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방 동시 저학년을 읽고 나면 중학년에는 한단계 수준이 올라간 느낌을 받는다.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느끼게 되는 수준이다. 아이가 커가면서 몸과 함께 마음이 자라는 걸 느끼는 동시들이다. 머리말에서 선생님이 특히 아빠들에게 읽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하루에 한편으로 아이와 사랑을 주고 받으라는 말처럼 가족이 모이는 곳에 두고 시 낭독의 시간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새싹모자> 신현득 시인의 시에서는 시골의 냄새를 풍긴다. 새싹 모자를 쓴 콩과 호박이 주인공이다. 새싹 모자를 쓰고 겨울을 지나는 많은 씨앗들의 비유를 새싹 모자로 표현해낸다. 김용택선생님은 따가운 햇살에 몸이 타 버릴 것 같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나는 새싹 모자가 이불속 같다는 생각을 한다. <꽃잎> 정채봉 시인의 시는 여러번 읽으면서 외워진다. 새한테 말을 걸면/ 내 목소리는 새소리/ 꽃한테 말을 걸면/ 내 목소리는 꽃잎 p36 그래서 아무에게나 말을 걸어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속삭이는 소리를 들어보는 것 같다. <연필나무> 이혜영 시인의 동심이 나의 학창시절의 동심을 꺼내보게 한다. 연필이 닳아가면서 일기도 많아지고 지웠다가 다시 쓴 이야기들이 많은데 연필을 심으면 그 가지 끝에서 열리게 될 낙서와 일기를 걱정하는 아이의 마음을 표현한다. 연필이 작아지면 볼펜대에 끼워쓰던 생각이 나는데 김용택시인은 대나무에 끼워썼다고 하네. <콩, 너는 죽었다> 김용택 시인의 시. 이 시는 읽을 때마다 웃음이 난다. 잘 말린 콩대를 마당에 널어놓고 콩타작을 하면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른다. 막대기로 치는 순간 쥐구멍으로 들어가는 콩을 보면서 쓴 시라니 시인의 유머와 재치가 오래도록 이 시를 좋아하게 만든다. 시와 함께 그려진 그림을 보면서 이번에는 시를 읽고 그림으로 그려보는 것도 훌륭한 독후 활동이 되겠다. 아빠가 시 낭독을 하고 아이들이 도화지를 꺼내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림과 함께 조금씩 시와 가까워지는 걸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