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 - 하인리히에서 깨진 유리창까지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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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많은 법칙들이 존재한다. 물론 법칙대로 세상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하인리히 법칙에서부터 깨진 유리창의 법칙까지 이 세상을 움직이는 수많은 법칙들 중 100가지를 추려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사전식으로 법칙들을 나열하는데 그친 것이 아니라 적절한 사건과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법칙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있다. 법칙이란 특정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검증된 이론이기에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법칙중에서 자연과학적인 법칙들과 흔히 생활속에서 접해본 사회과학 법칙들을 모아 놓은 이 책은 하나의 교양서로 충분한 가치가 있으며 유익한 동시에 재미있다. 그리고 세상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이정표 역할을 다양한 법칙들이 톡톡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생각의 틀을 바꾸면 불행도 행복으로 느껴진다는 '프라임 법칙'은 긍정과 부정은 말 한마디 차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80:20의 법칙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페레토의 법칙을 기업에 적용하자면 10가지 상품을 시장에 팔고 있는 기업이 10억의 매출을 올렸다면 모든 상품이 고르게 1억씩 매출을 올린 게 아니라 2개의 대표 상품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반면 나머지 8개 상품은 20%에 그친다는 것이다. 백화점 역시 불과 20%의 핵심 고객들이 전체 매출의 80%에 기여한다는 의미이다. 이 법칙이 실제로 마케팅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기업이나 유통업체들은 핵심이 되는 상위 20%의 고객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VIP 마케팅을 시작하였다. 

 
흔히 어떤 사람에게서 한 가지 좋은 점이 있으면 다른 점도 모두 좋게 보려는 경향이 있듯 첫 인상이 좋으면 성격이나 집안도 좋을 것이라 믿게되는 성향을 후광 효과라고 부른다. 이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수 있으며 권위자나 전문가의 의견을 원용하여 자신의 주장이나 의견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는데 자주 사용된다.
 
자연 현상이나 사회 현상 모두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하인리히 법칙은, 어떤 사회적인 큰 사건이 일어날 때도 특정 사건이 어느날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암시하는 작은 사건들이 잇따라 나타난다는 것이다. 하인리히 법칙을 역으로 적용한 깨진유리창의 법칙은 일단 금이 간 유리창은 전체가 쉽게 망가진다는 이야기로 대형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조그만 교통질서부터 단속하는 것이효과적이라는 말이다.
 
수학시간에 한번쯤은 들어 봤던 피보나치수열에서 식물의 성장과정이나 동물의 증식과정을 설명해주고 있으며 사회현상도 복리구조를 닮았음을 보여 준다.
우리가 알고있는 머피의 법칙과 셀리의 법칙, 정반합의 법칙이나 음양의 법칙, 에너지 보존의 법칙, 빅뱅의 법칙, 불확정성의 법칙, 피타고라스의 역설이나 토사구팽의 법칙을 보다 알기쉽게 적용되는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그외에도 처음들어 보는 법칙들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머릿속에 정리가 되었다. 여러가지 법칙들을 담고 있기에 보다 깊이 있는 지식을 알고자 한다면야 전문적인 서적을 읽어 봐야겠지만 세상의 움직이는 흐름을 설명해주는 다양한 법칙들을 아는 것만으로도 흥미롭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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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블 꿈꾸는 달팽이
게리 D. 슈미트 지음, 김영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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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가 있을까. 사춘기를 훌쩍 넘긴 나이지만 이글을 읽게 된게 내겐 행운이다.
 
“불행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집을 지으면, 불행이 결코 찾아오지 못할 것이다.” 헨리 스미스의 아버지는 헨리에게 입버릇처럼 그렇게 말했다. 헨리네 가족에게 불행이란 남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헨리네 가족이 몰랐던 건 그처럼 불행과 멀치감치 떨어지려했던 그 집이야말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헨리의 할아버지, 스미스 선장에 의해 자행된 불행 위에 지어졌다는 사실이다. 이런 아이러니를 어떻게
설명 할수 있을까? 

잘나가는 회계회사 사장인 아빠와 다정한 엄마, 탁월한 운동 실력으로 사람들이 우러러 보는 형과 누나 루이자, 행복하고 완벽한 헨리의 가족에게 불행이 찾아온건 모든 이의 우상이던 헨리의 형 프랭클린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캄보디아 이민자인 차이의 트럭에 치여 죽음을 맞이하고 부터다. 이 사건을 계기로 헨리네 가족은 불행과는 뗄수 없는 생활을 하게되고, 지역사회에 마저 인종문제로 인해 분란을 겪게 된다.
 
헨리는 차이의 재판을 지켜보면서, 편견과 아집에 쌓인 어른들의 세계를 들여다 보게 되고 학교마저도 가난하고 힘없는 이민자들에게는 관대하지 못하단 사실을 알게 된다. 사회의 부조리 앞에 헨리는 고민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차이는 단순한 교통사고라고 말하지만 인종 분쟁은 신문투고나 말싸움을 넘어서서 급기야 캄보디아인들의 집단 주거지의 기물을 파괴하고 방화하는 사건까지 발생하게 된다. 자신들의 일자리를 낯선 이방인인 캄보디아 사람에게 잃게된 사람들은 다른 말을 사용하고 문화도 다른 이들은 분명 함께사는 이웃이 아닌 불청객일 뿐이다.

형의 죽음에 절망하고 형을 죽음으로 몰고간 장본인 차이가 세상을 활보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지 못하고 분노와 괴로움으로 헨리는 형과 함께 오르기로 했던 ‘카타딘’으로 향한다. 친구 샌번과 검둥개와 함께. 길을 걷던 검둥개 한 마리와 사내아이 두 명을 태워준 운전자는 다름아닌 형을 죽인 아이. 그렇게 둘은 조우하게 된다. 
 
캄보디아 내전으로 눈앞에서 누나가 총에 맞아 죽고, 형은 군인들에게 끌려가고 정작 자신은 군인들에게 유린당한 어머니가 낳은 아버지가 누구인지 조차 모르는 아이. 자신의 운명과 맞바꾼 미국 여자 아이를 좋아하는 그래서 가족에게서 버림받은 불쌍한 아이, 자신의 형을 죽인 바로 그 녀석, 차이. 하지만 헨리는 그가 밉지 않다. 그리고 차츰 그를 이해하게 되는데....
나역시 차이와 그의 가족, 그리고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일어난 믿을 수 없는 참상을 보며 말할수 없는 슬픔이 꾸역꾸역 밀려와 눈시울이 븕어진다.
  
헨리는 운명을 믿지 않았지만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카타딘으로 향하던중 우연히 카타딘에서 모은 물건을 전시한 작은 박물관에 들르게되고, 그곳에서 자신이 지금껏 누렸왔던 부와 행복이 누군가의 행복을 무참히 짓밟은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된다. 불행과 그토록 멀리하려 했으나 불행 위에 집을 지었는데, 어떻게 불행을 피할수 있겠는가? 아무리 불행과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집을 지어도, 마치 동전의 앞뒤와도 같이 서로 맞물려 있기에 불행을 피해 도망간다해도 불행은 늘 우리주변에 있기 마련이다. 우리가 행복한 순간 마저도.
 
카타딘으로 향한 길은 결코 쉽지 않지만 자신을 위해 그리고 불행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기위해 그들은 자신과 싸우며 그 산을 오른다.
  
“제가 왜 카타딘에 오르려고 하는지 알 것 같아요. …… 불행과 더불어 사는 법을 알아내기 위해서예요.”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겪게되는 내적 갈등과 고민, 자연의 아름다움까지도섬세하게 묘사한 이글은 성장소설이지만 아이에서 어른까지 모두 공감 할수 있는 슬프도 감동적인 이야기다. 자신들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아픔을 통해 한걸음 성장해가는 것은 오롯하게 그들만의 몫이며 또한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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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키스 뱅 뱅!
조진국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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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제목의 '키스키스 뱅뱅'은 일본 팝 그룹 피치카토 파이브의 곡이며 두 주인공이 처음 만났을때 듣던 음악의 제목이기도 하다.
 
 "키스키스는 키스하는 거고, 뱅 뱅은 총소리니까..." 
 "총소리 만큼 격렬하게 키스를 한다면? 아마도?"
 "키스를 하는 두 사람이 나중에는 서로의 심장에 총을 겨누는 사이가 된다 "
 
이들의 말대로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 총을 쏠 만큼 증오 할수 있을까. 사랑이 독이되고 집착이 된다면 가능할 것도 같다. 그러고 보니 이책 곳곳에서 감각적인 음악을 자주 만나게 된다. 아마도 음악 코디네이터로 활동했던 작가 조진국의 음악적 취향이 반영된듯 싶다. '고마워요,소울메이트'를 쓴 저자의 또 다른 사랑방정식을 들을 수 있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이시대의 사랑은 달콤하고 낭만적인 사랑이 아니다. 치열하고 뜨거운 열애 뒤의 이별의 아픔을, 공허한 메아리 같은 삶과 처절한 피투성이 사랑을 담아 내고 있다. 그리고 그 아픔 조차 당당하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그의 방정식은 사랑 더하기 사랑이 더 깊은 사랑이 아니다. 서로가 아픈곳을 철저하게 할퀴고 상체기를 내고 곪을 대로 곪은 곳이 터져 피고름이 나서야 비로서 자신을 직시하게 되고 서로를 보듬고 돌아보기 시작한다.
 
도시의 화려한 불빛 처럼 모두가 우러러 보는 화려한 직업과 외모를 겸비한 30대 싱글남녀, 그들은 자신의 삶에 만족할까? 화려한  불빛이 꺼지고난 삭막하고 텅빈 도시의 빈 껍질처럼 화려한 그들의 이면에 또 다른 삶을 들여다 보면 정작 그들은 외부에 비쳐지는 만큼 그다지 행복하지 못하다. 왜 그들은 과분한 사랑 받고 넘치는 관심 속에서도 늘 부족함을 느끼고 사랑을 믿지 못할까? 사랑이 무서워 진실한 사랑이 다가오기라도 하면 소스라치게 놀라 저만큼 도망가고 그리곤 후회하며 뒤쫒는 애정과 애증의 반복을 계속하는 걸까.
 
네장에 걸쳐 네 명의 주인공이 각자의 관점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써내려간 이야기를 통해 서로를 차츰 알아 가게 된다. 1장에선 사랑도 쓰다 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모델 현창이, 2장에선 꽤 잘 나가는 모델보다 더 모델같은 스타일리스트 서정 2장에선 서정에게 한없이 너그러우며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 기안 4장에선 서정을 사랑하는 기안을 쩍사랑하며 기안의 사랑을 얻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여자 희경. 이들의 얽히고설킨 관계와 어긋난 사랑을 통해 ‘사랑’이란 무엇인지 그 의미를 묻고 있다.

각자의 아픈 기억과 ‘사랑’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저마다 다른 시선으로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방식이 왠지 낯설고 공감하기 힘든 것은 세대 차이가 나서일지, 기존의 사랑에 익숙한 나에겐 이해하기가 꽤나 힘이 들었다.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이해하기 앞서 현대의 소통방식과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고자 했으며 일회용 만남의 실체와 그 후의 공허함, 화려한 불꽃의 아름다움 뒤의 재로 남은 실체에 다가가고자 했다. 

다행히도 작가는 사랑에 관해 희망적이다. 이이야기속의 남자와 그리고 여자는 눈에 보이는 것만 사랑이 아님을 말하고 있다. 서로를 부정하고 힘껏 밀쳐내 보고 떠나려 했지만 부정하면 부정 할수록 사랑이란 감정은 숨길수 없나 보다. 사랑은 숨길수 없다했듯 애써 상대방에게 말하지 않아도 확인하지 않아도 서로 사랑함을 단숨에 알수 있다.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저 조용히 옆자리를 지켜주는 것도 사랑의 한가지임을 그는 애써 말하고 있다. 사랑에 모든 것을 걸만큼 젊지도 않고 사랑이야기에 가슴 뛸 나이도 지났건만 사랑이 아름다운건 지금도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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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룬의 세계사 여행
헨드릭 빌럼 반 룬 지음, 김대웅 옮김 / 지양어린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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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룬은 역사에 대하여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 '인류이야기'를 통해 이미 만나본적이있기에 그의 '세계사 여행'도 사믓 기대가 크다. 이 책은 반룬의 지도와 그림을 곁들인 각 나라를 대표하는 이야기가 앞부분에 나오고, 뒷면에 엮은이가 그 도시의 역사와 예술, 건축물, 미술품 등의 사진과 보충 설명을 함께 실어 단순한 그림 책을 벗어나 각 도시의 생생한 역사를 한눔에 볼 수 있다.
 
신문을 펼치다 늘 같은 이야기에 식상하고 어두운 사화면과 실업난과 나이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경제면을 보며  한숨소리만 연거푸 나오던 요즘 살림살이처럼 반룬 역시 신문에 난 어두운 기사를 읽다 실의에 빠져 있었나 보다. 그러던 그에게 천진난만한 손자의 까르르 웃는 소리가 들려왔고 여느할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그런 손자가 예쁘고 사랑스러웠을 것이다. 그는 어린이들이 인류의 희망이며 미래라 여 기고 손자를 위해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쓰기 시작하였다. 그래서일까, 이책을 읽다보면 어릴적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들고 마치 세계의 주요 도시 들을 여행하는듯 아름답고 특별한 역사 이야기 속에 푹 빠져들고 만다.
 
세계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꼭 들려주고 싶은 26개의 도시를 알파벳 순서로 소개하고 각 도시의 형성, 발전과 더불어 역사적 의미와 그 가치까지도 잊지 않고 세심하 게 이야기하고 있다.
 
A 아테네    B 보로부두르 C 카르카손     D 델프트   E 에디스톤  F 피렌체 
G 지브롤터  H 하를럼     I 일리온       J 예루살렘 K 카르나크  L 런던   
M 모스크바  N 나폴리     O 오아후       P 파리     Q 채석장    R 로마
S 스톡홀름  T 티베트     U 우페르나비크 V 베네치아 W 워싱턴    X 제너두 
Y 에도      Z 체르마트
 
이야기기의 시작이 인류문명의 스승이라 할수 있는 아테네인 것은 우연의 일칠까? 모든길은 로마로 통한다 했듯 로마를 빼고 도시를 이야기 할수 있던가, 르네상스 문화를 꽃피운 피렌체와 베네치아,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의 런던, 혁명과 자유의 도시 파리, 신대륙의 수도 워싱턴, 인류 문명의 발상지인 이집트의 카르나크. 사라진 전설을 간직한 성 일리온, 노벨상과함께 세계평화를 상징하는 스톡홀름, 세계의 지붕 티베트, 몽골의 초원위에 세워진 꿈의 도시 제너두, 알프스 마테호른의 체르마트까지 매가 미처 몰라던 도시의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
 
특히 반룬이 네덜란드계 미국인으로 20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을 졸업하고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특파원으로 활동하였기에 그의 고향 네덜란드의 이야기와 고향에대한 자부심과 사랑이 곳곳에 묻어남을 느낄수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유명 도시들의 나열에서 벗어나 문명의 상징인 아테네나 로마, 공 산주의 국가의 수도였던 모스크바 등 한때는 번창해서 세계의 중심이었던 도시들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담담히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온난화로 빙하의 넓이가 점차 줄어 들고있는 그린란드의 우페르나비크나와 전쟁의 폐허속에서도 동,서양 문화를 
아우르고 조화를 이뤄낸 일본 에도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 우리의 손자, 손녀들이 읽게 될 바람직한 역사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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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들
아일린 페이버릿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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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걸 유난히 좋아하던 나는 소설 책 속의 매력적인 여주인공의 삶을 동경하고 멋진 남자 주인공과의 로맨스를 꿈꾸며 사춘기를 보냈다. 호밀 밭의 파수꾼과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목숨건 사랑 이야기에 눈물지으며 밤새 책을 읽다 잠이 들면 남자 주인공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고 모든 사람들의 관심과 부러움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여주인공이 되는 꿈을 꾸곤 했었다. 소설속 여주인공들을 실제로 만나게 된다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 가슴 설레고 낭만적이지 않을까. 

 

작은 마을, 엄마와 그레타 아줌마가 운영하는 여관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고 소박하지만 특별한 곳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 마담 보바리, '폭풍의 언덕'의 캐서린 등이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하기 직전에 지친 몸을 이끌고 잠시 쉬어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정작 이 소설의 주인공인 사춘기 소녀 페니는 유명한 여주인공을 모두 만날수 있어 기쁘기보다 특별한 손님들이 엄마의 관심을 빼앗고 정성껏 꾸민 자신의 방 마저 내주어야 하기에 귀찮을 따름이다. 아름답고 매력적 일수 밖에 없는 여주인공들은 소설이나 화면상에서 만날 때나 그녀들에게 대리 만족을 느끼고 카타르시스를 맛보며 즐길수 있지 실생활에서 맞닥뜨린 주인공들은 신경질적이며 예민하고 심지어 그녀들의 잔심부름까지 해야만 하기에 마냥 좋을 수 만은 없다. 더군다나 외모에 민감한 사춘기 소녀에게 그녀들은 질투와 원망의 대상일 뿐이다. 

 

여주인공과 비교되는 평범한 자신의 외모와 엄마에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 아버지의 부재로 페니는 반항적으로 치닫게 되고 급기야는 정신병원에 수용된다. 그 곳에서 그녀는 용감한 여주인공들로부터 용기와 지혜를 배우고 미모와 재능을 갖춘 선망의 대상이던 여주인공의 삶이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어릴적 동화의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다는 결말처럼 소설이 반드시 해피앤딩 일 수 없듯 아름답고 하려한 여주인공들의 겉모습 뒤에 감춰진 고뇌와 역경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그녀들의 자세, 굴곡진 삶을 살아야만 하는 비련의 여주인공도 있다는 사실과 자신의 출생 비밀을 알게 된 후 엄마가 그녀들에게 베푼 친절과 위로를 이해하게 된다.

 

수많은 소설속 여주인공들을 만나게 되지만 정작 자기 삶의 주인공은 바로 자신임을 깨닫는 순간 한층 성숙해진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사춘기 소녀가 격는 성장통과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독특한 방식으로 그려낸 별나고 재미있는 신비스런 판타지 성장소설에서 내 사춘기를 함께 했던 소설속 주인공들을 다시 만나는 기회기가 되었다. 그들을 통해 위로와 용기를 얻었고, 그들이 저마다 자신의 책속에 충실하듯 나 또한 내 이야기에 최선을 다하는 주인공이되리라. 아름다운 결말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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