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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격증이 필요해요 - 엄마학교 Q&A
서형숙 지음 / 큰솔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아이를 어느정도 키우고 나서 새삼스럽게 유아들을 보면 나도 저런때가 있었나싶다. 갓 태어난 아이들만의 냄새에 빠져 입이 귀에 걸린다. 내 아이도 이렇게 예쁘고 이렇게 사랑스러웠을까. 첫아이를 낳았을때 저도 처음이고 나도 처음이라 허겁지겁 키우기에 바빠 육아에 대한 짤막한 지식하나 준비하지 못한채 두돌이 지나고 다시 둘째를 낳았을때는 한동안 천덕꾸러기가 되어야 했던 걸 기억해낸다. 생각해보면 나는 좀 성격이 급하다. 기껏 준비하고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바지를 갈아입는다,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가지고 가야된다, 하면서 입씨름을 하는통에 땀을 뺀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마트에라도 가면 사고 싶은 장난감앞에서 얼마나 시간을 뺏었는지...그래서 다시는 안간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던 기억들...
이 모든게 내 아이가 잘 자라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내 아이가 그저 평범한 아이가 아니라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그런 아이가 지금 중학생이 되어 외출한번 하려면 있는 옷이란 옷을 다 꺼내 구색을 맞춰 입고 나간다. 사춘기라 그렇기도 하지만 어릴때 내가 맘대로 ’이건돼, 이건안돼’하면서 너무 내 식으로 키우지는 않았나 걱정이었는데 커서보니 아이 나름대로의 감각이 있었다는 걸 느낀다.
아이가 엄마한테 모방을 배울때 엄마는 아이에게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아이만 배우는게 아니라 엄마랑 놀이로 같이 배우고 즐거워 하면서 사랑이 자라고 있는 중이다.
아이를 혼낼때 큰소리로 말하던 습관은 아직도 그대로다. 큰소리로 말할때 그만큼 거부감을 가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중학생 딸아이가 가끔 ’엄마는 살살 말해도 될 걸 왜그리 소리는 지르느냐’고 한다. 다행히 착하게 커준 아이들이지만 엄마가 변해야 아이가 변한다는 생각에 자꾸만 고개가 숙여진다.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 있다. 아이들에게 고독할 시간을 주라고. 기다리지 못하고 생각의 틈새에 자꾸만 엄마의 생각대로 움직이려 하다보니 아이와 트러블이 생기고 무력한 아이가 되어 간다고. 나는 그 말을 아이와 거리가 멀어질때마다 생각한다. 손을 잡고 바깥나들이를 갈때는 아예 시간의 여유를 두고 간다는 걸 생각해야되고, 아이가 하는 말을 끝까지 들어줘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걸.
엄마 자격증은 그래서 필요한가보다. 결혼과 동시에 엄마 자격증을 통과해서 아이들을 키운다면 훌륭한 부모와 자식이 되지 않을까.
이 책은 엄마인 사람들, 아빠인 사람들, 그리고 초보 엄마가 되려는 사람들이 읽고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기회의 책이다. 아이들은 부모를 통해서 세상을 배운다는 걸 아이를 키우다보니 알게됐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고 하지 않는가. 나는 내 아이에게 어떤 부모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