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키스 뱅 뱅!
조진국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특이한 제목의 '키스키스 뱅뱅'은 일본 팝 그룹 피치카토 파이브의 곡이며 두 주인공이 처음 만났을때 듣던 음악의 제목이기도 하다.
 
 "키스키스는 키스하는 거고, 뱅 뱅은 총소리니까..." 
 "총소리 만큼 격렬하게 키스를 한다면? 아마도?"
 "키스를 하는 두 사람이 나중에는 서로의 심장에 총을 겨누는 사이가 된다 "
 
이들의 말대로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 총을 쏠 만큼 증오 할수 있을까. 사랑이 독이되고 집착이 된다면 가능할 것도 같다. 그러고 보니 이책 곳곳에서 감각적인 음악을 자주 만나게 된다. 아마도 음악 코디네이터로 활동했던 작가 조진국의 음악적 취향이 반영된듯 싶다. '고마워요,소울메이트'를 쓴 저자의 또 다른 사랑방정식을 들을 수 있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이시대의 사랑은 달콤하고 낭만적인 사랑이 아니다. 치열하고 뜨거운 열애 뒤의 이별의 아픔을, 공허한 메아리 같은 삶과 처절한 피투성이 사랑을 담아 내고 있다. 그리고 그 아픔 조차 당당하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그의 방정식은 사랑 더하기 사랑이 더 깊은 사랑이 아니다. 서로가 아픈곳을 철저하게 할퀴고 상체기를 내고 곪을 대로 곪은 곳이 터져 피고름이 나서야 비로서 자신을 직시하게 되고 서로를 보듬고 돌아보기 시작한다.
 
도시의 화려한 불빛 처럼 모두가 우러러 보는 화려한 직업과 외모를 겸비한 30대 싱글남녀, 그들은 자신의 삶에 만족할까? 화려한  불빛이 꺼지고난 삭막하고 텅빈 도시의 빈 껍질처럼 화려한 그들의 이면에 또 다른 삶을 들여다 보면 정작 그들은 외부에 비쳐지는 만큼 그다지 행복하지 못하다. 왜 그들은 과분한 사랑 받고 넘치는 관심 속에서도 늘 부족함을 느끼고 사랑을 믿지 못할까? 사랑이 무서워 진실한 사랑이 다가오기라도 하면 소스라치게 놀라 저만큼 도망가고 그리곤 후회하며 뒤쫒는 애정과 애증의 반복을 계속하는 걸까.
 
네장에 걸쳐 네 명의 주인공이 각자의 관점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써내려간 이야기를 통해 서로를 차츰 알아 가게 된다. 1장에선 사랑도 쓰다 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모델 현창이, 2장에선 꽤 잘 나가는 모델보다 더 모델같은 스타일리스트 서정 2장에선 서정에게 한없이 너그러우며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 기안 4장에선 서정을 사랑하는 기안을 쩍사랑하며 기안의 사랑을 얻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여자 희경. 이들의 얽히고설킨 관계와 어긋난 사랑을 통해 ‘사랑’이란 무엇인지 그 의미를 묻고 있다.

각자의 아픈 기억과 ‘사랑’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저마다 다른 시선으로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방식이 왠지 낯설고 공감하기 힘든 것은 세대 차이가 나서일지, 기존의 사랑에 익숙한 나에겐 이해하기가 꽤나 힘이 들었다.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이해하기 앞서 현대의 소통방식과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고자 했으며 일회용 만남의 실체와 그 후의 공허함, 화려한 불꽃의 아름다움 뒤의 재로 남은 실체에 다가가고자 했다. 

다행히도 작가는 사랑에 관해 희망적이다. 이이야기속의 남자와 그리고 여자는 눈에 보이는 것만 사랑이 아님을 말하고 있다. 서로를 부정하고 힘껏 밀쳐내 보고 떠나려 했지만 부정하면 부정 할수록 사랑이란 감정은 숨길수 없나 보다. 사랑은 숨길수 없다했듯 애써 상대방에게 말하지 않아도 확인하지 않아도 서로 사랑함을 단숨에 알수 있다.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저 조용히 옆자리를 지켜주는 것도 사랑의 한가지임을 그는 애써 말하고 있다. 사랑에 모든 것을 걸만큼 젊지도 않고 사랑이야기에 가슴 뛸 나이도 지났건만 사랑이 아름다운건 지금도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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