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것은 아프다
토니 버너드 지음, 이현 옮김 / 문학의숲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십이 넘으면서 몸속에 꼭꼭 숨어있던 여린 상처들이 하나씩 속살을 드러낸다. 전에 없었던 비염이 꽃가루 날리는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고, 여기저기 신호를 보내오는 내몸을 보면서 괜히 짜증스럽기도 하다. 언제나처럼 청춘일것 같았던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고 멀게만 느껴졌던 부모님의 모습을 닮아가는건 아닌가 씁쓸하다. 노후를 위한 준비운동은 젊었을때부터 해야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 있지만 생활패턴에 물들은 지금의 현실을 당장 바꾸는건 힘이든다. 그래서 사람은 아파봐야 그 소중함을 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법대교수였던 토니 버나드는 남편과의 여행을 다녀오고나서 만성병에 시달리게 된다. 내일이면 훌훌 털고 일어나겠지라고 생각했던 그 만성병은 마음을 조금씩 비우게 만든다. 그리고 아프기 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명상프로그램과 불교사상을 공부하게되고 그녀는 아픈몸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는데...

 

사랑하는 손녀딸의 손을 잡고 산책하고 싶지만 몸이 허락하지 않아서 힘들어하는 토니 버나드. 남들한테는 아무것도 아닌 일상의 생활이 그녀에게는 더이상 일상이 아니다. 그런것에 욕심을 내어서도 안된다는 걸 알아가면서 우리에게 병의 아픔에 다가가는 법을 하나씩 가르쳐 준다. 그녀 역시 그 아픔에 쉽게 동조되고 쉽게 다가갔던 것이 아니기에 우리 모두에게 '그 언제라도 무든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말하려 한다.

 

"또 왔네, 인생이라는 날씨가, 이건 바람일 뿐이야. 어디로든 불 수 있어."

-본문중에서

 

아프고나서야 보이기 시작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너무나 소중하지만 아프기 전에는 느끼지 못하는 것들, 그것들을 아픔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책으로 느끼게 한 시간이었다. 살아가는 동안에 부딪히게 되는 한 부분이라는 생각도 들고 나에게만 벌어지는 일들이 아니라는 생각도 공감이 가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