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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난장이 미짓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다산북스)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좋아하는 성장 소설의 작가 팀 보울러의 최신작!, <꼬마 난장이 미짓>은 작가가 직장 생활을 하며 새벽에 일어나 직장에 나가기 전에 쓴 글이라고 한다. 이 책으로 청소년문학상을 받으면서 이름을 알렸고 뒤이어 나온 <리버보이>가 또다시 카네기메달을 수상하면서 성장소설 작가로서의 자리매김을 굳히게 되었다고 한다.
작고 볼품없고 말부터 얼버부리는 열다섯살 주인공 미짓은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로부터 증오의 대상이 된다. 엄마를 잃은 형(셉)은 그 원인이 동생이라고 생각하고 남들이 볼때는 더없이 착하고 동생을 위하는 것 같지만 둘만 있을때는 폭언과 폭력을 서슴치 않는다. 두려움의 대상이 형이라는 걸 표현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미짓은 자주 발작을 일으키게 된다. 자신의 뜻대로 몸이 움직이지 않는 미짓은 차츰 형을 향한 분노가 깊어간다.
조선소에 매일 드나드는 미짓은 노란색 요트를 보러 나가게 되고 거기서 페인트 칠을 하는 이상한 노인을 만나게 된다. 노인은 기적이라는 단어를 말해주고 간절하게 원하면 그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완전하게 그려보고 완전하게 원하고 완전하게 믿어라. 라고 말하는 노인은 죽으면서 그의 요트를 미짓에게 남긴다. <미라클 맨>이라고 이름붙인 그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갈때 미짓은 마음속으로 그림을 그린다. 노인이 말했듯이 마음속 또렷한 그림을 그리면서 바다의 바람의 방향을 움직이고 그토록 미워하는 형에게 복수를 결심한다. 미짓은 요트경기에서 우승을 하지만 죽이고 싶은 형이 다쳤을때는 혼란에 빠진다...
셉이 어느날 갑자기 잃어버린 엄마대신 장애를 가진 동생이 생겼을때의 그 상처와 고스란히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미짓의 관계에서 어두운 분위기는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형제간의 증오의 벽은 서로 다르지만 어쩌면 그게 사랑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리버보이>와 <스타시커>에서 보여줬던 아름다운 언어들, 그리고 뭔가가 잡아 당기는 듯한 신비로움들이 책의 매력이었듯이 이번에도 그 신비로움의 이름을 기적이라는 단어로 만들어 낸 책이다. 결말이 주는 따뜻한 배려가 있어 성장 소설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책속으로 끌어당기는게 아닌가 싶다.
책을 읽으면서 기적을 생각하는 미짓의 화해와 용서는 끝내 울음을 터뜨리게 만들었고 자기희생으로 절망이 아닌 스스로를 선택하는 순간을 표현한 작가의 이야기에서 따뜻한 울림을 본다. 책이 나올때마다 극찬과 많은 상들을 확보하는 작가의 언어들이 이번에도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 것 같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하고 같이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밤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누구도 새벽에 이를 수 없다고 했던가요. 이것은 바로 그 새벽에 건져 올린 이야기이며, 우리 인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팀 보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