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동안 아이들과 그림책을 함께 하면서 많은 그림책을 사들였지만, 아이들이 커 가면서 그림책을 사들이는 것도 한계가 있더군요. 큰 애가 10살, 작은 애가 7살이다보니 점점 그림책을 사기보다는 도서관에서 빌려보거나 아예 특정한 몇 몇의 그림책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는 것을 제외하곤 그림책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게 되더라구요. 그.래.도 맘에 드는 그림이 한 장면이라도 있으면 사지 않고 못 배기는.... 한마디로 사족을 못 쓰는 이미지의 그림책이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깜깜한 밤을 배경으로 환하게 불빛이 밖으로 스며나오는 , 크리스마스 그림책이라면, 카드 빚을 내더라도 덥석 사고맙니다. 외국 그림책 작가들 대부분, 특히나 영미쪽 그림책 작가들 치고 자신이 그린 크리스마스 그림책을 안 가지고 있는 작가 드물걸요! 우리나라야 크리스마스가 하루 쉬는 개념쯤으로 자리 잡고 있어 크리스마스 그림책 보기 드물지만, 알파벳 그림책과 더불어 외국그림책 작가들에게는 의무는 아니더라도 크리스마스를 이미지로 형상화한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지, 많은 작가들이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그렸습니다. 알파벳 그림책은 기발나고 엉뚱한, 재밌는 상상력을 그림으로 형상화한 게 많은 반면에, 크리스마스 그림책은 푸근하고 따스한 이미지와 이야기가 압도적입니다. 상상력이 기발나거나 엉뚱한 상상력의 작품은 드물지만, 이 추운 겨울, 크리스마스 덕분에 잠시나마 따스한 겨울로 보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일 수도.
월터 윅은 <이거 보이니?> 시리즈로 유명한데, 저는 그 시리즈보다 이 작가의 <물한방울> 이라는 그림책 보고 이 작가에 관심을 가졌어요. 월터 윅은 조안 스타이너처럼 사진작업을 통해 아이들에게 그림책의 재미을 선사하는 작가인데, 이거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표지보고 기절초풍하는 줄 알았어요. 출판사가 이 표지 정말 단단히 망쳐놨죠. 원래는 이래요-----> 왜 검정을 썼는지 잘 모르겠어요. 검정 테두리를 쓰는 바람에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 건너 간 것 같은. 그림책속의 내용은 숨은 그림찾기인데, 상황에 따라 재미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심신이 귀찮을 때, 아이가 이 책 갖고와 뭐 찾자고 하면 귀찮고 기분이 방긋 좋으면 열심히 들여다보면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건데, 전 이 책 고문이었어요. 하루 종일 이 책 들여다보면서 숨은 그림찾기 한 적이 있었거든요. 이 책 구입시 명심할 것이 있는데, 부모의 지칠 줄 모르는 에너자이적 밧데리가 필요한 책입니다.
비슷한 책으로는 조안 스타이너의 검색했더니 알라딘에서는 엔박으로 찍혀서..... 아마존에서 이미지를 가져왔는데, 지금 보이는 이미지보다 휠씬 이쁩니다. 내용은 크리스마스 이미지이기 한데, 좀 깨는 설정이 많긴 하지만.
아들애가 무지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그림책. 아이들에게 선물을 다 나눠주고 산타 할아버지 자신은 정작 쓸쓸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려는 찰나, 우연한 방문객 거인이 하룻반 신세지면서 크리스마스의 외로움을 면한 이야기인데, 그 쓸쓸함과 고독감이란! 아들애가 왜 이런 쓸쓸한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참 난감했다. 성격이 내성적이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한마디로 숫기없는 아이라서 그런가 싶기고 했고. 이런 저런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던 그림책인데, 읽어줄수록 타인을 생각하는 거인의 맘 씀씀이에 그나마 위안을 얻은 그림책입니다. 이 책은 시디고 딸려 있어 크리스마스 때 들으면서 읽어주면 아이들이 크리스마스의 따스한 온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그림책
제가 눈 덮인 크리스마스 이미지를 좋아하는 것처럼 그림책작가들도 자신이 선호하는 이미지가 있다는 것을 그림책을 훑어보면 알 수 있는데요. 바바라 쿠니같은 경우는 산입니다. 저는 이 작가가 표현하는 산의 풍광을 보면, 산 한가운데에서 시원한 산바람을 맞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정도입니다. 그녀가 묘사하는 산의 이미지는, 바바라 쿠니는 인물표정이 약점이라고 평론가들이 지적하고 있지만 그 활기없고 어두운 인물들의 표정을 상쇄할 수 있을 정도로 산의 멋진 풍광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크리스마스 그림이지만, 재밌는 것은 눈 덮인 크리스마스 이미지를 볼 수 있기보다는 5,6월의 초록의 산을 볼 수 있고 크리스마스 이야기와 얽힌 에피소드는 뒤에 있습니다.
북유럽은 겨울이 길어서 그런지 겨울을 소재로 다룬 이야기가 많습니다. 이 책은 크리스마스의 나눔의 푸근함을 아이의 입장이 아닌 노인의 입장에서 그린 그림책인데, 할아버지와 고양이의 좌충우돌 크리스마스 만들기 에피소드도 재밌지만 마지막 크리스마스의 소동이 끝난 후, 할아버지와 고양이 핀두스가 하루를 정리하며 환하게 켜진 트리 옆에서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은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 주기에 충분한 장면이죠. 그 장면에 반해서 저도 그만 덥석 사고 만 작품입니다.
아마도 제가 알고 있기론 가장 유머스럽게 크리스마스를 다룬 작품입니다. 제가 아이들한테 책을 읽어줄때는 좀 오버하는 경향이 있는데(애들한테 책 읽어주던 초기시절에는 안 그랬어요!), 이 책에서 늑대가 다쳐 말을 못하고 으으으윽 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이 대목을 좀 오버해서 아이들한테 읽어주면 아이들 처음엔 포복절도합니다. 나중엔 자신들이 서로 흉내내겠다고 싸우고.....한 해를 보내는 분위기라 적적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마련인데, 어쩜 이 책 한권으로 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소리가 울리는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을 겁니다.
의외로 크리스마스를 다룬 일본 그림책이 많습니다. <산타할아버지가 보낸 편지>는 한림출판사의 매달 한달에 한번씩 책 받아보는 프로그램인 달맞이때 읽던 책인데, 이 책은 좀 평이한 편입니다. 하지만 동물들의 묘사가 넘 귀여워 어린아이들에게 읽어줄 만 해요^^ 그리고 하야시 아키코의 신비한 크리스마스 이야기 또한 아기자한 수준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눈높이의 이야기입니만, 이 책 굉장히 작아서 손바닥 정도의 크기 정도 밖에 안돼요. 막상 책 받았을 때, 무지 실망했다는.
저는 폴라코의 열렬 팬이어서 이 책을 구입하긴 했는데, 이 책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누구나 한번 쯤 들어본 적이 있는 식상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카툰스탈의 라인을 좋아해서, 폴라코처럼 스케치라인이 많은 쪽은 별로였는데, 폴라코가 그려내는 그림책의 내용이 워낙 감동적이다 보니 저절로 폴라코의 그림책을 찾게 되더라구요. 혹 테피스트의 용도가 뭐였는지 아세요. 첫번째 용도는 벽에서 스며드는 추위를 막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추위를 모면하기 위해 걸어둔 것이 점차 미적으로 더 아름다운, 이왕 걸어 놓을봐엔 눈이 즐거운 예술적인 테피스트를 사람들이 찾으면서 오늘 날, 테피스트의 용도가 변하게 된 것입니다. 쓰임이 심미적으로 변하면서 테피스트의 수명이 오래 갈 수 있있고 어쩜 이런 이야기가 생길 수도 있었던 것이겠죠! 폴라코 할머니가 선사하는 우연이 얽힌 감동의 크리스마스, 초등 고학년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더욱더 따스한 크리스마스가 되지 않을까요!
제가 그림책에 입문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은 분이 아영엄마와 책읽는 마녀님이거든요. 이 책은 책 읽는 마녀님의 리뷰 읽고 4년전에 구입한 책인데, 솔.직.히 비추예요. 겨울하면 떠 오르는 그림책 작가가 쟌브렛인데, 이 책은 그녀의 7작품을 모아 크리스마스 선물용으로 파는 그림책인것 같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책의 무게가 대리석입니다. 이 책 낑낑거리며 읽을라치면, 책에 한바탕 깔린다는 표현이 맞을 거예요. 그녀의 작품 경향을 한 눈에 보고 싶다면 더할나위 없이 강추인 책이지만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위한 목적이라면, 단행본으로 사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jan brett.com에 들어가면 그녀가 그린 동물들 색칠하기 코너도 있어 인쇄해 아이들하고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쟌 브렛의 그림은 한치의 여백도 없이 빡빡해서 장식적이어서 어질어질하지만, 그림은 기 막히죠! 이 작품집에 실린 산타할아버지가 처음 등장한다는 Clement Moore의 시 <The Night Before Christmas> 그림책입니다. 유명한 무어의 시를 이렇게 장식적이고 화려하게 표현한 그림책은 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두어 페이지정도 빼고 대부분 다 찍었는데, 쟌 브렛이 무어의 시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함 보실까요.
이 대리석같은 책의 속지입니다.
방금 이 외서가격 보고 놀랬어요. 전 3만원 정도 주고 샀거든요^^
그 외 어떤 작가들의 크리스마스 그림책
그리고 그림책은 아니지만 크리스마스 때 절대 빼 먹으면 안 될 것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