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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하와이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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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나는 일본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와 에쿠니 가오리를 늘 헷갈리곤 한다.  애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름이 비슷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사실 내가 아는 일본 여류 작가라야 손으로 꼽을 정도인지라 굳이 헷갈릴 일도 아닌데 두 사람만큼은 이 사람이 저 사람 같고 저 사람이 이사람 같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렇다고 두 사람 사이에 공통점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묘하게도 그들은 태어난 해가 1964년으로 같다.  굳이 공통점을 만들자면 말이다.  물론 에쿠니 가오리가 약 4개월 언니이기는 하지만.

 

요시모토 바나나의 <꿈꾸는 하와이>를 읽으며 잠시 딴생각을 했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열혈 팬은 아니지만 얼마 전에 <도토리 자매>에서 읽었던 한국에 대한 묘사는 웬만한 한국 작가의 그것보다 더 세밀하고 생생했다.  아무튼 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직설적이면서도 통통 튀는 문체가 맘에 들었다.  한국에 대한 그녀의 애정도 느껴졌고.  실제로 그녀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 그녀의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한국 독자 여러분께.  안타깝고 애절한 이번 사고 소식에 제 마음이 아픕니다.  실종자 가족분들 중에 제 독자분도 계신다고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책을 통해서 또 개인적으로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꿈꾸는 하와이>는 작가가 하와이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이국땅에서 보낸 달달한 여행담을 펼쳐 보이는 책이다.  언제나 그렇듯 그녀의 솔직 담백한 글이 함께 실은 사진과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다.  와이키키, 사우스포인트, 카이마나힐라 등 하와이 명소에서 받은 그녀의 느낌과 이국땅에서의 신기한 체험들, 그리고 하와이에서 만난 새로운 인연과 친구와의 우정.  훌라를 배우면서 실력이 늘지 않는 자신이 조금 약오르기도 했을 텐데 그녀의 생각은 조금 특별했다.

 

"역시 이 세상에 편한 것은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인생은 멋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톱인 장소에서는(그게 일이든 가족이든 친구이든 연인이든 남편이든 아이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다 똑같이 힘은 들어도 보기에는 근사하니까.  똑같이 꾹꾹 참고,  할 말을 삼키고, 내가 나를 똑바로 보고 있으니까 괜찮다고 하면서, 그런 매일을 쌓아 간다."    (p.100~p.101)

 

작가의 초긍정적인 마음과 아이처럼 생생한 느낌은 책을 읽는 독자의 마음에 그대로 전달되는 듯하다.  그러면서 나는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낀다.  이런 느낌은 뭘까?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마음 한켠이 가볍게 데워지는 느낌.

 

"수많은 곳을 찾아다니고, 앞으로만 나아가고, 이게 끝나면 다음은 이거, 네, 맞아요.  그렇게 아무 미련 없이 말해 버려야지, 안 그러면 자기 인생을 실현할 수 없다고요.  그런 목소리를 싹 쓸어버리고 우리를 지금 이 시간에 머무르게 한다.  그것이 하와이의 바람, 영원하지 않을까 싶을 만큼 한없이 이어지는 해변, 한없이 밀려오는 파도.  나와는 인연이 없으니까,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언젠가 신혼여행으로 가지 뭐, 평생 한 번 정도의 추억으로 만들고 싶으니까......  그렇게 말하지 말고, 만약 가고 싶다면 비행기 티켓을 사서 다음 날 아침에는 그 섬에 있어 보자.  정작 해 보면 의외로 간단한 일이다."    (p.160)

 

언젠가 나도 하와이 해변에 서서 요시모토 바나나를 생각하며 가볍게 미소짓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꿈꾸는 하와이>에 나오는 한 구절을 생각하면서.  정말 모를 일이다.  누구에게나, 어느 곳에서든 작가는 우리를 꿈꾸게 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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