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9단의 만물상 2 - ‘만’ 가지 알찬 정보와 ‘물’ 만난 살림꾼들의 ‘상’상초월 비법! 살림 9단의 만물상 시리즈 2
TV조선 <살림9단의 만물상> 제작팀 엮음 / 비타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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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은 2013년에 첫 방송을 시작하여 현재까지 꾸준히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TV 프로그램으로 MC 김원희씨와 패널 김한석, 안문숙, 이광기, 김민희와 한의사, 요리사 등 전문가들이 함께하고 있다. 자주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데 타 프로그램과 다른점은 매주 수 년간의 살림 경험으로 내공을 쌓은 주부들이 그 주인공들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고 재품이나 사업을 목적으로 홍보를 하기 위한것이 아닌 정말 좋은 노하우들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한다는데 있다. 또한 타 프로그램 대부분은 일반인들이나 연예인 패널보다 의사들이 더 많이 나와 여러 가지 약효에 대한 효능에만 설명을 늘어놓는데 불과하거나 자신의 이름값을 올리는데 급급하지만 만물상은 직접 살림을 해 본 사람들 위주로 연예인이지만 정말 집에서 살림을 하고 있고 또한 과장된 리액션이 아니라 자신이 마치 시청자나 방청객인 것처럼 살림꾼들의 노하우들을 체험해 보고 장단점들을 파악해보는데 시청자로서도 그들의 싫고 좋음의 반응이 확실하고 절대 과장되지 않음을 알기에 더 큰 매력을 느끼고 신뢰성을 느끼는지 모른다. 또한 살림꾼들의 노하우 주 재료가 보통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물건이나 값이 저렴한 재료들을 이용해서 손쉽게 만들고, 이용하여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음식을 하더라도 우리가 늘 가게에 가면 살 수 있는 것들을 이용하여 다양하고 폭 넓게 이용하는 방법들을 알려주고 전혀 새로운 방식의 용도를 알려주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값비싸고 쉽게 구할 수 없는 재료들이나 비법들이 주는 외경감보다 정말 살림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알차고 특별한 좋은 정보들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정규방송이 아닌 유료방송 채널 동시간대 시청률 1위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패널 연예인 안문숙씨는 솔직하기로 유명해서 정말로 맛을 보고 맛이 없으면 맛없다고 확실히 말을 해주기 때문에 믿음이 더 간다. 또한 김한석씨는 집에서 살림을 직접 하여 살림 고수들 못지 않게 많은 정보들을 알고 있으며 20년 경력의 주부같은 면모를 보여주고 자신의 탈모, 병력등을 내세워 확실한 약의 처방, 효과, 부작용등을 경험자의 입장에서 잘 알려주기도 하여 더욱 정보가 쏙쏙 귀에 들어온다. TV 프로그램이 워낙 재미있어서 가족들과도 함께 자주 시청하는데 전국 방방곡곡에 숨어 있는 살림9단들이 알려주는 알짜배기 정보들을 다 외우기는 힘들어 엄마는 늘 펜과 종이를 준비해 놓고 보시는 편이고 그 외에는 고개 한 번씩 끄덕이고 지나가 버리는 경우가 많다. 나이 드신 엄마가 그 내용을 종이에 받아 적기에는 무리가 있고, 보면서도 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것이 어찌 엄마만의 일이겠는가? 보통 출산을 해본 경험이 있는 여자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깜박깜박하고 기억력이 안 좋아졌다고 말하는 사람이 태반일 것이다. 그렇기에 TV에 나왔던 좋은 정보들을 책으로 만나보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인지 모른다. 사실 방송으로 보면 더 재미있게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지만 책으로는 패널들의 코믹한 입담과 더불어 유쾌함까지 느끼지는 못하는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좋은 정보를 잊어먹지 않고 언제든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에 이 책은 주부들의 필수 아이템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책의 구성은 4부분으로 나뉘는데 파트 1에는 건강 키워드, 유산균과 장 건강에 대한 정보를 실었다. 파트 2에는 ‘약이 되는 음식’을 주제로 다양한 식재료와 활용법을 담았다. 파트 3에는 살림 고수들의 요리 레시피와 완벽한 청소의 비법 등 쾌적 살림법을 소개한다. 파트 4에는 100시대 건강 특강으로 신체의 다양한 부위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들을 담았다.

 

특급 살림 비법들로만 이루어져 있어 유익하지 않는 것이 없다.

초보 살림꾼이여도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베테랑 주부더라도 유익한 정보들이 많아 살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 알고 있던 방법들보다 새로운것들이 더 많기 때문에 책을 통해서 천천히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 또한 있으며 두고두고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다. 또한 내가 잘못알고 있었던 생활 정보들이 있어서 바로잡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채소가 몸에 좋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그것도 먹는 양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해가 된다. 그 예로 위에 좋다고 해서 양배추를 매일 챙겨먹었다가 심한 복부팽만감으로 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어서 컬러푸드가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떠한 부분에서는 이해를 할 수 없기도 하였는데 60kg의 성인이 하루에 달걀 1개로 일일 권장 단백질량을 모두 만족시킨다는 것이다. 하루에 꼭 달걀 두 개씩 먹고 있고 고기를 워낙 좋아해서 자주 먹는데 단백질 섭취량이 많아지면 그것이 다 몸에 무리가 가게 한다는 것이다. 꼭 이게 맞다고 인정할 수 없고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섭취하는것이 가장 잘 맞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고기를 구워 먹을때 후추를 뿌려서 굽지 말고 다 구운상태에서 후추를 뿌려 먹는것이 암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속근육을 단련 시키는 방법으로 한발로 중심잡기를 30초씩 4세트 하루에 하면 전체적인 몸의 발란스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앞으로 실천해 볼 생각이다. 몸에 무리가 가는 운동이나 시간이 많이 드는 운동은 나로서는 불가능하기에 이렇게 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들이 더 유용하다. 예전에 요가학원을 다닌적이 있는데 그때 요가 원장님께서 발로 등을 밟아주신적이 있는데 그때를 지금도 잊을수가 없다. 늘 쳇기가 있고 오래 앉아서 일을 하여 허리 통증이 있던 날 많이 힘들어하고 있을때 원장님께서 아무나 해주는거 아니라면서 발로 한번 쓱쓱 밀어서 눌러주시고 몇 번 하더니 거짓말처럼 속이 뻥 뚤리는것 같고 몸이 날아갈듯 가벼워졌던 경험이 있다. 알고봤더니 이것이 약발 요법이라는 것이였다. 이 책에서도 설명해주고 있는데 혼자서는 하기 어려우니 꼭 동반자와 함께 해보는것이 좋을 것이다.

매일 아침 챙겨먹고 있는것이 있다. 바로 나의 장 건강을 위해 시중에 파는 요거트를 챙겨 먹고 있다. 공복에 먹어야 좋다라는 말을 듣고 그뒤로 꾸준히 먹고 있는데 만물상에서는 식후 30분에 먹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한다. 지금까지 유산균을 제대로 장까지 살려 보낸것이 아니였던 것이다. 만물상을 보지 않았더라면 언제까지고 엉뚱한 정보만 믿고 당분만 섭취할 뻔 했다. 시래기에 대한 정보가 나와 그 다음날 엄마가 래시피를 보시고 시래기 된장국을 만들어 주셨고 건강을 생각하며 열심히 먹었다. 일반 된장국만 생각했는데 청국장과도 잘 어울린다고 하니 새로웠다. 들깨가 좋다고 TV에 많이 나와서 익히 알고 있었는데 시래기 된장국에도 넣어 먹는 경우도 있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양파를 워낙 좋아해서 평소에도 양파를 많이 먹는 편인데 양파를 이용한 요리가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었다. 양파 말랭이, 양파감기약 등이 그것이다. 맛도 좋고 집에 늘 있는 양파가 몸에도 좋고 이렇게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니 앞으로 더욱 맛있게 많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설탕을 이용한 김치 담근 용기의 김치 냄새를 빼는데 효과적이란 정보는 너무도 유용했다.도시락으로 저녁을 싸가서 먹는데 주방용 세제로 거품가득 씻어내도 김치를 담았던 도시락의 냄새는 쉽게 빠지지 않았다. 그런데 김치 냉장고의 큰 통은 오죽하겠는가. 설탕만 있으면 김치의 눅눅한 냄새를 없애고 산뜻한 용기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을 자주 챙겨보는게 거기에서 요리사들이 자주 쓰는 방법 중에 하나가 과일즙과 와인을 졸여서 만든 소스이다. 그것이 설탕을 대신해서 단맛을 내는 천연 설탕의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배를 갈아서 넣은것과 즙을 졸여서 맛을 내는 것은 확연한 맛의 차이가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요리 레시피 중에서 가장 해먹어 보고 싶은게 있는데 그것이 바로 ‘표고묵’이다.

표고버섯을 직접 재배해서 1년 365일 먹을 수 있는데 제철에 따 놓은 표고버섯은 생으로 먹기도 하고 말려서 저장하거나 삶아서 냉장고에 저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말린 표고버섯의 향이 워낙 강해서 요리를 할때 함께 넣어 먹으면 다른 재료의 풍미를 전혀 느낄 수 없기 때문에 버섯의 진한 향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있다. 보관하기에 말린 버섯이 좋긴 하지만 요리를 하는데 많이 사용하지는 못했었는데 이 표고묵을 하면 식감도 좋고 많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표고버섯은 식감이 고기와 비슷하다는 것으로 유명하고 육식을 즐기는 나는 제일 많이 먹는 버섯중에 하나이다.

다양한 기름에 대해 소개해주기도 한다. 오일 풀링이 유행이였던 때 직접 약 한 달 가량 아침마다 체험해 봤었는데 좋은것이더라도 지속적으로 꾸준히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좋아도 부지런하지 못하면 내것이 될 수 없고 제대로 즐길 수 없는 법이니 더욱 부지런해져야겠다. 집에서 먹는 가장 흔하면서 맛있는 반찬으로 달걀말이를 들 수 있는데 마늘을 넣으면 그 향이 너무 강해서 맛을 떨어뜨리게 하는 경우가 있으나 달걀의 비릿함을 없내는데 후추와 마늘을 항상 넣는것은 보통이다. 그러나 간장을 조금 넣으면 이러한 잡내 제거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정말 유용한 정보가 아닐수 없다.

그리고 다양한 청소 비법들 중에서 베이킹소다, 설탕, 소금을 재료로 한 것들은 집에서 종종 실행해 보았지만 특별히 눈에 띄게 효과적이라고 하지는 못하겠다. 제대로된 방법이 아니여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더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좋다고 무턱대고 따라했다가 옷감이나 물건들을 상하게 할 수 있으니 꼭 직접 해보고나서 판단해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그예로 베이킹소다를 이용한 신발 세척을 해봤었는데 신발에 대한 애착이 강하신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신속하게 씻어내는것은 괜찮지만 담가두거나 너무 강하게 새척하면 신발이 상하므로 천연 세제라고 해도 너무 맹신하면 안된다고 한다.

 

20대와는 다르게 나날이 달라지는 몸의 상태가 나이가 들어가는것을 반영해 주는 듯 하다.

특히 눈 건강 하나는 자신하고 있었는데 요즘들이 피로가 쌓이면 눈으로 그 영향이 가서 일하는데 많은 지장을 주기도 한다. 이럴때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눈 지압법인데 간단하게 따라할 수 있어 좋다. 그리고 무릎 건강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있던터라 무릎 운동에 대한 부분도 아주 유용한 정보가 되었다. 쉽고 빠르게 따라 할 수 있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인것 같다. 모든 정보가 다 옳다고 주장하지 않고 주의해야 할 팁들을 자세히 제시해 주고 있으며 간단한 설명과 함께 사진들이 많이 첨부되어 있어 이해가 쉽다. 무엇보다 돈주고도 못 살 그러한 알짜 정보들만 모아두었기 때문에 앞으로 살림에 자신없던 사람도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것처럼 이 책 한 권으로 자신감을 갖을 수 있을 것 같다.

수 십년 직접 시행착오를 겪으며 알게 될 것들을 책 한권으로 대신할 수 있다니 이보다 더 값지고 좋은것이 있을까. 우리의 생활이 더욱 질이 높아지고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기위해서는 매일 매일의 시간들이 중요하다. 내가 사소하게 여겼던 작은 일에서부터 큰 변화를 이룬다면 지금보다 더 기분좋고 멋진 삶이 펼쳐질 것이다. 가정에서 살림의 재미를 더하고 삶에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살림꾼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 간단한 청소를 하더라도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듯 결과물이 좋다면 성취감과 만족감이 한껏 올라갈 것이고 힘들기만 했던 살림 따위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취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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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부 선생님, 안녕 오사카 소년 탐정단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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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이 또 나왔어?”

1년에도 몇 권씩 책을 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이 나올때 면 늘상 들던 생각이다.

『오사카 소년 탐정단』이 뜻밖에 많은 사랑을 받아 시리즈를 이어가게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시노부 선생님, 안녕!』이다. 집필 기간만 7년이라는데 그동안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활발하게 해 온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로서의 열정이 느껴진다. 200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일본 TV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하였다고 하니 글뿐만 아니라 드라마로도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우선 이 책을 읽기 전에 많은 의심들이 있었는데 첫 번째는 전작이였던『오사카 소년 탐정단』을 먼저 읽지 않아도 이야기의 흐름이 깨지지 않고 매끄럽게 이어질 것인지가 가장 큰 궁금증 중에 하나였다. 그리고 많은 국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가 생소한 사람들에게 과연 그의 글은 여느 팬들과 마찬가지로 호평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그의 책들에 대한 호평이 자자하고 입소문이 좋아 믿고 보는 작가라는 말이 떠돌 정도로 여느 카페에서나 독자들에게는 유명인이다. 하지만 인기 있는 작품들, 소위 베스트셀러에 이름이 오른 책들에겐 큰 관심이 없었서 나에게는 더욱 생소하였고 그의 작품이라고는 『방황하는 칼날』 하나 뿐이였기에 그의 대한 내 느낌을 평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을 계기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를 확실히 알아보고자 하는 마음과 함께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처음 그의 글을 접하면서 느꼈던 감정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가벼우면서도 긴장감과 현실감이 느껴지는 글의 구성과 짜임이 읽으면 읽을수록 몰입하게 만들고 가독성이 좋아 한번 손에 잡으면 책을 다 읽어버리게 만드는 매력이 작가에 대한 애정으로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올만큼 글을 정말 잘 쓰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기 전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은 한마디로 쓸데없는 걱정들이 였다. 전작이였던 책내용을 모르고 있더라도 전혀 상관이 없었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입소문의 진상은 확실히 입증된 것임을 몸소 알게 되었다. 시노부 선생님이 처음에는 당연히 남자라고 생각했었는데 내 예상과는 다르게 여교사였고 그것도 아주 미인에 남자들에게 엄청난 대시를 받고 있는 인물이였고 다소 교사라는 본분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게 와이들하고 남성적인 이미지의 다케우치 시노부라는 주인공은 범상치 않은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는 인물이다. 지금은 중학생인 덧페이와 이쿠오라는 학생은 시노부가 초등학교에서 근무할 때 제자들이라는 것을 거의 매 챕터마다 알려주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그들의 관계를 알 수 있었고 능청스럽고 장난기 가득하지만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역할은 이야기를 너무 진지하게 만들지 않으면서도 발랄하고 깨알같은 재미를 느낄수 있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책의 구성은 총 6가지의 에피소드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각각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라 색다르고 새로운 사건들을 접할 때 마다 흥미로움이 더해가는 듯하다. 또한 이야기가 길지 않아 지루하지 않다라는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미스테리한 사건들을 풀어나가는 탐정, 시노부!

전문적인 탐정은 아니지만 사설 탐정가보다 더 날카로운 관찰력과 사건의 정황을 잘 이해하고 명백히 주어진 단서들로 하여금 독자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하게 만들고 언제나 사건의 결말을 명확하게 집어내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낸다는 법칙이 성립이 되어 그 어떠한 의구심이나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고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진행 상황이 가독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너무도 현실감이 느껴지는 사건에 관해 비현실적으로 잘 풀어버려서 통쾌함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쉽게 끝나버린것도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추리소설을 많이 읽는 독자라면 너무 싱겁게 끝나버린거 아냐?라는 말이 나올법도 하다. 하지만 추리와 전혀 상관없이 그냥 즐기기만으로도 충분하다.

시노부 선생님은 공부 중

이야기의 시작은 야구시합 장면으로부터 시작 된다. 인물들과의 연계성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 뒤에 이어질 이야기들의 바탕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니시마루 할아버지 회사에서 ‘요네오카’라는 사람의 의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시노부 선생님은 폭주족

시노부가 운전면허 연습을 하면서 이쿠오의 엄마인 ‘하라다’씨의 교통사고와 관련된 이야기로 와카모토와 고바야시의 비밀이 들어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특히 개똥이라는 매개체가 큰 역할을 했던 장면에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덧페이와 이쿠오의 등장을 위해 심히 배려해준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똥이란 단어만 말해도 좋아하니 말이다.

 

시노부 선생님의 상경

시노부의 제자였던 유타가 도쿄로 이사가서 힘들어 하는 메시지를 보내왔길래 시노부는 이를 알아체고 친구의 결혼식을 빌미로 겸사겸사 유타에게 들리게 된다. 이때 유타의 동생의 유괴 사실을 알아첸 시노부는 어떻게든 그 사건을 알아보려 애쓰는데 결말은 훈훈하게 끝이 났지만 현대사회에 살아가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느낄법한 감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소외되는 가족 구성원들의 소리없는 외침이라고나 할까. 어디 아이들 뿐이겠는가. 어른들 또한 부모라는 막중한 책임감에 짖눌려 자신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행복하자고 일하는 것인데 일하자고 행복을 버리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시노부 선생님은 입원중

가장 코믹하고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이다.

시노부를 사이에 두고 혼마와 신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너무 재미있었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글로나마 잠시 행복함을 느낄 수 있기도 했다. 두 남자에게 사랑받는 복받은 여자 시노부!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같은 병실의 할머니인 후지노의 이야기는 위조지폐와 관련된 하나의 사건이였지만 혼마와 신도의 사랑 쟁탈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듯 하다. 역시 현실성이 떨어지는 (남자들이 죽자살자 한 여자만 좋다 매달리는 이야기) 내가 현실로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더 재미있으면서도 부러워서 배가 아프기도 했다.

 

시노부 선생님의 이사

6가지 이야기 중에서 가장 잔잔한 이야기였다.

 

시노부 선생님의 부활

시노부가 다시 선생님이라는 직책을 맡으면서 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야마시타 선생님의 갑작스러운 전근의 이유를 알아가면서 준이치가 왜 뜀틀을 하다 다쳤고 쓰토무는 왜 준이치를 그토록 싫어하는지 서로 얽키고 설킨 이야기들이 마지막에는 하나로 연결되어 간다.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준이치를 도와 반 아이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들어 뜀틀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학교에서 일어났던 이 이야기도 물론 재미있었지만 신도의 프로포즈에 대한 시노부의 대답이 하이라이트다.

신도라는 단순한 남자의 프로포즈를 과연 1년 후에 자기 욕심이 아주 강한 시노부는 받아들여 줄 것인가 궁금해진다. 언뜻보면 삼각관계에서 흔들리다 마음 굳힌 시노부의 이야기인가 싶기도 하고 온통 연애에 대한 관심사가 눈에 띄는 나의 감정에 크게 작용한 탓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마지막으로 시노부 선생님의 시리즈는 끝이 났다.

작가의 여러 가지 사정상 글을 더 이어가지 않을 거라는 말과 함께 이 작품을 쓰면서 참 행복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나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버린 이야기지만 『오사카 소년 탐정단』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데 충분했고 게이고님의 팬이 한명 더 늘어나겠군! 이라며 속으로 옅은 웃음을 띄어본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강렬함이 너무도 강해 엄청난 이야기들이 스팩타클하게 이어질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데 막상 본문은 그렇게 큰 사건들이 아닌 약간의 헤프닝과 사건, 사고의 사이라고 할까. 책을 덮으며 마음 한 켠으로는 현실의 모든 사건과 사고들이 원인 조사가 철저히 이루어져 어떠한 고통과 의문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남았다. 소설에서처럼 명백한 단서와 증거들, 그리고 범인을 잡아가는 과정에서의 주변 인물들의 협조적인 상황, 모든 사건은 因果應報와 事必歸正의 법칙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현대사회에 접어들수록 더욱 사랑을 받을 수 없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과 이를 잘 헤아린 작가의 마음이 시기적절하게 잘 맞아 떨어져 앞으로도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것 같다.

아직 게이고님의 책을 읽어보지 않은 독자들에게 가볍게 읽기 쉽고 글의 호흡이 짧지만 다양한 사건들이 주는 재미가 있는 『시노부 선생님, 안녕!』을 적극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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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경주 오늘은 시리즈
이종숙.박성호 지음 / 얘기꾼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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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내 뜨거웠던 태양의 열기가 점차 가시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 제법 쌀쌀해 지는 가을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 바로 가을이기도 하다. 하늘은 높고 푸르며 따사로운 햇살과 옷깃을 붙잡는 바람과 대지의 풍요로움이 사람 또한 살찌게 만든다. 수학여행지로 가장 많이 가는 곳이 바로 경주인데 그 이유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할 정도로 문화재와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보물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수학 여행길에 오른 학생의 입장에서는 멀고 긴 도보의 시간들이 힘겹게만 느껴질 것이고 역사적 이해가 밑바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고 듣는 이야기들은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작가 또한 이런 비슷한 경험을 통해 어른이 된 지금에 와서야 의욕적으로 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 여행을 했을 것이라 생각 된다. 나 또한 몇 년 전에만 해도 관심이 없었는데 역사에 대해 알아야겠다는 마음이 새롭게 생기면서 자발적으로 책과 미디어를 통해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나 경주 여행에 대한 관심은 역사에 흥미를 느끼게 되면서 더욱 커져갔고 경주 관광청에 문의하여 무료 안내 책자도 몇 년 전에 받아놓고 여행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여행 책자만으론 성에 차지 않아 더 많은 역사적 지식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은 경주≫란 책을 읽어 보게 되었다.

 

 

 

이 책은 흔한 여행안내서가 아닌 작가가 직접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경주에 관한 아주 사소한 보고서이다.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닌 작가 스스로 알고 싶어 공부하고 하나씩 알아가며 여행길에 오른 것이다. 여행이건 공부건 시켜서 마지못해 하는 일에서는 재미를 느낄 수 없는 것처럼 자발적인 의지에 의한 열정은 그 어떤 것 보다 강하고 멋진 것이다.

경주를 여러 번 다녀왔지만 올 때마다 더 공부를 하고 왔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많은 지식들을 습득한 후 경주를 다시 찾은 작가는 물론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많아졌겠지만 본존불 앞에 서서는 온갖 자료들의 힘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그저 그 아름다움에 사로잡혀 버리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여기서 여행의 중요한 목적이 꼭 식견을 넓히는 데에만 치중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걸 새삼 느낀다.


정성이란 온갖 힘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이다. 그 마음을 불가에서는 공양이라 한다. 공양이란 그것을 받는 사람의 마음보다는 그것을 올리는 사람의 마음이 드러나는 말이다. 자신의 신념과 행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가 공양이다. 공양 뿐 아니라 누군가의 강요나 권유가 아닌 자발적 행동은 언제 어디서든 사람을 당당하고 행복하게 한다.(p.176)

자발적 학습 여행자인 작가는 분명 행복할 것이라 짐작되어 진다.

스스로의 삶을 당당하게 개척해 나가고 확고한 신념과 더불어 따뜻한 마음을 가졌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언젠가 경주를 꼭 한번 여행을 갈 것이고 그 전에 경주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지식들을 공부해 놓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필수적인 것이고 그 정도는 준비를 해야 여행을 가서도 많은 것들을 공감하고 느끼고 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많은 자료들의 정보보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여유와 과거와 현재를 잇는 풍부한 상상력, 보이는 것에만 치중하지 않고 세상의 일에 귀 기울여 들을 수 있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름다움에 내 영혼을 뺏겨버릴 수 있는 순수한 마음이 내게 있을까?


글의 구성은 크게 10구간으로 나뉘고 각 챕터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짧고 간결하게 모아두었다. 사진과 글의 구성이 지겹지 않고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극락전 현판 뒤에서 발견된 “황금돼지상”처럼 화려한 건물의 웅장함에 현혹되어 작은 부분에 신경 쓰지 못하고 미쳐 발견하지 못할법한 부분을 소개해 주고 있어 여행자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정보가 될 것 같다. 누가 생각이나 했겠나. 대부분 전각이나 한옥 사진을 찍을 때도 겹겹이 보이는 기와지붕을 하늘을 배경으로 잡고 셔터를 누르지만 현판 뒤 같은 곳은 잘 보지 않고 넘어가기 마련이다.


오래된 것에 애정이 가는 때가 있다. 누군가 골목에 버린 줄 끊어진 기타나 나무로 된 앉은뱅이책상은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한 번 보게 된다. 사용 할 수 없어 버린 것임을 알면 다소 한 번만 다시 한 번만 생각하지 저것을 왜 버렸을까 하는 안타까움에 내 집에 들여놓고 싶은 적이 여러 번 있었다.(p.102)


오래된 것들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사람이기에 폐사지와 탑을 찾아다니며 힘든 여행을 하게 된 것이라 생각이 든다. 국내여행보다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요즘 사람들의 의식과는 다르게 우리의 것을 바로 알고 또 사람들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깨끗한 마음이 있었기에 글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더 없이 순수하고 억지로 수식하지 않아 편안함이 느껴진다.

 

여행이란 것이 단순히 쾌락만을 느끼고 여흥을 즐기는 문화가 아니라 딱 잘라 말하고 진정한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계획적으로 일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계획된 여행은 시간이나 돈을 쓰는데 절제가 가능하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을 때도 어렵지 않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계획에는 항상 차선책이 있으므로 문제에 알맞은 해법도 찾을 수 있다. 삶을 성숙하게 하고 성찰할 수 있는 것으로 여행만한 것이 있을까.”(p.110)

 

자전거를 타고 탱자나무 울타리 따라를 지날때 작가가 들려줬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여성감독이 만든 영화 ‘와즈다’의 이야기가 인상에 남는다.

여성에게는 금지된 자전거를 탈 수 있기까지 10살 소녀가 겪는 이야기인데 나중에 영화도 꼭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출지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신라 전통의 민간신앙과 새로운 종교인 불교 간의 갈등이 있었고, 보름이면 찹쌀에 온갖 견과류를 넣어 만든 ‘약밥’이 까마귀 덕분에 화를 면한 소지왕이 보름날을 까마귀 제삿날로 삼아 찰밥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 은혜에 보답했던 음식 이였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안압지의 화려한 야경과 포석정, 첨성대와 왕릉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곳까지 여행지로 소개해 주고 있어서 좋다. 특히 탑과 불상이 주를 이루는데 이와 더불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면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신 옛날 옛적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소나무들이 충성스러운 호위병처럼 둘러싸고 있던 선덕여왕릉, 다양한 디자인과 정교하고 세밀하게 조각된 문양들이 아름다운 다보탑, 신령스러운 기운이 가득한 아름다운 삼릉 소나무 숲, 박목월 시인도 사랑했던 계림, 사람의 정이 느껴지는 정구지전 할머니가 가장 인상 깊어 경주를 여행한다면 꼭 들르고 싶고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다.

 

 

문화재와 역사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진 않지만 알아가려는 의지는 누구보다 남다름이 느껴진다. 그렇기에 경주에 대해 생소하게 느끼고 있는 사람에게는 거부감 없이 읽힐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하지만 어느 정도 기본 지식 소양이 있는 사람에게는 너무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역사적 부연 설명이 많지 않고 그림과 글의 구성이 읽기 편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행하면서 참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여행을 가고 싶지만 여건상 가지 못하고 글로나마 대리만족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충분히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글을 마치며 작가는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유산과 보물들을 관리해주시는 분들의 노고에 감사함을 잊지 않고 오래된 것들에 대한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바라며 벚꽃이 만개한 봄에 꼭 한 번 경주를 가보길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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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 인 파리
조조 모예스 지음, 이정임 옮김 / 살림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결혼하면 사랑은 끝나는 걸까요?"


《미 비포 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랐고《원 플러스 원 》으로 한층 더 성숙해지고 깊이 있는 글로 많은 감동을 선사해 줬던 작가 조조 모예스가 이번엔  《Honey moon in Paris》로 다시 찾아왔다.

전작에서 받았던 재미와 감동이 너무나 컸기때문에 신작에 대한 기대감도 그 어느때보다 컸다.

표지 디자인이 굉장히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우면서 제목에서 느껴지는 신혼의 달달함과 로맨틱한 파리의 풍경이 그려지는듯 하다. 작은 부분에서부터 여성 작가의 세심함이 여성 독자계층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전작과 비교해서 보자면 크게 달라진 점이 책의 두께가 가장 큰 차이점이다. 두툼했던 소설책의 느낌이 아닌 가벼운 에세이 책같은 느낌으로 책의 구성에서도 100여장의 실제 파리 사진과 글이 어우러져 여유롭고 글을 통한 재미와 함께 눈으로 보고 즐기는 여유까지 만끽할 수 있다. 어찌보면 사랑이라는 진부하고 흔해빠진 연애소설을 다룬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닐텐데 늘 친근하면서 낯설지 않게 다가와 주는 조조 모예스 글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사람과 사랑이 중심이 되는 따뜻한 이야기이다.

 

가벼운듯 하지만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고 그 적정 수준을 잘 맞추어 결혼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두 부부를 통해 들려주고 있다.

파리를 배경으로 한 두 부부 이야기는 서로 시대는 다르지만 같은 곳에서 사랑을 하고 서로 고민하고 삶을 살아간다는 점에서는 같다. 이 소설의 중심은 막 결혼을 해서 신혼여행을 온 부부사이에 일어난 갈등으로 인한 결혼과 사랑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고 진정한 사랑의 본질을 되 찾아가는 과정이 서로 다른듯 이어져 있는 복선의 구조로 이루어져있다.

신혼여행 중에도 일에 바빠서 아내는 뒷전인 남편 데이비드와 그런 모습에 자신이 꿈꿨던 로맨틱한 신혼의 단꿈이 깨질것 같아 불안한 리브, 그림도 꾀 잘 팔리는 화가지만 돈은 못받고 친구들에게 이용만 당하는 남편  에두아르와 나름 산전수전 다 겪어보고 남편 내조에 힘쓰는 소피.


막 결혼해서 신혼여행 왔는데 그것도 일주일도 아닌 5일!

남편은 일만하고 있고 자신은 소외된체 혼자 배낭여행 온듯이 외롭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 리브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어느 영화에서 보았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부부는 정말 그리던 여행지로 신혼 여행을 왔지만 여자는 미술관 구경하기, 남자는 야구 관람하기등 서로 다른것을 하고 싶어하고 결국 서로 몰랐던 다름의 차이를 심하게 느끼며 결혼에 대한 회의까지 느끼게 되는 장면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신혼여행지에서 사소한 다툼으로 인해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일들이 크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 이유는 결혼이라는것이 그만큼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고 자신의 선택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믿고 싶어지기 때문에 사소한것에서 오는 차이가 곧 잘못된 선택이 아니였나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한참 동안 나는 사랑에 빠지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런 바보 같은 사람 중 하나였어요. (p.104)

 

당신은 이것만 기억하면 돼.

당신을 알고 나서야 나는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p.98)


화가 에두아르의 곁에는 늘 여인들이 맴돌고 그로 인해 부인 소피는 불안해하고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결혼 전에 자유롭던 생활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되돌아 갈것만 같은 생각이 들고 주변의 말을 듣자니 곧 자신은 버림받을지도 모를거라는 생각까지 들면서 소피는 더없이 행복해야할 때에 가장 불행한 여인이 되어버렸다. 흔히 여자들이 남자들에 비해 질투심을 강하게 느낀다고 하는데 그것이 남자에 대한 사랑이 커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남편에게서 확실히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을때 더 그럴수도 있을 것이다 이때는 전자에 가깝지만 특히나 결혼을 하고 얼마 안 있어서 이렇게 혼란스러운 생각이 든다면 더더욱 그럴것 같다. 남자가 사랑하는게 과연 내가 맞을까? 나 말고 다른 여자들에게 곧 흥미가 생겨 나를 사랑하지 않는게 아닐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을것이다. 결혼을 한 사람도 그렇겠지만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인에게도 이러한 고민과 걱정은 마찬가지라 생각이 든다.

꼭 허니문에서만 느끼는 감정들이겠는가. 살아가면서 남녀가 함께 사랑하는 일에는 늘 기쁨과 행복, 고통과 슬픔이 공존하기에 수 많은 감정이 복잡미묘하게 얽혀있고, 절대 식상하지 않는게 바로 사랑일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넘쳐나는 파리에서의 신혼여행은 전 세계의 신혼부부에게는 꿈의 도시일 것이다. 또한 저절로 사랑에 빠질것 같은 낭만적인 분위기가 있기에 파리에서의 여행이 더 기대되지는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여행자들은 스쳐가는 인연이라도 사랑하고 싶어진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이 소설의 배경이 파리가 아닌가 싶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나의 사랑도 그렇게 행복해보이길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한순간 비틀어진 마음과 결혼의 회의속에서도  다시 사랑을 되찾을 수 있는 마음이 생겨났는지 모른다. 이것이 파리여야만하는 이유일지도.



신혼여행이 우리 일생에 단 한 번 뿐이니 절대 되돌리 수 없다고도 했어. (p.242)



아직 사랑도 확실치 못한 사람이 결혼을 할 수 있을까? 결혼을 하면 확실해 질까?라는 의문점은 30대에 접어들면서 가장 많이하는 고민중에 하나인것 같다. 과연 사랑이 무엇이길래 결혼까지 할 수 있는 것이지? 진짜 사랑이 뭘까? 수없이 되뇌이고 떠올려봐도 내 마음에 확 와 닿는 것은 어렴풋한 설레임의 감정뿐이다. 아직까진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게 아닐까 아니면 충분히 사랑을 주지 않아서 그런걸까. 《허니문 인 파리 》를 읽으면서 사랑에 대한 확실한 정의나 방법을 찾을수는 없다. 하지만 사랑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것이 아마 사랑이겠구나 하는 마음은 들 것이다. 《원 플러스 원 》에서 보여줬던 가슴떨리는 사랑 이야기는 아니지만 분명 잔잔한 감동은 전해져 온다. 너무나 짧게 끝나버려 아쉬움도 남고 쉽게 책을 손에서 놓을 수 가 없지만 여자의 인생, 사랑과 결혼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 생각해보느라 책을 바라보며 한없이 생각에 잠기게 된다.

맑고 청명한 가을 하늘과 바람, 여행하기엔 더 없이 좋고 결혼하기에도 정말 좋은 계절이 왔다. 많은 커플들이 부부가 되어 신혼여행을 떠날것인데 이때 필요한게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싶다.



결혼생활이 완전해지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거야.

하지만 결국에는 제대로 하게 될 거야.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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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박광수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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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피우지 않고 남들 만큼이나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하고 현재의 나의 모습을 바라보면 지금까지 눈에 띄는 발전이나 성공은 찾아볼 수 없고 허무함만이 맴돈다. 삶이란것을 사는것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일이 되어버린것 같다. 정말 힘든 순간은 왜 그리도 길게만 느껴지고 영원할것만 같은 공포감이 느껴지는지 모른다. 정작 시간이 흐르면 힘든일도 기쁜일이 되기도 하고 행복한 일이 불행한 일이 되기도 하는 것이거늘. 그러나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번쯤 모든것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 순간 나의 인생은 쉼표가 될 것인지 아니면 마침표가 될것인지는 각자의 몫이다. 힘들어도 힘들다 얘기할 수 없고, 화가나고 슬퍼도 언제나 밝고 기쁜것처럼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어내야만 하는 것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배우는 인생의 교훈처럼 느껴진다. 참고 견디지 못하면 사회부적응자 처럼 취급받는 요즘 시대에 우리는 그 어디에서도 화풀이를 할 수 없고 진정 위로의 말을 듣기 어렵다.


진심어린 위로란 나보다 더 많은 상처와 아픔을 겪은 사람만이 나를 위로해 줄 수 있는 자격이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나는 아직 괜찮구나! 나의 고난은 아무것도 아니였네!"와 같이 생각이 들면서 다시 용기를 내고 희망을 갖을 수 있는 힘이 생길것 같다. 작가 박광수의 인생 또한 많은 어려움과 시련이 찾아왔었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인것 같다. 나이가 나보다 많다고해서 누구나 다 인생의 어려움을 아는것이 아니지만 그의 글에서는 참 힘든 인생을 살아내고 있는, 버텨내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꾸밈없이 그려지는 일상의 이야기들과 희망 가득한 메세지들을 통해 독자가 아닌 작가 자신이 용기를 얻고 살아갈 힘을 얻고 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오늘만 버티면 내일이 올거라는 힘겨운 생각이 아니라 오늘이 마지막인것처럼 열정적이고 재미있게 살아갔으면 한다. 박광수씨의 인생이 힘들수록 많은 독자들의 인생에 용기와 힘을 불어넣어 줄것이지만 이제는 더이상 힘들지 않았으면 한다. 앞으로는 행복가득하고 달콤한 인생 이야기들로만 가득찬 책으로 다시 찾아오길 기대해 본다.

 

 

 

나에게 아무도 따뜻한 손길 내어주지 않고 말걸어 주지 않을때, 힘내라고 기운 북돋아 줬으면 할 때 박광수님의 책은 내곁에서 힘들었냐며 이젠 덜 아프고 덜 힘들거라며 말 걸어준다. 자신의 아픔이 타인을 밝혀주는 빛이 되는 촛불같은 존재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세상을 향한 따뜻한 이야기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 잡는 박광수님의 《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책은 『참 서툰 사람들 』에서 느꼈던 감동의 연속이다. 삶도 사랑도 서툰 사람들이 바로 나고, 바로 당신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두 같은 하늘아래서 같은 존재로 있는것 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책 표지를 보면 트랙에 허들이 주욱 놓여있는 그림이 있다. 우리 인생이 달리기와 마찬가지로 어려움, 고난, 역경, 슬픔, 불행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뛰어넘고 달리고  뛰어넘어 앞으로 전진해가며 골인 지점까지 그렇게 반복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로 삶이다. 가다 넘어지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 달리면 되는 혼자만의 인생 달리기.


포기란 없다. 잠시 쉬고있을 뿐.

호흡을 가다듬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시 달리자! 그러면 되는 것이다.

누군가의 도움이 없어도 큰 용기가 없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것이 작가가 말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까?

살면서 쉬웠던(易)날은 단 하루도 없었지만 살면서 쉬었던 (休)날은 있을 수 있다.

흐린날 잠시 박광수님의 책을 읽으며 맑은날이 되길 기다려보는것도 좋을 것 같다.

오늘의 날씨 맑음! 나의 인생도 맑음이 될 수 있을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답답하지 않고 여유로운 여백과 짧은 글, 귀여운 그림들이 어우러져 보는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많이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내겐 세상이 링이다.'


내가 느끼는 세상은 전성기 시절의 타이슨같이 위협적인 존재이며 조금만 방심하거나 틈을 보이면 나를 한 방에 쓰러뜨려 링에서 내려가게 만들 존재이다. 오랜 세월을 버텨오며 이제 내게 남은 것은 만신창이가 된 육체와 너덜거리는 심장뿐이지만 나는 절대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 내게 날아드는 수많은 주먹들을 바짝 올린 가드로 막아내며 그 틈 사이로 보이는 상대의 빈틈을 노려 나도 주먹을 빧을 것이다. 지쳐서 힘이 들고 가드를 올리고 있는 힘조차 다했지만 심장이 터질지라도 마지막까지 쉬지 않고 주먹을 뻗으며 내가 원할 때까지 나느 내힘으로 링 위에 서 있을 것이다. - PROLOGUE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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