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서적을 방문해 세계문학 전집 책등이 저렇게 이쁘게 꽂혀 있는 걸 보고, 나도 언젠가 세계 전집을 수집해 저렇게 진열해야겠다라는 결심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관심 분야(과학과 미스터리물) 책 읽기도 벅 차, 그런 결심은 하늘로 붕 떠 어디론가 사라졌지만, 오늘 문득 세계문학으로 선정되서 널리 읽혀지게 된 책들은 어떤 책일까 ?궁금해졌다.
알라딘으로 검색해 보니, 민음사 세계문학 출판발행이 500권이 안 되는 것 같다. 본격적으로 소설이 나오기 시작한, 19세기 초반부터 2022년 현재 세계문학으로 남은 소설들의 권수가 몇권이나 될까는 나라마다 저작권, 번역등 여러 문제가 있기에, 권수는 의미 없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각각의 출판사마다 나온 세계문학을 흝어보면, 이천권은 넘지 않아보인다. 아니 대충 잡아도 평균 발행권수는 천권이 넘지 않는데, 이 책들이 시대를 거듭해 살아 남아 지금의 독자들에게 읽힌다는 것은 어째든 대단한 일이다.
예전에 책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때 작가가 그 당시에는 엄청나게 인기가 많아 베스트셀러가 되어 수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도 후세대에게는 잊혀지고 사라진 작가들이 많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제인 오스틴은 당대에는 로맨스 소설로 인기가 있었고 지금도 그 아성은 깨지지 않는다. 시대를 초월한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에 아직도 영화도 만들어지고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소설을 사랑한다.
제인 오스틴 이후, 로맨스 작가는 수 없이 나왔고 심지어 베스트셀러가 되어 작가들에게 큰 부를 안겨주었지만, 제인 오스틴을 능가하는 로맨스 소설은 아마도 나오지 않었을 것이다(그렇지 않나요??).
물론 율리시스처럼 명성만 있고 저 책을 읽은 사람이 번역자들뿐이라는 자조적인 책들도, 인종적인 문제가 그대로 드러나 퇴출까지 말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같은 책도, 자유로운 영혼 운운하지만 여성 독자 입장에선 불쾌한 그리스인 조르바도 1984도 세계 문학 반열에 오를 정도면 시대를 초월한 핵심적인 뭔가가 끊임없이 화제가 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책들 속에서 살아남은 소설들, 지금도 이야기는 계속해서 생산 된다. 출판사에서 발행되는 소설도, 웹소설이나 웹툰에서도 이야기는 만들어진다.
내 세대와 달리 우리 애들 세대는 웹소설을 즐겨 읽어서 리디북스나 노벨리아 같은 앱도 생겨 더 많이 생산되고 소비된다. 애들이 봐서 웹소설의 세계를 들여다보면, 작가와 이야기가 쉴새 없이 쏟아져 나와 소설의 선택지가 너무 많다. 알라딘에 소개되는 소설의 양은 세발의 피!!!
이 이야기들중에서 미래세대까지 살아 남는 소설은 몇개나 될까? 만약 살아 남는다면 세계 문학이라는 타이틀이 걸리면서 몇 세대까지 읽혀질 것이다.
소설도 생사는 있다고 본다. 우리 세대가 읽는 세계 문학도 다음 세대에는 사라질 수 있고, 지금 우리가 읽은 책들중에서 세계문학으로 자리잡을 수 있고(혹 밀레니엄 시리즈가 세계문학이 될 수도 있지 않으려나), 잠시 인기가 있다가 사라지는 책들도 많을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책들이 사라지겠지만…결국 나는 백년 혹은 수십년 동안 살아 남은 소설보다 다음 세대에는 99%가 사라질 미스터리물에 시간을 받치고 있지만 취향 존중으로 넘기자 .
지금까지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살아남은 책들은 시대를 초월한 뭔가가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