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허준이박사가 필즈상 받었다. 며칠 전부터 필즈상 유력한 후보였는지 허준이 박사 관련 유투브가 계속 떠서 봤는데, 영상에서 허준이 박사가 서울대 물리학과 재학중에 히로니카 헤이스케의 강의를 듣고 수학으로 자신의 진로를 정했다는 인생 항로는 인상적이었다.

히로니카 헤이스케가 31년생이니 지금 살아 있다면 거의 백살에 가깝다. 70세 무렵에 서울대 초청으로 한국에 와 한사람의 인생 항로의 나침판 역활을 했으니, 멘토는 이런 사람을 진정한 멘토라 할 수 있겠다.

몇년 전에 학문의 즐거움을 읽었는데, 내 기억이 맞다면 이 수학자의 수학 논문이 미국까지 알려지면서 하버드에서 헤이스케를 교수로 초청했는데, 그 때 하버드에서 헤이스케가 영어를 잘 못하자 일상 통역사까지 다 지원해 주었다는 글은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갑자기 어제 오늘 이런 생각이 들었다. 미국의 과학계든 수학계든 백인 남성 점유물이었던 저 자리에 일본인들이 저렇게 대우 받을 수 있었던 건 역시 논문이 아니면 안되는구나 하고 말이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자기 학문을 증명• 인정 받기 위해서는 논문만한 것이 없어 보인다. 토모가나 신이치로가 리처드 파이만과 공동으로 노벨상을 받었던 건 그가 미국에서 공부해서 얻는 것이 아니고 일본에서 공부하면서 쓴 논문이 미국의 물리학계에 알려지면서 이다. 거의 모든 일본 학자들이 일본 내에서 공부하고 쓴 논문이 미국에 알려지면서 그들의 존재가 부각되었고, 그래서 그 차별 심한 미국내 아카데미에서 일본 학자들이 부각되었고 학문적으로도 인정 받었다.

지금은 상황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미국 대학에서 인정 받은 일본인보다 일본 대학에서 공부하고 쓴 논문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인정 받는 비율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 일본의 학문을 알리는데 논문이야말로 일등공신이고.. 이러한 점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의 학자들이 일본 아카데미를 무시 못하는 것이리라. 일본인으로써 자부심이 뿜뿜 솟았을 것!

오늘 저녁에 아이들하고 허준이박사가 필즈상 받었다고 말했더니, 우리 아이들은 단번에 미국인이잖아! 라고 말하던데, 저 말에 서운하기는 했다. 뿌리는 한국인인데, 허준이 박사도 한국에서 공부할 여유(경제적인 걸 말하는 게 아님) 안되서 미국에 간 것이겠지만, 우리도 미국이나 유럽같은 시스템이 우리 대학보다 조건이 더 맞다고 생각해서 간 것이라면 우리 시스템을 변경해야 하지 않을까??

필즈상은 노벨상 버금가는 상인데… 미국인으로 수상하다니 안타깝다.

덧; 필즈상 이야기에서 가장 재밌었던 존 밀노어 에피소드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7-08 09: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필즈상에 한국계가 받은 것만으로도 저는 아이랑 넘 좋아했어요. 아이 친구중에 정말 수학을 좋아해서 수학과를 갔는데 그런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지 않을까 롤모델이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바람 *^^* 이 책이 그래서 상위검색어에 있었군요 ㅎㅎ

기억의집 2022-07-08 09:16   좋아요 2 | URL
그쵸. 진짜 자랑스러웠는데.. 울 아들은 미국인이잖아 하면서 심드렁해서, 요즘 애들은 저런가 했네요. 저는 학교 다닐 때 수학이나 과학에 흥미를 복돋아 주는 사람이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들 모르니깐 저절로 수포자, 과포자가 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stella.K 2022-07-08 10: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렇겠군요. 논문. 그걸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하긴 저부터도 논문이라면 저절부터 하니...ㅋ
저도 그생각 했어요. 그래봐야 미쿡인 아닌가 했는데 그래도 어쨌든 한쿡인 아닌가요?ㅋㅋ

기억의집 2022-07-08 10:21   좋아요 2 | URL
논문도 저작권이 다 있어서… 아인슈타인 논문도 저작권 없어도 번역이 안 된 현실이니.. 참 그렇죠. 우리는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는데… 애들은 미국인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해서 좀 놀라긴 했어요. 저의 아들은 방탄팬이 아님에도 방탄 군대 면제 해 줘야 한다는 입장인 애라.. 허준이 박사가 단순히 군대 안 가서 미국인이다라는 입장은 아닌 것 같어요. 미국에서 공부하고 미국인으로 탔으니 미국인이라는 입장!!! 다른 애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책읽는나무 2022-07-08 1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허준이 박사 필즈상 받은 것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뿌리는 한국인이니 같이 기뻐해야죠!!
같이 기뻐하고 우리나라도 좀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깨달았음 싶네요. 그럼 더 많은 한국인이 한국의 국적으로 큰 상 받을 기회가 더 많아질텐데 말입니다.
그래도 저런 인재가 있었다는 건 참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기억의집 2022-07-08 10:56   좋아요 2 | URL
그쵸. 미니님 지난 댓글에 썼지만 아마 미국 대학원에서 차별도 많이 받었을 것 같어요. 초창기에는.. 논문이 인정 받으면서 미국 대학이 지원을 했을 것 같은데.. 한국인이 필즈상 받은 건 자랑스럽지만 미국 대학의 시스템이 부럽기는 합니다. 한 명의 천재를 천재로 키운 거라서…

청아 2022-07-08 1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존 밀노어 에피소드 재밌네요. 수학,과학계의 이런 이야기들 너무 좋아요! 큰돈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가 아닌 학문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전염되는 연구가 늘어나길 바랍니다. 일단 그런 교육이 선행되어야겠죠 ^^

기억의집 2022-07-08 20:05   좋아요 1 | URL
전설적인 에피소드라는데.. 천재의 에피소드는 언제나 즐거워요~ 책으로 통해 본 미국 대학 시스템은 경제적인 지원까지 다 포함해서 밀어 주는 거라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것 같어요. 하지만 지원한 만큼의 성과가 없으면 가차 없긴 하지만.. 미국 시스템이 독특하긴 해요. 지금은 벤처 기업 차리느냐고 돈이 우선시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구글도 두 대학원생이 만든 기업에 천문학적 돈을 벌어다 줄 거라 생각하지 못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