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며칠 전에 박범신(작가라 하기도 싫다!)과 관련하여 피해자에 대한 출판사직원의 압박글을 읽고 분노해서 문동 불매해야하는 거 아니냐고 열 올린 적이 있는데, 그 후 알음알음 얻은 정보에 의하면 박범신의 성희롱 피해자분을 압박한 출판사 직원이 문동이 아니고 다른 출판사직원이라고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사실 확인도 안하고 기사내용만으로 추측해서 올린 페이퍼때문에, 그 페이퍼 읽고 억울했을지도 모를 문동직원에게 미안했다. 부디 그 페이퍼를 문동직원들이 안 봤기를....우연히 알라딘 서재 들어와 그 문동 불매 페이퍼 읽고 맘 상했다면 이 자리에서 미안함을 전달하고 싶다.

여기 알라딘에서 서재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출판사하고 친분이 있는 것에 비해, 나는 알라딘 서재를 십년 넘게 이용해도 워낙 드문드문 이용해서 아는 출판사 하나 없고 출판관련 종사자 지인분들 한명도 아는 분이 없어 문동직원분께 어떻게 미안함을 전달해야하는지, 참 난감하다. 이 페이퍼 꼭 읽으시길.

2. 문동과 더불어 내가 개인적으로 미안해 하는 작가가 있다. 바로 <뉴톤의 무정한 세계>를 쓴 정인경 작가. 이 책 첨 나왔을 때 앞에 몇장 읽고 정인경 작가가 제국주의와 과학을 결부시켜 놓았길래 왜 과학자와 제국주의가 연결되어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비판적으로 쓴적이 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와, 이 책 과학입문자들이나 청소년들이 읽으면 딱 좋은 책이다라고 책에 대한 인식이 바뀐 적이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엔 비록 내가 파워알라디너는 아니지만 <뉴턴의 무정한 세상>이란 책을 구매하기 위해서 리뷰나 페이퍼를 읽었을 때 내 페이퍼를 읽고 구매를 주저한 분이 있으면 어쩌지? 싶었다.

전반적인 과학의 기초 이론에 대해 이 만큼 잘 쓴 책을 요즘 보기 힘든데, 설마 내 페이퍼 읽고 구매를 주저하겠냐는 생각도 들면서 그래도 잘 쓴 책이었다고 짚고 넘어가야지, 이 생면부지의 과학전문 작가에게 덜 미안한 게 아닌가 싶어,리뷰를 다시 써야지! 한 게 꽤 오래 전 일이었다. 문제는 아직도 리뷰를 쓰지 못했고 다시 쓰려고 해도 예전에 읽었을 때의 감흥이 안 나 세월아내월아 하고 있다는 것.

정인경 작가가 이 페이퍼 읽었으면 좋겠다. 첫 몇장을 읽고 인상적인 글만 늘어놓은 내 과거의 페이퍼에 엄청 미안해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언제나 미안한 맘을 가지고 있던 찰나에, 정인경작가의 과학을 읽다라는 신간이 나와 지난 달에 구매해서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다. 챕터 2까지 읽었는데 (이번에도 첫 몇장 읽고 페이퍼 쓰네),역시 이 작가는 과학에 대한 기초적이고 전문적인 지식뿐만 아니라(끊임없이 묻고 자신의 생각과 왜 그런지를 설명한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과학에 대한 열정을 나눠주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전에는 제국주의 시각이 너무 강하다는 인상을 가지고 책을 접해서 그런지 작가의 과학에 대한 열정을 간과했는데, 이번 신간에는 작가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작가가 가지고 있는 과학에 대한 신념이나 열정이 독자인 나에게 읽혀진다. 과학이라는 같은 공통분모를 가져서 그런지 기분 좋게 이 작가의 과학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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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1 1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21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조기후 2016-11-21 11:56   좋아요 1 | URL
피해자가 소속한 출판사가 아니라고 해도 성범죄자의 책을 줄기차게 내고 있는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고 생각해요. 아직 법적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늙은이 추태가 그 지경으로 중증이면 문동 관련자들도 모를 리가 없을텐데. 이런저런 현실적인 상황도 이해하지 못 할 일은 아니지만, 과연 그들 자신은 저 저급한 인격의 소설가 책이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데 일조한 사실에 대해 아무런 양심의 거리낌도 없는지 묻고 싶기도 하네요..

기억의집 2016-11-21 16:23   좋아요 0 | URL
동의합니다~ 지금은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가 허물어졌지만 제가 십대나 이십대시절에는 순수/대중문학의 세계가 엄격해서 박범신은 대중문학작가였어요. 높은 수준의 글을 쓰지 못하는 작가로 평가받았죠. 사실 순수니 대중이니 구분 짓는 게 의미없지만 삼십년전해만해도 그 부분은 분명했고 저도 그 시절에 물들어서 박범신을 얍잡아 본 건 사실입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 작가가 나이 들어 은교로 문단에 화려하게 재등장했네요. 근데 참... 이왕 그럴싸하게 다시 나왔으면 좀 더 품위 있는 사람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늙은 은교 어린 은교 해 가며 출판여직원들 술자리에서 주접이나 부리고. 제가 문동불매를 외친 건 잘 못 이지만 출판사들도 저런 작가 무시했으면 해요. 저는 누가 독자연대 만들면 거기 회비내서라도 가입하고 싶어요. 작가들이 저런 갑질 못하게. 저는 트윗이나 페북같은 sns를 하지 않아 문단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어요. 주워듣는 수준이지. 그런데 이번에 성폭력 고백 트윗의 기사 읽으면서 고등학생들까지 당한 것에 분노합니다. 일단 전 닭이 퇴진하면 시인에게 성폭력 당한 것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고 싶어요. 우리 문단이 어떻게 뒷처리를 하고 있는지 다른 분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stella.K 2016-11-21 14:15   좋아요 1 | URL
저는 더 했잖아요. 뭐 봤겠습니까? 출판사 하시는 분들 바쁘셔서.
그런데 뭐 조선일보와 문동이 그렇게 친하다면서요? 좀 석연찮아요.
이 기회에 자질과 상관없이 무조건 인기 있는 작가들 출판하려고 하는
것도 좀 막아야죠.

기억의집 2016-11-21 16:32   좋아요 1 | URL
스텔라님은 나름 파워알라디너라!!!! 제꺼야 안 읽고 그냥 넘어갔으리라 생각은 돼요. 그래도 문동만 싸잡아 이야기한 건 좀 그래서. 제가 출판사직원분들이나 알고 있으면 개인적으로 따지기라고 하는데. 쩝. 뭘 알아야지요. 페북엔 출판사 직원분들 많지만 딱히 알고 지내고 싶지 않아서 페북도 안 하게 되네요~ 스텔라님 말대로 갑질하는 작가들 가만 두지 말아야 해요. 채널예스에서 편집자들이 쓴 글 읽어보셨어요? 인성 개판인 작가들 많대요!!! 책 좀 팔린다고 아주 최순실처럼 행동했나보더라구요 기가 막혀서. 아주 욕이 한웅큼 나옵니다. 문동은 조선과 친하다고 곰발님이 그러더라구요. 혹 문동 작가 선전을 위한 게 아닐까!!! 요즘은 등단이라는 게 중요하지 않아서. 저는 간혹 카카오페이지에 글 읽는데 차라리 그런 식의 등단도 작가를 세상에 배출하는 방식 중 하나라 봐요. 여러 방식이 나와야지. 신문 등단 촌스러워요~

cyrus 2016-11-21 17:16   좋아요 1 | URL
저도 문제 출판사가 문동인 줄 알고 단정했습니다. 그래서 잘못된 생각을 이웃 서재에 댓글을 남겼는데, 문동 직원이 직접 답글로 해명했어요. 그거 확인하고, 사과했습니다.

기억의집 2016-11-22 00:38   좋아요 0 | URL
저는 문동에서 답글은 안 썼지만 문동관계자분들이 그 기사 읽고 우리는 아니다라고 하셨나봐요. 저는 지인이랑 성추행 작가 이야기 하다 알게 되었어요. 미안하더라구요. 근데 기사는 문동이 압박한 것처럼 써서 헷갈렸어요. 닭이나 뭐 어떻게 처리해야 성범죄 작가들을 족치던지 해야지. 이 문젠 끝까지 간다,란 집념으로 예의주시해야할 문제인 것 같아요!

雨香 2016-11-21 23:07   좋아요 1 | URL
문동은 10여년 전 문학권력 논쟁이 한참일때 거론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신생출판사가 단번에 문지, 창비에 버금가는 출판사가 된 뒤에 조선일보가 있었다는 비판이 많았던 걸로...

<과학을 읽다>에 대한 추천의 글 감사합니다.‘끊임없이 묻고 자신의 생각과 왜 그런지를 설명한다‘ 정인경샘과 며칠전에 페친이 된 인연으로 시국이 좀 안정되면 읽어보려던 참이었습니다.

기억의집 2016-11-22 00:45   좋아요 1 | URL
문동과 조선의 관계가 그렇군요. 전 책만 읽고 출판사 주변 사정을 잘 몰라 조선과 문동이 그런 사인줄 몰랐어요.

정인경 작가분도 페북 하는군요. 전 페북이나 트윗을 안 해서 저자분들하고 친하면 좋을 것 같기는 해요. 자세하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뉴턴의 무정한 세계보다 더 깊이 그리고 더 넓게 과학의 카테고리에 접근했더라구요. 몇달 전에 하바리의 호모 사피엔스 읽어서 그런지 더 쏙 설명이 들어오구요~

ikjung626 2016-11-23 02:25   좋아요 0 | URL
<과학을 읽다>에 관한 좋은 리뷰 페이퍼 감사합니다. 기억의 집님이 <뉴턴의 무정한 세계> 리뷰때문에 그리 마음 쓰시는 줄 몰랐어요. 정말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 입장에서는 무플이 젤로 무서운데^^ 그때에도 제 책에 관심을 보여주는 독자가 있다는 데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습니다. 근데 다시 이렇게 글을 올려주고...그 따뜻한 마음에 감동 받았습니다. 다음번에는 더 좋은 책으로 보답하겠습니다.

2016-11-23 0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16-11-30 13:49   좋아요 1 | URL
으아~~~ 저도 과학을 읽다, 라는 정인경 님의 책 샀는데, 저 또한 과학 분야라는 너무너무너무 제겐 생소한 분야를 읽어보려고 일말의 노력을 하게 된 계기에는 기억님이 계십니당 !!! 멋짐~ ㅎ

문동은 조선일보 문화 과학 섹션란에 연재되는 글들이... 출판사 문동에서 나오는 걸 보면,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아닌지... ㅎ

기억의집 2016-11-30 14:10   좋아요 0 | URL
^^
우리처럼 평범하고 일반인이 과학책을 많이 읽는 그런 때가 왔음 좋겠어요~ 전 언제나 스마트폰을 보면 신기해요 내가 이런 시대에 살고 있구나 싶은게~

문동과 조선의 역사~ 문동이 조선과 다른 자신만의 길을 가길 바래야죠! 조선이 참 사회악이긴 한가봐요. 어떨 땐 조선이 무섭기까지 해요. 이번에 종편 보면서 까는 게 이런 거구나, 무서운데 박근혜는 그렇게 까여도 그런가보다, 아주 철면피네요.
참 이사 하셨던데, 힘드셨겠어요. 사무실 일과 집안일 모두~ 그래도 이카루님 열심히 사시는 거 부러워요!

2016-11-30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6-11-30 15:04   좋아요 1 | URL
박범신은 계속 글 쓰고 싶다고 언플주접 떨더라구요. 이 분들이 성희롱이나 추행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가 아니다 보니 자신의 위치에서 여직원들을 끈끈하게 대한 것 같아요. 저 아주 어릴 때 박목월의 밤에 쓴 인생론이라는 에세이 읽었을 때 유독 지금까지 기억 남는 게 출판사 여직원이 자기에게 애교부리며 맛난 거 사 달라고 하는 여직원이 이쁘다라고 쓴 걸 기억하는데, 아주 어린 맘에도 이런 분들은 이렇게 애교 부리는 여자를 좋아하는구나, 난 목성같은데 어쩌나 사랑 받긴 힘들겠네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어요. 우리 문단이 저렇게 출판사 여직원들이 달라붙으며 애교 부리는 걸 당연시 한 것 같더라구요. 이 책을 제가 중학교때 읽었는데 삼십년전에도 이런 식이었는데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게 참 서글퍼요.

2016-12-07 2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7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7 2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0 1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0 1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0 1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