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엄마 - 하버드 나온 변호사 엄마의 거침없는 육아 고백
에일렛 월드먼 지음, 김진아 옮김 / 프리뷰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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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잘 챙겨 먹이고, 항상 명랑하고, 절대로 큰소리 내지 않는 여자, 아무리 화나고 못마땅한 일이 있어도 아이들에게 발산하지 않는 여자, 봉사활동 열심히 다닌다고 칭송이 자자한 여자, 아이들 잘 먹이고, 잘 챙겨 입히는 여자… 그러면서 섹스는 절대로 마다하지 않는 여자. 이런 엄마가 좋은 엄마라고? 웃기는 소리!”라며 당당하게 현모양처에 대한 고정관념에 반기를 든 여성이 있다. 그동안 나쁜엄마로 손가락질만 받아온 그녀의 반란이 펼쳐지리라 기대하며 나 또한 그닥 좋은 엄마는 못되기에 슬쩍 그녀에 편승하며 그녀의 반론을 들어본다.

 

이 책의 저자는 어느날 갑자기 아이넷을 제손으로 잘 키워보겠다고 잘나가던 변호사 자리를 박차고 나와 전업주부가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다짐과는 달리 며칠 못되 반복적인 일상에 지루하고 아이 넷의 뒤치닥거리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녀의 글은 늘 세간의 도망[ 오르기도하지만 그만큼 주부들의 관심을 받게됨을 반영하는 것이며 곧 베스트셀러에 오르게 되었다. 그녀의 좌충우돌 육아보고서  이야기다.

 

저자는 엄마 노릇을 제대로 못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좋은 엄마라고 우기지도 않는다. 행복하고 건강한 자녀를 키우기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자기만이 옳다는 독선적인 사람들의 비난을 받아야만 했고 자신을 나쁜 엄마라고 비난을 퍼붓는 세상사람들을 향해 당당히 '그래, 나쁜엄마 맞다'고. 그녀가 당당하게 나쁜 엄마가 되겠다고 선언하지만 엄마 노릇을 제대로 못 하고, 이기적인 엄마란 죄책감을 쉽사리 떨쳐 버릴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그녀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며 솔직한 경험담을 이 책에 담았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가급적 솔직할 것을 권한다. 세상을 아름답게 과대포장하여 거짓 희망을 주기보단 솔직하게 절망을 이야기한다. 미국이란 나라의 잔혹한 역사나 인종차별에 대해서도 가르쳐주고 더불어 은총과 용기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주며 각자의 가치관을 자유롭게 형성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아이들에게 주고 있다.

 

부부싸움을 전혀 아이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몰래 할 수는 없다. 누가 싸웠다거나 안좋은 소식들은 민감하게 엿듣고 반응한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면 화해하는 소리도 들려 주고, 다투는말 뿐만 아니라 뉘우치는 말도 듣게해 주라는 것이다. 애들도 나중에 그들의 배우자와 싸우게 되겠지만, 그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과를 할 수 있도록 단련 시켜주자는 뜻이란다. 

 

결혼하게 되면 한 남자를 놓고 시어머니와 머느리 사이애서 벌어지는 줄다리기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현상이며, 미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녀 역시 고부간의 갈등을 겪었으며 시어머니와의 관계에서 그녀가 이겼음을 인정한 후에 시어머니를 못마땅해 하거나 질투하는 것을 그만 두고 시어머니를 받아들이고 고맙게 생각하게 되었으며 친구처럼 편안 사이가 되었단다. 하지만 시어머니와 전쟁을 벌였듯 언젠가는 아들의 아내와 전투를 벌인다면 그땐 그녀가 패배자가될 것임을 그녀는 안다. 

 

아이들을 키우며 한번쯤은 누구나 우리아이가 천재가 아닐까란 생각을 갖거나 천재이길 바란다. 그녀도 아이를 카우며 같은 감정을 경험하게 되지만 결국 현실을 받아 들인다. 아이들이 비현실적으로 높은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보통 아이들처럼 행동한다고 실망하는 보모들에게 아이들이 보여주는 기적같은 일들을 보라고 충고한다.

 

 '자기가 좋은 엄마인지 나쁜 엄마인지에 대해 너무 신경쓰지 않는 엄마, 양쪽 모두 될 수 있고, 어느 쪽도 아닐 수 있다는 걸 아는 엄마, 최선을 다하는 엄마. 나중에 보면 그저 그런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그것에 만족하는 엄마가 좋은 엄마다.'  나쁜 엄마의 고백을 듣고 있노라면 어떤 것은 우리의 정서와는 차이가 있으며 미국이기에 가능한 부분들이 분명있고 그녀의 말이 전부 옳다고 친성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많은 부분 고개를 끄이며 공감한다. 아무리 나쁜 엄마라도 떠나보내고 나서 그리워하고 애닳아 하는걸 보면 나쁜 엄마 좋은 엄마를 굳이 따지기전에 엄마라는 존재만으로 아이들에게는 힘과 용기를 얻고 안정과 위안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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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청춘에게>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책 읽는 청춘에게 - 21권의 책에서 청춘의 답을 찾다
우석훈 외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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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뒤바꿀 한 권의 책
‘FUN20 아카데미’에 참여했던 평범한 7명의 대학생이‘책꽂이(책에 꽂힌 이십대의 줄임말)’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그리곤 이 시대 젊은이들이 닮고 싶어하는 롤 모델 21명을 선정하고 직접 섭와하여 인터뷰하고 희망과 목표를 잃고 헤메는  대한민국 청춘을 위해 청춘들에게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와 그들이 추천하는 한 권의 책을 '책 읽는 청춘에게'에 담았다.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박원순은 '내 인생의 첫 수업'을 추천하며 시민의 힘을 강조했다 맹목적으로 쫒는 가치관에서 비껴나 창의적인 이고 합리적인 시각을 가지라 한다. 영화감독 민규동이 추천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는 인간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 깃들어 있으며, 초등학교 중퇴가 학력의 전부인 영철버거 CEO 이영철. 그는'나도 이렇게 해냈는데 너희가 왜 포기하냐'는 쓴소리도 마다 않고 '설득의 논리학'을 추천하며 인내와 진실함이 논리보다 중요한 설득의 기술임을 이야기힌다. 영화배우 박철민은 '태백산맥'을 통해 자신의 연기 인생의 가치를 발견했으며, 야구 해설가 마해영은 '그건 정말 트라이였어!'에서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깨달았다고 이야기 한다. 언론인 홍세화는 '자발적 복종'을 추천하며 진정한 자유와 자기 생각을 찾으라고 충고 한다. 

 

직접경험도 중요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독서는 간접경험의 중요한 수단이 되어주고 사람의 미래를 바꾸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하며 올바른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며 안내자이다. 멘토들이 이구동성으로 그토록 20대들에게 당부하고자하는 것은다름아닌 독서다. 인터넷이나 게임, MP3가 아닌 그들의 옆에 늘 책과 가까이 하길 당부한다. 

청춘이란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기위해 '도전'과 '기회'리는 큰 선물을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시간이라는 안절수, 모두에게 기회가 오지만 준비된 자만이 그 기회를 움켜쥘 수 있다며 책에서 길을 찾고 스스로를 단련시키고 미래를 준비하라고 강조한다.


이 책이 작가에 의해 쓰여진 것도 아니고 전문가에 의해 쓰여진 전문서적도 아니지만 평소 존경하는 분과의 만남을 순수하게 기뻐하고 그들에게 직접 희망의 메시지를 듣고 솔직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어 젊은이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젊음의 열정과 도전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20대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니 방황하는 20대 뿐만 아니라 꿈을 잊고 타성에 젖은 30, 40 대가 읽어도 좋으리라. 이시대의 젊은이들이 닮고 싶어하는 멘토들에게 그들의 20대는 어떠했는지는 물론이고 평소 궁금했던 것까지 솔직하게 물을 수 있는 그들만의 픗픗함이 부럽기까지 하다. 멘토들이 추천하는 책속의 책을 만나보며 읽어 본 책이 나오면 반갑기도 하고 나중에 꼭 읽어 보리라 제목들을 메모해 가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여전히 세상이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당당히 맞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만의 길을 찾길 바란다. 비록 넘어지고 부딪쳐 깨질지라도 20대이기에 그들은 잘 극복헤 나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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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것은 누구나의 삶 - 특별하지 않은 청춘들의, 하지만 특별한 이야기
박근영 지음, 하덕현 사진 / 나무수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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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지 않은 청춘들의, 하지만 특별한 이야기

청춘의 아름다움에 눈물 흘리며 젊은 날의 꿈을 떠올린다. 지나간 청춘을
향한 깊은 그리움이 열병처럼 달아올라 잠 못 이루며 책장을 넘긴다.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보면 누군들 이렇게 살 줄 알았을까? 피 끊는 젊은 시절엔 내 마음대로 세상을 살아갈 것 같았다. 짚시마냥 한 곳에 머무르길 거부하며 자유롭게살며 맘꺽 여행도 하고 그렇게 살 줄 알았다. 이뤄놓은 것은 별로 없어도 그걸 지키기위해 아둥바둥, 더 많이 더 편히 살고자 욕심내는 평범한 기성세대가 될줄 그땐 몰랐얶ㅆ다. 우리가 그토록 타성에 젖어 한 곳에 머무르길 두려워하던 바로 그상태. 흐름을 멈춰버린 고인물이 되어 버린 기분이다. 하지만 그때와는 다른 막연한 두려움은 여전하다. 밤새 뒤척이며 고민하던 내용은 달라졌어도 삶이 녹록치만은 않은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분명 변함이 없다. 다만 열정이 식었을뿐...



안정이라는 말이 언제부터 우리의 최대 목표가 된 것일까. 너도나도 안정적인 직장, 안정적인 수입, 안정된 결혼 생활을 꿈꾸며 청춘을 소비한다. 꿈 꿀 기회조차 박탈 당한 체 정형화되고 틀에 박힌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라 믿으며 세뇌되어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방황하고 넘어지고 깨지고 좌절하지 않고 섣부른 불행과 행복을 논할 수 있을까. 이상이 현실에 부딫쳐 피흘려 보지 않은 청춘이 과연 살아있는 청춘일까? 내가 누군지, 정말 원하는 게 뭔지,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밤새 고민해보고 자유를 향한 갈증에 목말라하던 시절을 우린 청춘이라 부른다.

 

이 책은 박제된 인간이길 거부하고 자신만의 자아를 찾기위해 밤새 뒤척이며 고민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땅의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저자가 만난 포토그래퍼, 디자이너, 연극배우, 화가, 영화감독, 에디터, 만화가, 뮤지션, 여행작가, 건축가, 시인 등 13명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꿈과 내면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평범한 사람들의 잣대로는 측정할 수 없는 이들만의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 모두가 남들처럼 살기를 원할 때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방식을 고수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비로소 행복하다며 오늘도 그들은 그들만의 길을 걷는다. 작가는 자신의 욕망에 속아도 보고 꺾여도 본 자들, 그럼에도 뎌디에 오더라도 결코 없지 않은 희망을 충실히 일구는 사람들.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는 도시 속 청춘들의 이야기가 바로 당신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이 밤에도 새벽이 오도록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시간이 돈이 되는 세상에서는 밤새워 일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자본의 사회에서 아깝게 쓰러져간 청춘이 어디 한둘일까. 비록 고통이 삶의 원형이라 할지라도 명랑하게 살아내야 한다. 세속의 길을 걷되 자본의 체계에 온전히 먹히지 않으려는 노력, 그것은 쉬이 지쳐 쓰러지지 않는 길일 것이다. 나는 섣부른 냉소에 함몰되지 않고 그 누군가의 말처럼 '봄처럼, 봄 속에, 봄과 함께', 더디게 오지만 결코 없지 않은 희망을 충실히 일구는 사람들과 함께 이 미로와 같은 세속을 걷고 싶다." 


이책은 성공한 이의 인생이야기도 아니며 인생을 살아온 선배들의 충고의 말도 아니다. 누구에게나 단 한 번뿐인 청춘,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애잔한 그리움으로 남은 청춘의 이야기다. 청춘들의 꿈을,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고민들을 풀어놓은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찬란한 청춘의 날들을 살고 있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상처받길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세상과 맞선 이시대의 젊은이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이들이 있어 내일은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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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집쟁이들 - 고집스런 사람들의 멋진 인생 이야기
박종인 글.사진 / 나무생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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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마음 먹기에 따라 그 크기와 가치가 드러난다.
연일 신문의 사회면에는 어두운 소식들만이 전부인양 간밤에 일어반 사건과 사고가 깨알 같은 활자로 촘촘하게 박혀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삭막하고 범죄가 끊이질 않는지 긴 한 숨만 내쉴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땅에도 분명 선한 사람들이 살고 있고 묵묵히 자신의 일에 충실한 하루 하루를 사는 사람들이 분명 있다. 그들과 같은 하늘에서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되는 그런 사람들이 분명 있다. 그 행복한 고집쟁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나고 위로를 얻고 진정한 행복을 배운다.

 
무엇도 꿈을 꺽을 수는 없다
“한 개를 나누면 두 개가, 두 개를 나누면 그게 네 개가 되어 나눠진다. 연결에 연결, 그게 사는 원리다.”라 말하며  15년째 독거노인과 복지단체에 자신이 손수 만든 땀의 결정체인 소금 포대를 기부하고 있는 강경환. 그는 정작 도움을 받아야할 장애인이다. 어릴적 지뢰로 두 팔은 잃고 뭉둥이같은 팔만 남앗다. 소금보다 더 짠 눈물을 쏟고 나서야 비로소 그의 손몽둥이로 소금밭을 일궈 땀방울의 결정채인 소금을 얻은 그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가도록하기위해 기초생활수급자 신분, 장애인 수당 마저도 포기한 사람이다. 일반인도 고되기에 사향길에 접어든 염전 일을 성치 않은 몸으로 해나가며 소득의 10퍼센트를 기부하고 나눔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한복 곱게 입은 자그마한 체구의 박공숙. 그녀는 여섯 살 때 척추가 부러지는 대형 사고를 당해 몸이 부자유 스럽지만 중요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전수자가 되었다. "꿈을 꾸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안 이루어지면 그건 노력을 하지 않은 거고. 비록 가난했지만 언제나 꿈꾼 만큼 노력했다.”는 그녀는 멀쩡한 신체에도 온갖 핑계를 대며 꿈조차 포기한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다.

어릴적 즐겨 먹던 자장면 그래서 서민들의 대표 외식 메뉴인 자장면을 30년 넘게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지닌 자장면의 장인. “지구촌에 살고 있는 어떤 사람이라도, 단 한 그릇 먹어보고 눈물을 흘려줄 음식을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손님을 위해 술은 팔지 않고 맛을 위해 배달은 반경 50미터 만 한다는 철저한 원칙을 고수하며 그는 오늘도 고집스럽게 자장면을 만들고 있다.

신체 장애가 결코 꿈을 포기 할 이유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며 팔 없이 온몸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 석창우, 손은 수많은 도구 중 하나일 뿐이라며 입술도 무릎도 발가락도 훌륭한 도구라며 왼팔 하나로 누구나 입어 보길 원하는 아름다운 한복을 만드는 이나경, 조선의 옻칠을 일본에 널리 알린 옻칠의 장인 전용복, 그는 가난하고 불우 했던 시절 하늘을 탓하는 대신 억울해서라도 비뚤어지게 살지 말자고 다짐하며  그 혹독한 시절을 견디었기에 지금의 그가 있었다며 담담히 말한다. 

 
삼 대를 이어 정성으로 양복을 만드는 종로 양복장이 이경주, 신발이건 인생이건 세상이건 중심을 꽉 안 잡으면 불량품 되는 거라며 좁은 점포안에서 묵묵히 47년 째 축구화 수선을 하시는 김철 그리고 근이영양증으로 14년 동안 집안이 세상의 전부 였던 시인 고 김민식까지. 이 시대의 행복한 고집장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이들 앞에 감히 꿈을 이루기 힘든 현실을 탓하고 학벌이 걸림돌이 된다거니 가진게 없어서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한다는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냥 자기가 좋아서 자기 일 하고 산다며 그래서 재산은 많지 않아도 행복하다는 이들에게 삶이란 열정과 도전임을 배운다. 이들로 인해 세상은 아름답다. 그리고 살 만하다고, 그들도 꿈을 이루었는데 우린들 그 무엇을 못하겠냐고 다짐해보며 그렇게 희망과 용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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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씨 마을의 꿈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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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씨 마을의 꿈'은 현실과 꿈을 오가며 한 마을을 중심으로 비 위생적인 헌혈 바늘 사용으로 에이즈에 집단 감염된 사실을 소재로 하고있다.

상부의 주도하에 정책적으로 인민들에게 매혈을 적극 권장하고 매혈이 곧 애국이자 잘 사는 지름길임을 널리 홍보하는 한편 실적이 좋은 마을을 모범마을로 지정하고 이를 사람들에게 홍보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예전에 새마을 운동 시범마을로 지정하여 초가집들은 모두 헐어 버리고 번듯한 기와집을 짖고 마을 길도 넓혀 잘 사는 마을임을 대대적으로 광고하듯 그곳의 생활상은 우리네 60년대 모습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듯 하다. 잘 살기위한 방법이 우리의 새마을운동이 아닌 매형이라는 것이 서로 다를뿐. 매혈로 인해 부를 얻을 수 있고 피는 마르지 않는 샘과도 같다고 언제든 몸안에서 다시 생성되기에 피를 팔면 팔수록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로 인민들을 현혹하며 관에서 발벗고 매혈을 장려하였다.

 

딩씨 마을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신의 피와 양식을 바꾸기도하고 피를 팔아 번듯한 집 한칸을 마련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타인의 피를 팔아 부를 축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결가가 발생하였으니 열병, 즉 에이즈란 불치병이 온 마을을 순식간에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엇다.이미 열병임이판명된사람들은 마을의 유일한 학교에 모여 집단 생활을 하며 가족으로부 격리되어 하루하루 목숨을 이어가고, 피를 판 사람들은 언제 자신이 열병에 걸리게 될지 모를 상황에 전전긍긍 애태우고, 어떤 이는 피를 팔지 않았는데도 피를 판 이들과 같은 병에 걸려 사망하기도 한다. 멀쩡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아내가 남편이 아들, 딸이 부모가 열병에 걸렸기에 마을에서 열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이는 단 한사람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이야기의 배경인 딩씨마을은 같은 성의 사람들이 한 마을을 이루며 사는 집성촌의 성격을 띄고 있기에 더욱 심각할 수 밖에 없다.

 

매혈 운동을 적극 장려하던 상부는 그로 인해 병을 얻은 인민들을 돌보기는 커녕 외면하고 더 이상 사용가치가 없어진 물건처럼 폐기되듯 사람들도 한 명씩 죽어간다. 그 와중에도 타인의 피를 팔아 부를 축적한 매혈 우두머리는 더이상 꿈도 희망도 없이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그들을 철저히 이용한다. 이제 딩씨 마을에서 죽음이란 흔한 일상이 되었고 한 사람의 죽음이 아무런 충격도 주지 못하는 일이 되었다. 사람의 목숨 값이 과연 얼마나 할까, 한 사람의 일생을 천길 나락으로 끌어내린 댓가는 과연 무엇일까.

 

“왜 피를 팔았어요?”
“샴푸를 한 병 사고 싶었어요.” -본문중에서

아무 생각없이 삼푸로 감은 이웃 여인의 고운 머릿결이 탐나서 그저 삼푸 한 병 사고 싶었을 뿐이라던 에이즈에 걸린 평범한 여인의 말이다. 그녀는 삼푸 한 병에 인생을 저당 잡히고 다른이들은 한 끼 밥에, 몇푼 돈에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불치 병자가 되었다.  

 

피를 팔아 돈을 버는 현실과 꿈 사이를 판타지란 형식을 빌어 이야기한다. 이야기의 화자도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매혈 우두머리인 아버지로 인해 죽임을 당한 소년이 마을에 일어난 사건들을 그의 시선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준다. 섬뜩하리만치 상세하고 날카롭게 펼쳐지는 그의 이야기는 흥미로우면서도 한편의 전설을 듣는 것과도 같다.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사회에서 인간성이 말살되어가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너무도 사실적이기에 가슴이 먹먹해 져 온다. 돈을 받고 피를 판 결과 에이즈에 한 마을 전체가 서서히 무너져가는 끔찍하고 처참한 이야기.

 

가늘고 긴 섬세한 명주 실 가닥처럼 섬세하고 위대한 
생명과 연약함, 끝없은 인간의 탐욕과 그에 반한 양심의 목소리, 오늘이 있을뿐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인간들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과 그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한줄기 빛과도 같은 사랑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무엇을 들려주고자 했을까. 중국 작가가 쓴 글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날카롭고 강한 사회비판이 담겨있고 사회 하층민에 대한 동정과 연민이 애잔하다. 에이즈에 대한 공포와 추악한 인간성에 직면하게 된 한 마을. 어리석고 우매하여 속고만 사는 불쌍한 농민들, 하지만 그들도 인간이기에 마지막 순간까지도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아름답길 원하고 행복하길 바랐으며 죽어서도 한조각 명애를 갈구한다. 그것이 이상하리만치 처절한 핏빛 이야기를 끝까지 손에서 놓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며 편치 않은 이야기를 마지막까지 단숨에 읽게한 이유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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