현대적 해석으로 덧칠되지 않고, 19세기라는 맥락 안에서 균형감 있게 배치된 점도 인상 깊다.⠀



결국 《메리 제인의 모험》은 ‘무대 밖에 있던 인물에게 삶을 돌려주는’ 이야기다. 잊힌 이름 하나가 어떻게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며, 오래된 문학 속 공백을 발견하고 새길을 만들어가는 호프 자런의 문학적 실험이자 따뜻한 응답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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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나의 표현력을 위한 필사 노트 - 뭉툭한 생각을 정교하게 다듬어주는 표현력 되찾기 하루 한 장 필사 노트
유선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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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에 펜을 올리고 누군가의 문장을 따라 쓰는 일.
단순해 보이지만,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고 생각을 정확히 세우는 가장 실천적인 방법이다. 이 필사 노트는 바로 그 작은 실천을 매일의 습관으로 바꾸도록 돕는다.

황순원의 고요한 서정부터 세계 문학 작가들의 날카로운 문장까지, 다양하게 준비된 글들은 한 줄 한 줄 따라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 문장’의 방향을 보여준다. 감탄으로 끝나버리던 문장들을 손끝으로 직접 느끼는 경험은, 읽기와 쓰기 사이에 있던 틈을 부드럽게 메워준다.

_

좋았던 문장을 베껴 쓰며 우리는 알게 된다.
“이 표현은 왜 이렇게 마음을 건드릴까?”
“나는 어떤 감정을 더 잘 쓰는 사람일까?”
글을 베끼는 동시에 나를 번역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있는 그대로 써보기’라는 메시지는, 과장하거나 숨길 필요 없이 지금의 나를 언어로 드러내는 용기를 준다. 필사는 흉내 내기가 아니라, 배우며 익히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 노트가 다시 알려준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문장과 마주하게 되니 지루할 틈도 없다. 하루 한 장이라서 부담 없고, 꾸준히 쌓이면 스스로도 놀랄 만큼 표현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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