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중학생
타무라 히로시 지음, 양수현 옮김 / 씨네21북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홈리스 중학생.

박스를 입에 대고 있는 저 남자. 이 책이랑 무슨 연관이있을까? 한번쯤 궁금해졌을게다. 제목에서 주는 평범하지 않는 생활. 열세살 소년의 못말리는 홈리스는 시작된다. 타무라 히로시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는 이 소설은 읽는 내내 올라간 입꼬리를 내릴 수 없게 만든다. 그러면서 엄마를 생각하고 형과 누나를 생각하는 착한 소년의 모습을 보면 왠지 가슴 한쪽이 짜안한 느낌도 동시에 받을 수 있게 된다.

"...각자 알아서 열심히 살아주세요.---해산!!" p13 이 무슨 말인가? 여름방학 종업식날 아버지의 이 말에 모두들 얼떨떨해하는데...형과 누나 그리고 타무라는 집이 없어져버린다. 집과 가까운 마키훈 공원에서 기거하기 시작하는 타무라는 그 '똥미끄럼틀'아래서 잠을 자고 자판기를 뒤져서 나온 동전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그러던 날 구세주가 된 친구 요시야가 나타나고, 친구네에서 지내게 된다. 그리고 요시야의 부모님과 동네 사람들은 타무라의 형제들이 기거할 수 있는 집을 마련해주게 된다. 중학교를 무사히 마친 타무라가 고등학교를 가게 되고 엄마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쿠도 선생님의 상담으로 다시 힘을 내는데...

정말 현실에서는 어려울 것 같은 극한 상황이지만 타무라는 전혀 어두워보이지 않는다. 그가 개그맨의 생활을 하고 타고난 긍정의 천성때문이라서 그런건지는 모르지만 해산!을 외치는 아버지나 그 한마디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형제들이나 다들 이해안가는 웃기는 집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힘들게 친구네 집에 들어간 타무라가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아빠는 능청스럽게 "히로시, 어디 가냐?".."그럼, 해산!". 뭐 이런 대사가 있을까 싶다. 엄마가 죽고 홀로 된 아버지가 힘들었을 것은 이해가 가지만 집없이 떠돌아 다닌 아들에게 하는 한마디가 고작 해산!이라니...

타무라의 아무렇지도 않는 대사들이 읽는 사람들에게 웃고 울게 만든다. 어렵게 자라긴 했지만 개그맨이 되어 있고, 인생 그 자체가 드라마인 그는 열심히 살고 있단다. 유명한 작가도 아니고, 인기 연예인도 아닌 그의 이야기는 일본 독자들을 울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열세살에 거친 풍파를 만난 타무라가 친구의 부모와 주위분들을 만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매사에 긍정적이고 유쾌한 지금의 개그맨 타무라가 있었을까. 아마도 주변의 좋은 분들의 따뜻한 시선들이 있어서 힘을 내고 일어서지 않았을까하는 마음도 가져본다. 배고픔을 참아보고 따뜻한 온수에 온 몸이 녹아나는 기분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들이 온전히 타무라의 이야기를 이해하기는 힘들것이지만 중학생인 아이와 이 이야기를 주제로 대화해 보는 시간을 가지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어려운 현실에 맞서서 우리들에게 웃음까지 선사한 타무라 히로시의 행복한 웃음이 덩달아 기분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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