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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싶은 음악 듣고싶은 연주 - CD 명반 컬렉션
이순열 지음 / 현암사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충분한 시간과 충분한 경제적 여유가 주어진다면 굳이 남의 충고따위에 의존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찾아 즐길 수 있지만, 제한된 시간과 경제적 여건을 생각할 때 최고의 선택을 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전문가라고 불리우는 집단의 의견에 귀 귀울이게 된다. 그런 전문가들의 취향이 나와 다를 경우는 얼마든지 있고, 그럼에도 그들의 비평을 읽다보면 자칫 내가 놓쳐버린 좋은 작품을 발견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에 귀귀울이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이 책, 전문가의 안내로 클래식 음악에 대한 새로운 길을 찾고자 했던 나로서는 꽤 실망스럽다. 나같이 문외한도 부족한 점이 발견되면 짜증이 나는데 하물며 몇 배는 예민한 감각을 지녔을 전문가의 입장에서 그러한 부족함을 보았을 경우야 얼마나 답답할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해는 여기까지다. 혼자 쓰고 볼 일기장에서라면이야 모를까, 대중을 대상으로 읽어주시오라고 내놓은 책에서 너무 비약이 심한 비판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치고 짜증나게 한다. 음악에 대해서 그가 전문가일지는 모르겠으나 글을 쓰는데 있어 그는 적어도 전문가란 느낌은 없으며, 그렇기에 그가 연주가에 대해 요구하듯이 최소한 예의를 갖추고 자신을 낮춘 글쓰기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놓치기 아까운 음악을 소개하고, 묻혀져있는 좋은 음악가를 찾아내 세상에 내놓으려고 하는 그 의도가 아무리 좋았다한들, 인신공격성 비판으로 읽는 사람마저 눈을 찌푸리게 하는 그의 비평은 그가 듣는 음악이 과연 아름다울 수 있을까 하는 의문마저 들게 한다. 그렇게 자신에 치우친 글쓰기라면 일기에 쓰고 혼자 간직함이 옳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