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만 읽고 2부 조금 더 읽다가, 이런 작품이 부커상을 수상하다니... 읽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접었다. 

 

이 책에서 가장 찜찜했던 대목,

 

역사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교사의 질문에 에이드리언이 라그랑주를 인용해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라고 말한 장면일 것이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이것이 줄리안 반즈의 역사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생각인지 아니면 에이드리언의 젊은 치기로 강의중에 주목받으려고 내밭은 말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지금도.

 

저 문장은 20세기의 역사 중 일부인 나치가 행한  아우슈비츠의 대학살을, 위안부할머니들이 전장에 끌려가 군인들의 성적 노예가 되어야만 했던, 현재 이 시간에도 항거하는 역사의 기록을 부정할 수 있는 빌미를 줄 수 있는 짤막하지만 인상적인 글이다.

 

지금도 유럽 일부에선 아우슈비츠의 대학살을 유태인들의 조작과 날조라고 가르치고 있으며(도킨스가 이러한 역사 날조를 얼마나 개탄하는지), 현재 우리의 위안부 할머니들은 매주 수요일마다 일본문화원 앞에서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아마 그 시위도 몇 년안으로 끝날 것이다. 생존해 있는 분들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연 역사가 한낱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문한 문서에 의한 것이라면, 나치의 유태인 학살과 위안부 할머니들의 시위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의 결과물에 지나지 않는단 말인가. 무엇을 위해 유태인들은 아우슈비츠를 주장하고 위안부로서의 처절했던 기억을 서로 공유하며 일본 정부의 반성과 보상을 요구하는가. 그 모든 것들이 역사의 헛발질인가!

 

유태인 학살에 대한 자료와 사진 문서 기록은 존재한다. 그럼에도 일부 우익들은 그런 일은 없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할머니들의 처참했던 기억과 고통은 아직도 살아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그들이 자발적으로 종군에 참여한 것일뿐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역사는 두 주장의 첨예한 대립에서 시작해야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이 모든 것이 불학실하고 부정확한 것이라고 단정지을 만한 근거는 무엇인가? 

 

 

 

 

 

 

 

 

난 20세기의 처첨했던 대학살과 전쟁 기록을 믿는다. 자신이 체험했던 아우슈비츠의 경험을 주관적으로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기록을 한 인간의 왜곡된 기록이라며 부정할 수는 없다.

줄리안 반즈의 소설처럼, 한 인간의 기억 왜곡이 역사적 사건의 흐름까지 왜곡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역사가는 역사를 정확하고 확실한 사실을 기록하기 위하여 여러 관점에서 사건을 본다. 이 과정에서 수 많은 관점이 있을 수 있고 왜곡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사실로 남는다. 숨기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역사적 사건의 왜곡에 우리가 대항할 수 있는 것은 사실적 기록과 증언 그리고 문서 자료를 끊임없이 수집하여 왜곡하는 자들앞에 수집한 증거로 반박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그리고 나는 대부분의 역사가들의 정직함과 부지런함을 믿는 편이다.

 

나는 줄리안 반즈가 말한 역사의 정의를 부정한다. 그리고 역사라고 쓰기 보다 소설이라고 정의내린다. '소설은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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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2 1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12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12 21:33   좋아요 0 | URL
흠.. 우파적인 걸까요? 저는 그냥 회의주의적인 한 의견으로 봤는데.. 모든 역사기술과 모든 증언을 다 부정확하다고 치부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의 인식이란 게 그런 면이 있잖아요.^^

기억의집 2012-07-12 22:15   좋아요 0 | URL
음...역사가 회의주의에서 시작하면 부정되는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결론을 낼 수 가 없단 것인데, 뚜렷하게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불확실하다고 하면 그 사건은 부정될 수 있는 거잖아요. 저는 그 대목 읽으면서 젤 먼저 아우슈비치와 위안부 할머니들 떠 올랐어요. 그들이 부정될 수도 있겠구나 싶은게. 역사를 다루는 가장 안 좋은 방법이 부정확한 기억이 불확실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역사가의 주관이 아닐까요. 그게 유럽 우파와 일본 우익 역사가들의 관점 아닐까 싶어요. 일본의 한국침략역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휠씬 왜곡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진정한 역사가는 일본 역사의 왜곡을 부정할 수 있게 끊임없이 자료와 기록과 증언을 모으는 것이랄고 생각돼요.

2012-07-13 00:02   좋아요 0 | URL
음. 기억님. 역사를 회의주의를 기반으로 시작하면 부정되는 게 많은 건 맞아요. 그치만 이 책은 주제가 '개인이 기억하고 있는 과거가 과연 기억 그대로일까'를 묻고 있는 거니까, 삶의 그런 면에 초점을 맞춘 걸로 봐야겠지요. 제 생각엔..^^

기억의집 2012-07-13 10:35   좋아요 0 | URL
흐흐 아마 제가 회의론을 싫어해서 그렇게 삐딱하게 읽었을거에요. 개인을 이야기하면서 역사를 정의 내린다는 것은 치기라고 생각했어요. 반즈의 60년대를 읽으면서 60년대와 그 속에 살았던 개인과 주변을 이야기하기엔 많이 모자란다고 생각했어요. 자료 준비도 충분하지 않았고. 이부까지 읽어보지 않아 뭐라 할 자신 없지만, 부커상까지 탈 정도는 아니지 않아요?

2012-07-13 11:0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부커상을 받기엔 모자란다는 얘기가 실제로 그쪽에서도 있는 거 같더라구요. 상은 예우의 의미가 될 때도 많아서, 명성이 짙으면 받게 되니까 실제로 최고작 이후의 작품이 정작 상을 받을 때도 많지요.

개인의 기억 얘길 하면서 '역사=부정확한 기술'과 연관지으니까 기억님은 울컥 하셨군요. 전 역사나 정치에 대해 회의주의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인간이 하는 일에 대해 회의적인 편이라서 저 구절에 별로 울컥하지 않았답니다. 오히려 '아 맞아' 이랬는데...ㅎㅎ

책읽는나무 2012-07-12 21:39   좋아요 0 | URL
음~
정말 힘을 내셨군요?
멋져라~~^^

힘을 너무 내셔서 아주 힘 있는 페이퍼네요?ㅋㅋ
어떤책인지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우파적이라...음~

기억의집 2012-07-12 22:16   좋아요 0 | URL
넹~ 힘내고 있어요^^

저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도중에 그만두었어요. 읽다보면 궁금증이 몇개 생기는데요, 그 궁금증은 이카루님이 다 해결해 주시고~

라로 2012-07-12 22:39   좋아요 0 | URL
그런데 기억의집님 참 오랜만인듯 한 느낌이 들어요.
어디 아팠던건 아니죠???

쥴리언 반즈의 책은 저도 기대하고 있는데
그 부분 신경써서 읽어봐야 겠어요.
그런데 우파적이라기엔 또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닌것 같아요.
아니면 번역이 잘못 되었을까요????ㅎㅎㅎㅎ
제가 원서를 가지고 있으니 함 찾아볼께요.번역이 잘 못 됐다는 글을 읽은 기억은 있어요.
암튼
기억의집님 아프지 말고 건강해요, 우리.
별 다른 일은 없는거죠???

기억의집 2012-07-13 10:42   좋아요 0 | URL
저 건강해요. 그냥 요즘 기운이 없어 맥이 없다는 것 뿐이에요. 카톡에 제 이야기 조금 보냈어요^^

뤼야님~ 원서에 저 말이 어떻게 쓰여졌는지 궁금해요. 저는 무릇 학문적 성취를 이루는 사람이라면 끊임없이 자료를 찾고 사실과 왜곡을 대조하고 증언을 참조하는 게 기본인 것 같아요. 고등어를 금하노라에서 저는 작가분이 지식인과 지성인의 차이를 이야기했잖아요.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그 말에 깊은 공감을 했구요. 저 대목은 지식인의 역활일뿐 진정한 지성인은 내 뱉을 말은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나라 이문열이 우익이듯이 반즈도 우익일 수 있지 않을까요. 지인은 반즈가 우익에 가깝다고 하시던데요.

라로 2012-07-13 17:20   좋아요 0 | URL
제 댓글을 다시 읽어보니 애매모호한 댓글을 달았어요.
"그런데 우파적이라기엔 또 '그의 말이'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닌것 같아요."이 문장엔 '그의 말이'라는 말이 빠졌어요,,,^^;;
쥴리안 반즈를 옹호하는 건 아니고 역사라는게 사실 알게 모르게
정확한 건 알 수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예로 드신 사건들은 극명한 것이지만...
어쨌든 제가 원서를 찾아볼게요.
거기가 어디쯤 되나요?? 페이지를 알면 찾기가 쉬울듯,,아니면 다 읽어야 하잖아요,,^^;;

생각 많이 했는데 모든 일이 잘 될거에요. 기운내요, 우리.

라로 2012-07-13 17:24   좋아요 0 | URL
섬님 댓글을 읽어보니 제가 찾아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어쨌거나 요즘 마음이 편치 않으실텐데 이런일로 신경쓰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지금 들어왔고, 또 나가야 해요.
오늘 영화를 한편 봤는데 정말 좋았어요.
밤에 시간되면 함 써볼꼐요,,,기운내요,,기도할께요,,,하나님이 제 기도를 들어주신 적이 많으시니까 이번에도 기대해 보자구요.^^

기억의집 2012-07-13 21:54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제가 비약한 것일 수도. 저 다 안 읽었거든요^^ 헤헤. 단지 저 문장이 이 소설을 대변하는 것처럼 떠 돌아 다녀서 맘에 걸렸어요. 저 문장을 읽고 어떤 이는 역사를 저렇게 생각할까봐서. 흐흐. 진실을 찾기 위해 발로 뛰고 자료를 열심히 모으는 사람들도 많아서 말이여요. 며칠전에 읽은 나쓰오의 뮤라젠처럼요.^^

웽스북스 2012-07-13 13:4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기억의 집님. 책이랑 제목 보고 깜짝 놀라서 들어와보니 이런 글이 ㅠㅠ

말씀하신 부분은 받아들인 사람의 필터에 따라서 정말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말인데, 그걸 한가지 관점으로만 해석하시고, 너무 자의적으로 역사의 사례를 적용하시고 '우파' 낙인을 찍으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반스가 정치적으로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적어도 기억의 집 님께서 이런 논의를 하고 싶으셨다면 전개 과정이 좀 더 정교해야 한다고 보는데, 기억의 집 님의 이 글은 마치 '과거가 좋았지' 라는 말을 한 사람에게 '그건 박정희 찬양이다' 라고 말하는 정도의 비약으로 느껴지거든요.

제가 보는 반스의 시각이나 위 말이 나온 맥락 등은 진보/보수를 떠나 포스트모더니즘에 가깝고, 절대적이라 믿는 것들에 대해 회의하고 그걸 소설적으로 풍자하고 그런 것들이 좋고, 또 재밌어서 (아, 이 책은 풍자는 아니지만 10과 1/2장으로 쓴 세계역사 같은 것들은 또 역사적으로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들을 많이 비틀어놨어요) 저는 줄리언반스의 작품을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반절만 읽고 당신은 우파요, 라고 하며 아우슈비츠 얘기를 꺼내는 건, 좀 점프가 심한 것 같아요. 혹시나 불쾌하셨다면 죄송하고요. 그래도 꼭 말씀드리고 싶어서 용기 내 답글 달아요.

기억의집 2012-07-13 21:03   좋아요 0 | URL
ㅋ~ 제가 제목을 너무 자극적으로 뽑았죠^^
사실 책 전체를 읽어보지 않아 웬디양님 말씀대로 제가 비약한 것은 맞아요. ^^ 아니라고 부인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책을 읽다가 말고 저렇게 썼으니깐요. 죄송하긴요. 소설을 읽을 때 정답이란 없으니깐 서로 다른 의견이 있을 수있는 건데요. 자동차 사고 날 때 서로 미안하다고 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처럼 이 경우도 그런 경우가 아닐까 싶은데요~

제가 이 때 이 책을 반즈의 책과 기리노 나쓰오의<물의 잠, 재의꿈>을 읽었는데, 우연히도 배경이 60년대였어요. 반즈는 60년대의 영국, 그리고 나쓰오는 60년대의 일본. 20세기에서 60년대는 변화의 움직임이 밀려와 사회적 변동을 이루어지기 시작하던 해라고 생각되요. 굉장히 중요한 십년일거에요. 폐쇄적이고 답보적인 기존 사회에 대한 개인의 자유와 반항 그리고 사회적 저항이 여러 형태로 (예를 들어 비틀즈나 롤링 스톤즈의 등장, 69혁명같은) 나타났던 십년이었으니깐요.

기억의집 2012-07-13 22:08   좋아요 0 | URL
두 작가는 60년대를 어떻게 묘사했을까요. 서로 연관이 안 될 수도 있는데, 제가 읽던 시기가 같아서 비교하게 되더라구요. 나쓰오는 르포기자 뮤라젠을 내세워 불안한 사회에서 사실과 진실을 찾아 헤맸고, 반즈는 토니를 내 세워 개인의 진실이 어떻게 기억에 의해 왜곡될 수 있는지 내 세웠는데, 반즈의 60년대는 나쓰오가 풀어내는 60년대보다 이야기의 힘이 약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뮤라젠은 온 사력을 다해 폭파범과 사건의 진실을 찾는데, 토니는 사변적이라고 할까. 머리 속에서만 모든 게 움직이더라구요. 그래서 내려 놓았어요. 저는 풍자나 비트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거든요. 그리고 에이드리언이 역사에 대해 그런 말을 할 때 그 누구도 반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게 뭔가 싶었구요. 토니가 그 말에 대해 찬성이드 반박이든 더 풀었어야 했는데, 두리뭉실 넘겨서 작가가 이 작품을 진심으로 쓴 것이 맞을까 싶었어요.

그냥 다른 누군가는 그런 관점으로 볼 수도 있구나, 가볍게 받아 주세요.^^근데 제가 저 한 문장으로 반즈를 비약한 것처럼 많은 분들이 저 대목을 읽고 역사를 저렇게 정의 내릴까 무섭긴 해요~

웽스북스 2012-07-14 00:50   좋아요 0 | URL
기억의 집님, 남겨주신 말씀 잘 읽었어요.

모든 소설이 다 하려고 하는 이야기가 다르고, 또 이야기하는 방식이 다르듯 모든 독자들이 원하는 소설도 다 다르게 마련이니, 이 책 자체를 받아들이는 게 모두가 다를 수 있다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이 책을 좋아하는 것 역시 제 개인적인 경험에 어느 정도 근거하고 있다고 스스로도 인정하고요 ㅎㅎ 암튼 저는 반즈가 이 책에서 기억을 다룬 방식, 혹은 인간의 기만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 등을 제법 좋아했어요. 아마도 제가 기만적인 인간이라서 그런가봅니다. ㅠㅠ

제가 이런 소재를 다룬 소설, 혹은 이런 묘사를 좋아하듯, 누군가는 이야기가 굵직하고 시대를 잘 그려낸 소설을 더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그 부분은 충분히 인정을 하고 있고, 어떤 부분에서 이 소설이 비판을 받고 있는지도 유심히 보고 있어요. (그만큼의 애정? ㅎ) 제 주변 분들도 이 책에 대해 엇갈린 평을 남겨주시고 계시고, 특별히 거기에 대해 반응한 적은 없었고요. 그럼에도 굳이 기억의 집 님의 글에 무례함을 무릅쓰고 글을 남겼던 건 여러 번 읽으면서 아무리 이해해보려고 해도, 제가 말씀드린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어요. 60년대 묘사, 이런 부분은 저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댓글로 또 남겨주셔서 재밌게 잘 읽었어요.

마지막 줄에 남기신 말 때문에, 한가지 더 첨언하자면, 역사에 대한 반스의 묘사에 저는 공감을 하는 입장입니다. 물론 역사에 대한 완벽한 정의는 될 수 없죠. 그렇지만, 역사를 대할 때 충분히 고려되고, 고민되어야 하는 지점이라고 봐요. 기록된 역사는 소중하지만, 당연히 한계를 가진 존재인 인간에 의해 기록되기 때문에 누군가의 관점이 반영될 수 밖에 없고, 그렇기에 우리는 기록된 것들을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내가 믿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의문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스스로의 생각을 계속 수정해나가는 것이 더 좋은 자세라고 믿고 있거든요. 기록된 걸 그대로 믿는 것보다 자꾸만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찾아보는 것, 그게 역사 앞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라고 생각하고 이런 자세는 강자의 헤게모니를 강화한다기보다는 대체로는 약자의 입장에 더 다가갈 수 있는 자세라고 보고 있어요. 이 시간에 반대로 누군가는 유럽에서 아우슈비츠가 날조된 것이라고 하는 역사의 기록을 보고, 그것을 절대적 진실이라 믿고 자라고 있을텐데, 그런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저 말이 불온하고 좌파적인 말이 될 수도 있겠죠.

어찌됐건,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요즘 애들 말로는 갑툭튀라고....) 드린 말씀을 언짢게 여기지 않으시고, 성의 있게 생각을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래저래 얘기하다보니 또 말이 길어졌네요. 저도 덕분에 작품에 대해 이런저런 더 생각을 해보게 됐습니다.

덕분에 알게 된 기리노 나쓰오의 작품은 보관함에 넣어놔야겠습니다. ㅎㅎ

아영엄마 2012-07-15 14:30   좋아요 0 | URL
뜸하시다 싶어 어디 안 좋으신가 했는데 댓글보니 기운이 딸리시나 봐요. 폭폭 삶아주시는 더위와 지루한 장마에 지치지 않도록 잘 드시고 기운차리셔요~.

저는 막내가 지지난 금요일부터 열감기로 일주일 가까이 열이 안 떨어져서 -어린이집에도 못가고 내내 집에서 쉬고 있는 중- 간병에, 놀아주며 보냈네요. 봄 감기 지나니 여름 감기라니, 이러다 일년 내내 감기 달고 지내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 이제 좀 괜찮아지긴 했는데 월요일까진 데리고 있어야 할까 봐요. (^^)>

기억의집 2012-07-18 21:26   좋아요 0 | URL
진짜 완전 기운 딸려서 죽겠어요~
게다가 방광염에 걸려서 더더더 죽을 맛이에요. 방광염에 걸려 걷는 것도 힘든데 친구 부탁이 있어 계속 외출을 했더니 방광염이 나을 기세가 안 보여요. 오늘은 약 먹고 좀 나아진 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방광염만 아니면 낼 만나자고 할려고 했더니 그것도 여의치가 않네요^^

연우를 데리고 있어야 해서 어차피 만나기도 힘들겠네요. 다음주부터 방학인데..뭐 상관 없겠죠. 연우 어린이집 보내면 다음주쯤 날 잡아서 만나 수다나 떨어요. 입도 근질근질한데~ 희망님은 제가 연락 할까요?

icaru 2012-07-17 17:21   좋아요 0 | URL
제가 뜸한 사이, 초대박 왕건이 페이퍼를 올리셨네요~ ㅎㅎ
마침, 같이 읽으셨던 책들(기리노 나쓰오의 소설이나 그 밖에) 이 또 다른 읽기 방식(?)을 제공하신 거네요. 이래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참으로 색다르고 아이러니한,,

전, 말씀하신 그 문장을 책에서 발견했을 때, 어디까지나 약자의 입장에서 해석했거든요. 당한 사람은 못 잊지만, 가해자들은 잘 잊어버리잖아요.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니까' 해버리거나..그러니까 기득권이나 강자들의 부정확한 기억을 가지고, 문서도 불충분하겠다~ 옳타구나 하면서 자기들의 확신이나 인식들을 자신과 타인에게까지 이것이 역사고 진실이다 라고 세뇌하는 거죠 그리고 진실은 저 너머에~~~ 요런 걸 꼬집은 문장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역으로 강자 혹은 가해자의 입장에서도 그런 둘러댐이 가능하겠네요~~

'소설은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다 라는 기억 님 말씀이 포인트인 것 같아요.

줄리언 반스는 소설가이지, 성실한 역사학자도 사회학자도 아니기 때문에,, 반스 나름의 역량은 인정을 하고 싶어요. 이 책 읽고, 그의 다른 작품도 읽고 싶다는 생각 들었거든요!

기억의집 2012-07-18 21:33   좋아요 0 | URL
기리노 나쓰오, 제가 왕재수 없어 하는 작가인데, 아, 그럼에도 왜 그렇게 줄기차게 읽어대는지 그 여잔 왜 그런 어쩔 수 없이 읽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때마침 도서관에서 기리노와 반즈의 책을 빌려왔는데, 어라, 같은 60년대가 배경이더라구요. 그래서 반즈책 읽다가 도저히 아니다 싶어 내려 놓고 기리노 읽었는데, 기리노의 소설은 손 놓기가 싫을 정도로 재밌더라구요. 아, 전 그렇게 물불 안 가리는 행동파가 좋아요~

웬디양님의 말씀이나 이카루님의 말씀을 들으니 그 문맥이 이해가 되요. 저도 두 분의 말을 들으면서 아 그럴 수도 있구나, 내가 비약했을 수도 잇구나 싶었어요. 어차피 소설 읽기란 오독의 즐거움도 같이 읽어 내려가는 것이니깐 저의 오독도 텍스트의 또 다른 읽기로 이해해 주세요^^

갑자기 반즈의 다른 책을 말을 읽으니깐, 제가 첨으로 반즈의 읽은 책이 플로베르의 앵무새였거든요.

기억의집 2012-07-18 21:38   좋아요 0 | URL
제가 반즈을 처음 알게 된 것이 90년대 후반에 회사에 다닐 때, 저의 회사에 외부영업인(잡상인이라고 썼다고 박시장님이 잡상인이란 말 없애자는 말이 떠올라 지웠어요)이 꽤 많이 오셨는데, 어느 날 사무실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는데, 외부영업하시는 분이 들어오시는 거에요. 예나지금이나 모질게 대하는 성격이 아니라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책을 하나 내밀면서 사 달라는 거에요. 그게 바로 반즈의 플로베르의 앵무새였어요. 삼천원만 달라는데,,, 책을 좋아하는 제가 안 샀을 수 없지요. 삼천원 주고 샀는데, 틈틈히 회사에서 그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나요. 반즈와의 첫만남이었어요^^

icaru 2012-07-19 17:09   좋아요 0 | URL
아하~ 진짜, 기리노 나쓰오 여사의 작품들은 가독성이랄까 흡입력 하나는 짱인거 같아요! 아웃도 아웃이고, 그로테스크는 그야말로 베개로 써야 할 판의 두께인데,, 읽는 건 순식간이 되버리더라고요.
하드보일드가 뭘 말하는지 몰랐다가, 기리노 나쓰오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이거군! 했어요!!
개인적으로 호기심이 생겨서,찾아봤는데,,ㅎㅎㅎ
그녀의 일대기랑 인터뷰 같은 건데요~ 언제 한번 펌질한 거 공개페이퍼로 돌려 봐야겠어요 ^^ 기억님은 궁금하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어쩐지 "이랬나네요 이 작가가"하면서 보여드리고 싶은 ㅋㅋㅋ

반즈의 작품과 첫만남을 한 일화는 기억 님의 성정을 볼 수 있는 에피소드네요~
마음결도 고우셔라~ ㅎㅎ 저 지금 겸색해 봤어요! 90년대에 출판된 플로베르의 앵무새 ㅎㅎㅎㅎ

아영엄마 2012-07-19 11:32   좋아요 0 | URL
아고, 저런.. 주말 지나는 사이에 좀 괜찮아지셨기를 바랍니다. 님 몸이 영 시원찮다 싶으시면 우리 만남은 뒤로 미루던가 하셔요.애들 방학했나요? 울 작은 아이는 내일, 큰 애는 다음 주 수요일에 한답니다.

태풍 지나가고 간간이 비소식이 있긴 하던데 희망님께 의향 물어보고 다음 주 중(수요일은 둘째가 오후에 어디 갈 예정이라 연우 마중 못하니 피했으면 싶고)에 날 한 번 잡아 보아요.

아영엄마 2012-07-19 15:20   좋아요 0 | URL
일전에 다카노 가즈아키의 <제노 사이드> 읽다가 신약 개발하는 프로그램 나오는 부분에서 물만두님 생각나더라구요. 정말 그런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싶었어요. 어제부터 사둔지 좀 된, 기리노의 <아웃>을 잡았답니다.요. 이 작가 작품은 보기 껄끄러운 면이 좀 있지요.

- 희망님께 문자 넣으니 언제든 좋다셔요~. 날씨 예보 찾아보니 월요일엔 비가 오고 그 뒤로 며칠 흐릴 것 같으니 화요일이나 목,금요일에 약속 잡아 보면 어떨까요? (님은 아이들 어디 맡길 수 있나요?)

희망으로 2012-07-19 22:48   좋아요 0 | URL
저 왔어요~~~^^
울 애들은 오늘 방학했어요. 벌써 지겨워요.
세끼 밥차려 줄 생각하니 한숨 나오고, 늘어지게 자고 폰만 들고 사는 아들 놈 보려니 속터지구요.ㅠㅠ
담주 아무때나 콜~
울 신랑 어제 인사사고 냈어요. 무단횡단하는 사람.ㅠㅠ 올해는 왜 이렇게 힘든일만 생기는지 모르겠어요.

기억의집 2012-07-19 23:06   좋아요 0 | URL
아고, 부군께서 인사 사고를 냈다고요. 지금 그럼 어떤 상태에요? 많이 다쳤나요? 정말 운전할 때 아무리 주의해도 갑자기 뛰어들면 피할 수가 없어요. 저도 지난 번에 갑자기 아이가 차로 뛰어 드는 바람에 심장 멎는 줄 알았어요. 다행히 브레이크를 잡아서 사고가 안 났지만요. 지금 어떤지 모르겠네요.

아영엄마 2012-07-22 23:39   좋아요 0 | URL
아고, 희망님께 힘든 일이 생기셨네요. 어쩐대요.. ㅠㅠ 모쪼록 큰 사고가 아니길 바랍니다. 이번에 만나면 위로주라도 마셔야 할 것 같아요.

- 희망님은 시간되신다니 기억님 일정 살펴서 날자 정해지면 (제가 깜박 잊고 댓글 확인 못 할 수 있으니) 문자 넣어주셔요~

아영엄마 2012-07-22 23:41   좋아요 0 | URL
아고 막내가 오후부터 열이 나기 시작하네요. ㅜㅜ 내일 병원 데려갈텐데 상태봐서 만나러 나갈 수 있을지 댓글 남길께요. (막내 계속 아프면 저 빼고 두 분이 만나시던가 해야 할 듯... ㅠㅠ)

기억의집 2012-07-25 21:42   좋아요 0 | URL
아영엄마님, 댓글이 너무 늦었죠. 제가 요즘 미쳤나봐요. 여기도 안들어오고... 흐흐 문자 보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