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부산의 지자체장을 뽑는 보궐선거가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사실 보궐선거라고 하면 사람들의 관심에서 한참이나 멀어지게 마련, 가뜩이나 활동하기에 적당한 날씨에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치러지는 보궐선거는 누가 당선되든 관심조차 없는 게 현실이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대통령 선거를 1년남짓 남긴 시점에서 치러진다는 특이성에 더하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도시, 서울과 부산의 지자체장을 동시에 뽑는다는 점에서 지역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사람들조차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수혜자는 누구이며,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일까? 다들 동의하겠지만 가장 큰 수혜자는 오세훈 후보일 테고, 가장 큰 피해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아닐까 싶다. 오세훈 후보는 야권의 최종 후보가 되지 못했더라면 하마터면 잊혀진 계절, 아니 잊혀진 정치인이 될 뻔했는데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건 물론 LH 부동산 투기와 맞물려 여권의 지지세가 주춤해지자 유력한 차기 서울시장으로 부상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사람의 앞날은 정말 모를 일이다. 찌질하게만 보였던 그가 이렇게까지 급부상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렇다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어떠한가. 야당 단일후보 경선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지율 1위를 구가하던 그는 오세훈 후보에게 밀려 서울시장 후보직에서도 사퇴하고, 김종인 대표의 눈총과 냉대를 감수하면서 구차한 정치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표면상으로는 오세훈 후보를 돕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라도 국민들에게 얼굴을 비추지 않으면 완전히 잊힐 판인지라 오세훈 후보에게 견마지로를 다하는 듯 행세하고 있는 게 아닌가. 작지만 일개 정당의 대표가 다른 정당의 후보를 위해 할 짓은 아닌 듯 보이는데 말이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이 1914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었을 때 제목이 '너 참 불쌍타'라고 했던가. 그럴 일은 없겠지만 안철수 대표를 만난다면 '레미제라블'이라고 말해주고 싶은 심정이다.

 

우리나라의 정치사에서 안철수 대표는 왜 유독 '개밥의 도토리' 신세가 되었을까? 나는 그 원인을 안철수 대표의 거짓말에서 찾고 싶다. 실제로 2013년에 출간된 '안철수의 거짓말'이라는 책도 존재한다.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일삼았으면 책으로까지 나왔을까 싶겠지만 저자인 김구현에 따르면 안철수의 거짓말은 너무나 쉬운 소재였던 까닭에 책을 집필하는 데 걸린 시간도 1달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책이 출간된 후에 안철수 대표는 자신의 언행을 삼가고 조심했을까? 그렇지는 않은 듯하다. 2016년 12월 6일 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연대는 없다. 저는 부패세력과 연대는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었는데 그마저도 어긴 채 오세훈 후보의 조력자를 하고 있다.

 

정치인의 거짓말이야 자주 있는, 흔하디 흔한 일인지라 뉴스거리도 되지 못하지만 안철수의 거짓말은 뭔가 특별하다. 그리고 짠하다. 그나저나 라이어(Liar) 안철수를 자신의 선거 조력자로 쓰고 있는 오세훈 후보는 과연 그것이 득일지, 실일지... 혹시나 선거 이후에 안철수 대표뿐만 아니라 오세훈 후보에게도 '레미제라블'을 외치는 사람이 있지는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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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2021-03-27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절히 하고 싶은 말..

꼼쥐 2021-03-28 17:14   좋아요 0 | URL
저도 테레사 님이 그 말을 하실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