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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노릇 지침서
이시카와 유키 지음, 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었다. 그래서 꼬물거리는 아이를 보면서 이제 이 세상의 모든 행복을 너에게 주고싶다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친정엄마가 나를 낳아서 이런 생각을 했겠구나 생각했다. 열달의 짧지않은 기간동안 나의 분신으로 자라준 아이에게 아까울게 없다는 생각을 하면 보드라운 피부에 매일 뽀뽀세례도 아깝지 않았으니까.
엄마가 된다는 건 또 한번의 경험과 또다른 삶을 준비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의 어머니들의 무한한 사랑과 희생에 따라가지는 못하겠지만 엄마가 된다는 건 기본적으로 내 아이를 잘 키우고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당연한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이 말하는 시대가 변하면서 바뀌는 엄마풍속도가 씁쓸하기도 하고 문제 부모가 문제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폼생폼사에 물들은 아이와 엄마, 내 아이가 최고여야 한다는 생각, 단체사진에서 내 아이가 중앙에 찍히지 않았다고 대드는 엄마,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길러주지 못하고 학교에 보내는 엄마, 그래서 젓가락 대신 포크를 사용하고 남자아이가 화장실에서 엉덩이를 보이며 일을 보는 모습, 기다려주지 못해서 단추를 채워주는 엄마, 신발끈을 묶지 못하는 아이에게 찍찍이 신발을 신기는 엄마, 이런 엄마들을 보면서 한심하다는 생각과 함께 정작 내 아이의 미래를 갉아먹는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엄마들이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엄마가 되긴 쉬워도 엄마노릇은 어렵다. 공주로 자란 아이들은 엄마가 되어 자신이 낳은 아이가 하나도 이뻐보이질 않는다. 엄마노릇이 힘에 부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는 친정엄마가 키우고 자신은 친구들을 만나고, 귀차니즘에 빠진다. 이런 엄마들은 아이를 야단치거나 아이의 성장을 보면서 행복을 느낄줄 모르는 유형의 엄마들이다. 차를 버리듯, 아이를 포기하는 엄마들은 정말 부모 자격증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준비가 안된 엄마들의 엄마노릇을 보면서 '이런 엄마도 있을까'싶을 만큼 문제의 엄마들을 보면서 아니겠지하는 마음도 한켠에서 자리잡는다. 지은이 이시카와 유키는 일본 사회를 발칵 뒤집는 충격적인 글들을 발표했는데 이 책 또한 그런 충격을 던져주는 책이다. 그녀가 취재를 하면서 엄마들의 모임을 다니면서 스스로 좋은 엄마라고 느끼는 엄마들의 실태도 보여 준다.
문제아 뒤엔 문제의 부모가 있다고 말한다. 아이들을 위한 정말 좋은 엄마가 어떤 엄마인지를 이 책을 보면서 내 스스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엄마가 되어서도 변하지 않는 비뚫어진 피해의식과 손해본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내 아이를 행복하게 지켜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사는 것, 그것이 엄마가 목표로 삼고 걸어가야 할 길이 아닌가. p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