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석훈의 글을 좋아해서(이 분 책 읽어보면, 진짜 행동하는 평등자이심) 책 낼때마다 구매해 읽었다. 그러다가, 몇년 전에 우석훈의 어떤 말이 맘에 안 들어 그 후론 안 읽었는데, 미미님 페이퍼에서 보고 어제 구매해 오늘부터 조금씩 읽고 있다.

처음부터 쎄게도 젠더 문제를 가볍게 다루고 있는데, 나는 남매를 두고 있는 사람이라.. 우석훈보다 더한 젠더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이집은 아들둘이니 반페미를 외쳐도 부부가 합심해 아들들과 싸우면 되는데, 우리집은 한 놈은 게임에 미친 반페미 이십대남과 래디컬 페미인 딸이라… 둘 상대하기도 버겁다.

예를 들어 아들과 공산주의에 대해 말하면, 내가 말하려고 하는 공산주의에 대한 의미는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본인들만의 좁은 지식으로 떠들어 대는 커뮤니티 말에 복종하는 듯해서 서로 얼굴 붉히며 며칠씩 서먹해지기도 한다. 이젠 요령이 생겨 덜 부딪히려고 노력하고 있고,

딸애도 마찬가지. 난 여성편에 서 있고 여성이 얼마나 지금까지의 지위에 도달하기 위해 애썼는지 알기에 반페미 진영의 논리는 들은 척도 안 하지만, 딸애가 열렬히 지지하는 래디컬페미도 맘에 안 든다. 이 문제로 또 싸우다 아들과 마찬가지로 서로 서먹해져서 한 집에서 얼굴 안 보려고 한 적도 있다.

결국에는 아예 이야기조차 꺼내지 않지만, 아들과 딸은 아예 둘이 말조차 하지 않는다. 서로의 입장이 확고해서.. 둘이 말할 필요가 있을 때는 나를 통해 전달한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일이지!! 했는데, 지금은 그려려니… 하고 산다. 본인들의 인생인 걸, 내가 가르치려고 들기도 뭐하고.. 그리고 가르치려고 하는 거 이십대는 거부하므로 나는 내 가치관대로 살기로 했다

2. 어디든지 와이파이 되는 거 보면, 공산주의 개념이 강한 나라인데, 이십대들은 멸공을 외치니, 조만간 공공 와이파이 다 없애야 할 것 같다.

3. 우석훈은 이십세기 들어 많은 나라에서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예전에 요즘 애들, 이란 책에서도 이런 문구 봤는데,

나는 도대체 저 말이 왜 나왔는지, 어디서 나왔는지 궁금하다. 꽤 오랜 독서 생활 했고, 무수히 많은 매체를 통해 다른 나라도 우리 나라의 삶을 간접적으로 읽고 있지만, 책이나 매체를 통해 풍족한 세대를 만난 적이 없다. 심지어 풍요롭다고 알려진 미국조차, 경제적이든, 인종차별이든, 여성문제를 다룬 책들을 읽어 보면, 그들의 삶이 전적으로 풍요로웠다고 말하기 힘들다. 우리는 헐리우드 이미지에 너무 매몰되어 있어 착각하는 게 아닐까?

나도 좁은 시야, 좁은 지식, 좁은 컨텐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꾸준히 읽고 다양한 삶을 읽어온 사람으로서 저 말은 참 수용하기 어렵다.

우리 세대 또한 풍요로움과는 거리가 멀어서 더 문구의 의미가 공허하게 다가오는 듯!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미 2022-01-22 23: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기억의집님ㅋㅋㅋ아 두 자녀들 때문에 중간에 난처하셨겠어요. 완전 딜레마네요. 각자 생각이 판이하게 다르니 말이예요! 저 그때 글 올린날 주문했는데 무슨일이 있었는지 3일전에야 받았어요. 빨리 읽고싶은데 이책저책 왔다갔다 정신없네요. 그래도 조만간 저도 시작하겠습니다. 굿밤되세요^^*

기억의집 2022-01-22 23:28   좋아요 4 | URL
ㅎㅎ 예약책이어서 그런 가 봐요. 저는 애들이 다 성인이라서.. 본인들 입장과 주장이 확고하네요. 얼굴 붉히는 일이 너무 많어서 이제는 서로 편한 말만 합니다. 밥 먹을래? 뭐해? 정도만… 크면 다 떠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울 아들 보면서 이십대남자에들한테 관심도 생가고 반감도 생기고 그러네요!!!

mini74 2022-01-23 09: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집안이 냉전시대인건가요 ㅠㅠ 저희 아이도 20대. 걱정이 많아집니다 아직은 정치나
젠더문제에 상식적인 생각을 하는 거 같은데 , 친구 중엔 극단적인 아이들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ㅠㅠ

기억의집 2022-01-23 10:35   좋아요 4 | URL
말 한마디 서로 부딪히고 서로의 의견을 이야기 하려다보니 얼굴 붉히고 감정 상해서 말 며칠씩 안 할때도 있어서… 저랑 애들은 이슈은 아예 이젠 이야기 한 해요 ㅠㅠ 대충 일상적인 이야기만 하고 애들은 서로 말 안 한지 몇 년 되었어요. ㅠㅠ 점차 나아지겠지 했는데, 더 멀어지는 것 같더라구요. 밥 먹는 시간도 달라서 같이 있는 때도 없고… 저도 서로에게 뭔가 해줘야 하나 했다가 지금은 아예 포기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이제 누구 편을 들어줄 수가 없어서 아예 침묵하는데, 미니님은 아드님하고 대화 시도 해 보세요. 애들이 생각보다 보수화 되서 말 진짜 안 통합니다. 심지어 언니 아들인 조카와 이야기 하다 내가 너무 뭘 모르나 했을 정도입니다. 우리집에서 윤석렬에게 호감간다고 했을 정도니깐요!! 반페미는 말도 못하고.. 같이 이야기하다 보면 펨코 같은 커뮤말에 선동되서 .. 말하기가 힘듭니다!!!

stella.K 2022-01-23 18:03   좋아요 1 | URL
헉, 미니님 자녀분이 그렇게 장성했어요?
언젠가 미니님 목 보니까 넘 매끈하고 예뻐서 아직 젊은 분인가 보다 했는데ᆢ😅
정말 가족은 어느 정도 크면 독립을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커서도 같이 있으면 불편하고 할 말도없고 그렇게되는 것 같어요. 가끔 만나면 그나마 서로에 대한 궁금함도 있고 할말도 생기고 그러는 거 같습니다. 정치는 뭐 접고 얘기해야지 그건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201호나 202호나 똑같다잖아요.ㅠㅋㅋ

기억의집 2022-01-23 19:40   좋아요 2 | URL
스탤라님 그래도 왜 동지의식 같은 거 있잖어요. ㅎㅎ

mini74 2022-01-23 21:21   좋아요 1 | URL
올해 신입생이 됐답니다. 젊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스텔라님 *^^*

2022-01-23 1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23 1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2-01-23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제적인 양극화가 심각해지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이전보다 더 좋은 점도 많지 않을까요.
몇 년 전부터 부모세대보다 더 .. 라는 이야기 본 것 같긴 해요.
이전보다 원하는 수준의 생활을 유지하는데 그만큼 많은 것이 필요해졌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아요.
잘읽었습니다. 기억의집님, 주말 잘 보내시고, 좋은 밤 되세요.^^

기억의집 2022-01-23 21:38   좋아요 1 | URL
요즘 특히 그러네요. 누가 들으면 우리 삼사십대들이 엄청 잘 사는 세대인 줄 알겠어요. 우리 세대는 부모 세대에게 도움조차 받지 못하는 세대라 집 살때도 스스로 융자 끼고 사고 그러는 세대인데… 도대체 저 말 누가 만들어낸가요??? 전혀 공감이 안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