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관한 책을 읽다보면 펄서를 발견했을 때의 에피소드를 흥미롭게 읽게 된다. 펄서는 규칙적인 전파를 보내는 중성자별인데, 그 소리를 처음 발견한 사람이 바로 조슬린 벨 버넬이었다. 어느 과학사를 읽던 이 사실은 분명하게 하고 있다. 조슬린 벨 버넬이 지도 교수가 만든 전파망원경에서 나오는 수많은 신호를 기록하는 어느 날 이상한 신호를 알아차렸고 지도교수인 휴이시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휴이시는 벨 버넬이 발견한 신호가 우주 저 멀리 중성별에서 나오는 신호임을 알아 냈고 그 공로로 1974년 휴이시와 마틴 라일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중성자별의 신호를 최초로 발견한 여성인 조슬린 벨 버넬을 무시한 체, 노벨협회는 휴이시와 마틴 라일에게만 수여하였다. 노벨 협회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조슬린 벨 버넬을 공동 수여자로 지명하지 않었던 것이다. 여기서 아쉬운 건 벨 버넬의 지도 교수인 휴이시의 태도였다. 휴이시는 버넬의 공로를 무시하고 자신이 중성자별의 신호 즉 펄서를 발견한 것처럼 행동한 것이다. 심지어 휴이시는 노벨상 시상식에 그녀를 초대하지도 않었다. 많은 과학자들이 팀으로 이뤄 과학적 성과를 이뤄낸 경우 그들과 함께 시상식을 누린 것에 비해 휴이시의 속 좁은 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조슬린 벨 버넬은 자신의 공로가 무시된 것에 개의치 않아 한다. 그리고 비록 노벨상을 받지 못했지만 권위 있는 상과 행정직을 맡었고 2007년에는 대영제국에서 주는 여기사 작위에 올랐다. 하지만 1974년에 그녀가 노벨물리학상을 수여했더라면 더 빨리 성공하지 않었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다. 그나마 그녀의 공을 인정하는 과학사가들 그리고 프리먼 다이슨 같은 영국의 물리학자가 있었기에 역사에 살아 남은 건 다행이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