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인공들
아일린 페이버릿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책 읽는걸 유난히 좋아하던 나는 소설 책 속의 매력적인 여주인공의 삶을 동경하고 멋진 남자 주인공과의 로맨스를 꿈꾸며 사춘기를 보냈다. 호밀 밭의 파수꾼과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목숨건 사랑 이야기에 눈물지으며 밤새 책을 읽다 잠이 들면 남자 주인공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고 모든 사람들의 관심과 부러움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여주인공이 되는 꿈을 꾸곤 했었다. 소설속 여주인공들을 실제로 만나게 된다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 가슴 설레고 낭만적이지 않을까. 

 

작은 마을, 엄마와 그레타 아줌마가 운영하는 여관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고 소박하지만 특별한 곳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 마담 보바리, '폭풍의 언덕'의 캐서린 등이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하기 직전에 지친 몸을 이끌고 잠시 쉬어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정작 이 소설의 주인공인 사춘기 소녀 페니는 유명한 여주인공을 모두 만날수 있어 기쁘기보다 특별한 손님들이 엄마의 관심을 빼앗고 정성껏 꾸민 자신의 방 마저 내주어야 하기에 귀찮을 따름이다. 아름답고 매력적 일수 밖에 없는 여주인공들은 소설이나 화면상에서 만날 때나 그녀들에게 대리 만족을 느끼고 카타르시스를 맛보며 즐길수 있지 실생활에서 맞닥뜨린 주인공들은 신경질적이며 예민하고 심지어 그녀들의 잔심부름까지 해야만 하기에 마냥 좋을 수 만은 없다. 더군다나 외모에 민감한 사춘기 소녀에게 그녀들은 질투와 원망의 대상일 뿐이다. 

 

여주인공과 비교되는 평범한 자신의 외모와 엄마에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 아버지의 부재로 페니는 반항적으로 치닫게 되고 급기야는 정신병원에 수용된다. 그 곳에서 그녀는 용감한 여주인공들로부터 용기와 지혜를 배우고 미모와 재능을 갖춘 선망의 대상이던 여주인공의 삶이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어릴적 동화의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다는 결말처럼 소설이 반드시 해피앤딩 일 수 없듯 아름답고 하려한 여주인공들의 겉모습 뒤에 감춰진 고뇌와 역경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그녀들의 자세, 굴곡진 삶을 살아야만 하는 비련의 여주인공도 있다는 사실과 자신의 출생 비밀을 알게 된 후 엄마가 그녀들에게 베푼 친절과 위로를 이해하게 된다.

 

수많은 소설속 여주인공들을 만나게 되지만 정작 자기 삶의 주인공은 바로 자신임을 깨닫는 순간 한층 성숙해진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사춘기 소녀가 격는 성장통과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독특한 방식으로 그려낸 별나고 재미있는 신비스런 판타지 성장소설에서 내 사춘기를 함께 했던 소설속 주인공들을 다시 만나는 기회기가 되었다. 그들을 통해 위로와 용기를 얻었고, 그들이 저마다 자신의 책속에 충실하듯 나 또한 내 이야기에 최선을 다하는 주인공이되리라. 아름다운 결말을 위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