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엔 혐오가 살고 있어. 스콧, 제발 날 좀 구해 줘! 표지에 이렇게 적혀있다. 혐오가 누굴까? 한번쯤 의심해 본다. 앤의 집 지하실 우리에 갇혀 있다는 그 비밀스런 정체는 책의 중간부를 넘길때까지 눈치를 못챈다. 가끔은 마사(앤)가 언니 이야기를 하지만 우리 속에 갇혀있는 괴물에 대해선 언급이 없다. 대신 집안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칙칙함과 무거운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언연중에 느끼게 한다. 누더기 앤이라고 아이들이 놀리지만 원래의 이름은 마사고 열네살이다. 어릴때부터 엄마가 만들어 준 옷을 입었기때문에 모든 아이들이 그런줄 알았단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놀리고 싫어하는 왕따지만 대꾸보다는 피하는 쪽을 택하는 마사는 학교를 마치면 곧바로 집으로 향한다. 돌봐야 할 혐오가 있으니까. 그리고 그의 부모들은 ’의로운 사람들’의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 말라하는데... 우리 집엔 혐오가 살고 있어...이 한마디를 읽은 이상 혐오라는 이상한 동물이 개일까?싶기도 하고 매일 매일 들여다보고 밥을 준다니까 혹 사람이 아닐까 싶기도 하면서도 설마?하는 상상은 뒤로 미뤄둔다. 마사도 언니처럼 열여덟살이 되면 가출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마사에게 스콧이라는 남자아이가 다가온다. 평범한 가정에 따뜻한 부모님을 둔 스콧은 점점 마사에게 마음을 여는데, 절대로 오지 말라고 하는 마사의 집이 궁금하기만하다. 장을 보러나온 마사의 어머니 뒤를 밟던 스콧은 기저귀를 사는 걸 보게 되고 마사를 통해서 언니가 낳은 대여섯살의 남자아이 얘기를 듣게 된다. 처음엔 괴물일지도 몰라 악몽에 시달렸다는 마사는 지하실에서 살고 있는 조카를 언니에게 보내려하는데...부모님의 어긋난 자식 사랑과 ’의로운 사람들’교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걸 무엇보다 싫어했던 그들의 세상 사는 방법이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전반부에는 왕따를 당하는 마사가 스콧을 만나면서 용기를 내는 부분이 강세였다면 후반부에서는 괴물로 알았던 혐오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팽팽한 분위기는 극에 달한다.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행복해하지 못하는 열네살 소녀 마사는 언니가 열여덟을 기다려 가출한 것처럼 열여덟이 되기만 바란다. 그게 왕따를 당하면서도 꿋꿋히 버티는 힘이었다니.. 스콧을 만나기 전까지. 그리고 스콧을 만나면서 그동안의 잘못된 생각에서 빠져 나올 수 있게 된다. 그게 십대의 사랑인가? 스콧이 내민 손을 잡는 마사나 위험을 감수하고 마사네로 들어가는 스콧이나 십대만이 할 수 있는 용감한 사랑의 방법인가 싶어진다. 대표적인 청소년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로버트 스윈델스의 [누더기 앤]이었다면 그의 다른 책 [사라지는 아이들]도 꼭 보고 싶다. 십대들에게 좋은 책읽기가 될 것 같아서다. 물론 엄마와 아이가 같이 읽게 된다면 더 좋겠고. 아이를 키우다보니 성장소설은 많은 관심이 가게 되는 소설이다. 세상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생각도 한번쯤 해보고 내 아이들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니까. 혼자만 읽기가 아까워서 열네살아이에게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