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향소에서

 

세상에 아깝지 않은 목숨이 어디 있으랴

생때같은 내 새끼 가슴에 묻고

물 한 모금인들 가벼이 넘겼으랴

 

바다에서 비롯된 푸른 슬픔이

끝내 온 산천을 휘감아 돌고

바다도 하늘도 짙푸른 오늘

 

노란 희망을 가슴에 달고

가신 님들 빼곡한 제단에 나설 제

가슴 속 분노 한자락 뽑아

향불에 사른다

 

다하지 못한 생명이 끝내 서러워

눈물자욱 어룽진 하늘 끝자락 

산 자의 죄의식이 발끝에 걸려

휘청이다 무릎을 꺾고 재배하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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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분향소를 다녀온 뒤 들었던 복잡한 심경입니다.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 노트에 끄적였던 글을 블로그에 옮겨 적는데

슬픔보다는 치미는 분노가 더한 것은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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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4-30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곳 청주에도 분향소가 설치되었다고 하는데......생각만으로도 눈물나서 어떻게 가야할지요....
어른들의 무질서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책임 전가되었네요.

꼼쥐 2014-05-02 14:13   좋아요 0 | URL
많은 분들이 분향을 다녀오셨더군요.
저는 오히려 이제 그 슬픔을 거두려고 다녀왔습니다. 언제까지 허우적댈 수는 없는 일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