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인생미답 - 살다 보면 누구나 마주하는 작고 소소한 질문들
김미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많은 자기개발서들은 이 삼십대를 타겟으로 한다.
아마도 당연한 일이다. 십대는 스스로 무언가 결정하기에 아직 너무 어리고,
사십이 넘어가면 새로운 도전을 하기엔 너무 보수적이다.

하지만.. 이제 마흔이 된 나는 알겠다.
나이 마흔에도 여전히 불안하고, 수많은 선택들이 어렵기만 하고...
인생의 스승 한 명 쯤 있었으면 하고 간절히 원한다는 것을...

지금의 선택들은 스물이나 서른의 선택보다 훨씬 더 어렵다.
선택지는 점점 줄어들고, 선택을 제약하는 환경들은 점점 많아진다.
좀처럼 변할 수 없을 것 같지만, 그럼에도 지금 이 현실에 안주하기는 싫다.

그래서 결국 나이 마흔에도 여전히 자기개발서를 기웃거리게 된다..

자기개발서를 읽다보면 의례히 밑줄을 긋게 된다. 마치 좋은 말들의 향연처럼,
기억해야할 문장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또 쉽게 잊혀진다.
그 좋은 글들은 좀처럼 내 속에서 어떤 새로운 힘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사라져버린다.
그래서 난 자기개발서를 다 읽고 나서 어느 한 문장이라도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면
그 책을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언니의 독설로 처음 알게 된 김미경의 글은 시원시원하다. 그리고 그녀의 책 제목처럼,
가장 나와 유사한 처지에 놓인, 그래서 나를 잘 아는 언니가 해주는 충고이기에 더 와닿는다.
하지만 가끔 이것이 저자 김미경의 한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녀는 바로 "언니"라는 여성에 갇혀있는게 아닌가 하는...
인생미답에서도, 남/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 자신의 위치에 갇혀있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만약에 남성이라면, 만약에 아직 결혼하지 않은 미혼(혹은 결혼 생각이 없는)이라면,
자녀가 없다면 등...
그녀와 다른 인생을 사는 사람에게도 그녀의 충고는 여전한가 나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그녀의 이야기에 상당부분 공감한다.
나는 여자고, 한 아이의 엄마이면서, 일을 하고 있는 직장 여성이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이 인생미답에서 난 나의 한 문장을 찾았다.
이걸로 이 책은 나에게 충분하다..

"나는 아직 나의 가장 좋은 시절에 도달하지 못했다"
어쩌면 이 말은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앞으로의 나는 사랑때문에 잠 못 자던 스무살의 설레임도 없을 것이고,
자신감 넘치던 서른살의 ~ 없을 것이다.
지금의 난 이미 노안을 걱정해야 하는 나이이고..
나보다는 가족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나이이고,
스스로 일을 하기보단 사람들로 하여금 일을 하게 만들어야 하는 나이이다.
나는 나의 능동성을 잃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나는 아직 나의 가장 좋은 시절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 문장이 너무 좋다.
그것은 나로 하여금 더이상 별것 없을거란 생각이 틀렸을지도 모른다고 말해주는 위로(충고)이고,
여전히 더 행복한 시절이 남아있을 것이라는 희망이다.
나의 가장 좋은 시절에 대한 희망은 수많은 제약에도 다시 나를 다시 설레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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