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내가 만난 여성 과학자들 - 직접 만나서 들은 여성 과학자들의 생생하고 특별한 도전 이야기
막달레나 허기타이 지음, 한국여성과총 교육홍보출판위원회 옮김 / 해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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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관한 책을 읽다보면 펄서를 발견했을 때의 에피소드를 흥미롭게 읽게 된다. 펄서는 규칙적인 전파를 보내는 중성자별인데, 그 소리를 처음 발견한 사람이 바로 조슬린 벨 버넬이었다. 어느 과학사를 읽던 이 사실은 분명하게 하고 있다.

조슬린 벨 버넬이 지도 교수가 만든 전파망원경에서 나오는 수많은 신호를 기록하는 어느 날 이상한 신호를 알아차렸고 지도교수인 휴이시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휴이시는 벨 버넬이 발견한 신호가 우주 저 멀리 중성별에서 나오는 신호임을 알아 냈고 그 공로로 1974년 휴이시와 마틴 라일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중성자별의 신호를 최초로 발견한 여성인 조슬린 벨 버넬을 무시한 체, 노벨협회는 휴이시와 마틴 라일에게만 수여하였다. 노벨 협회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조슬린 벨 버넬을 공동 수여자로 지명하지 않었던 것이다.

여기서 아쉬운 건 벨 버넬의 지도 교수인 휴이시의 태도였다. 휴이시는 버넬의 공로를 무시하고 자신이 중성자별의 신호 즉 펄서를 발견한 것처럼 행동한 것이다. 심지어 휴이시는 노벨상 시상식에 그녀를 초대하지도 않었다. 많은 과학자들이 팀으로 이뤄 과학적 성과를 이뤄낸 경우 그들과 함께 시상식을 누린 것에 비해 휴이시의 속 좁은 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조슬린 벨 버넬은 자신의 공로가 무시된 것에 개의치 않아 한다. 그리고 비록 노벨상을 받지 못했지만 권위 있는 상과 행정직을 맡었고 2007년에는 대영제국에서 주는 여기사 작위에 올랐다.

하지만 1974년에 그녀가 노벨물리학상을 수여했더라면 더 빨리 성공하지 않었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다. 그나마 그녀의 공을 인정하는 과학사가들 그리고 프리먼 다이슨 같은 영국의 물리학자가 있었기에 역사에 살아 남은 건 다행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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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5-16 08: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과학사는 전혀 모르지만, [Don‘t look up]이라는 영화에서도 대학원생 제자가 혜성과 지구 충돌 가능성을 처음 알고 알렸지만, 결국 그걸 계기로 TV 스타가 되고 백안관 고위 정치인들 사이에 서게 되는 건 남성 교수(과학자) 더군요...

조슬린 벨 버넬의 이름을 이렇게 기억의 집 님 페이퍼 통해 알고 기억해보려합니다. 고맙습니다.

기억의집 2022-05-16 09:07   좋아요 2 | URL
21세기에도 그런 일이… 60,70년대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현재에도 저렇게 묘사되는 건 좀 그러네요. ㅠㅠ 저는 돈 룩 없을 안 봐서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지만, 옛날과 지금은 많이 달라졌을 줄 알았는데 영화에서 저렇게 묘사하면 어쩌자는 건지 이해가 안 됩니다.

미미 2022-05-16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이지 않는 여자들>에서
읽었는데 DNA발견에 큰 역할을 한 여성과학자를 노벨상때
제외시켰다고 하더군요. 미술계도 그런걸보면 이런일이
실제로는 얼마나 더 많을지...

기억의집 2022-05-16 19:32   좋아요 1 | URL
로잘린드 프랭클린 인 것 같은데.. dna가 이중 나선이라는 것을 x 레이로 확인 시켜준 사람이죠. 로잘린드 프랭클린이 요절해서 못 받은 것일 수 있어요. 노벨상 타기 전에 죽었거든요. X레이 촬영시 방사능에 피폭 된 것이 아닐까 추측하더라구요. 아마 마흔도 안 되서 요절한 걸로 알고 있어요!!! 진짜 재능 있는 여성들이 재능도 못 피우고 많이 사라졌죠. 그나마 과학계는 논문이라는 강력한 증거가 있어 과학사가들이 다 들춰내서 과학사에서 넘기지는 않으려 하고 있어요. 논문 진짜 중요한 것 같어요!!!

mini74 2022-05-16 1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술뿐 아니라 과학쪽에서도 잊힌 묻힌 혹은 공을 빼앗긴 폄하된 이들이 많은거 같아요 ㅠㅠ 저 이 책 사놓고 까먹고 있었던 ㅠㅠㅠ 집님 덕분에 찾아봐야겠어요 ㅎㅎ

기억의집 2022-05-16 19:37   좋아요 2 | URL
이 책은 읽기 쉬워서 아무 페이지나 맘에 드는 과학자 읽으면 되더라구요. 어느 분야든 이십세기 전에는 여성의 능력이 제대로 빛을 보지 못 한 것 같아요. 미미님에게도 썼지만 그나마 논문이 있어 지금은 여성 과학자의 성과를 제대로 알려줘서 다행이예요. 그리고 참 누가 이끌어 주느냐도 중요한 것 같어요. 아인슈타인 같은 경우는 막스 플랑크 아니였으면 그냥 묻혔을 거라 생각합니다. 논문과 재능을 알아봐주는 교수의 역활이….. 진짜 중요한 것 같어요!!

페크pek0501 2022-05-17 14: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분야든 여자라는 이유로 주목을 받지 못한 경우,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았을 거예요.
그런 이들이 앞으로 제대로 평가 받게 되길 바랍니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고요.

기억의집 2022-05-17 14:52   좋아요 2 | URL
그렇죠. 여자라는 이유로 제대로평가 받지 못하고 묻히는 경우가 너무 많어요. 그나마 과학계는 연구 자료. 논문, 실험이 남아 있어서 재평가가 이뤄지는데 다른 분야는 참 그냥 나가떨어지는 것 같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