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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후 더 뜨겁게 살아라 - 정년 후를 위한 생생 교과서
가토 히토시 지음, 김성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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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은 정년이 따로 없는 것 같다. 평생 직장으로만 알던 회사도 자고나면 정리해고에 쓰러지기 일쑤고, 세계 경기마저 나빠져 있는 지금은 더욱더 안정빵이라고 느끼던 직장은 없는 것 같다. 정년의 나이를 굳이 따지자면 일을 할 수 있는 나이로 정하면 될까? 우리집은 일정한 소득이 없어서인지 정년이라는 말이 꼭 공무원이나 대기업의 사람들을 일컬어 말하는 것만 같다.
정년후에 맞이하는 삶이 두려움이 아닌 설렘의 시간이라고 말하는 지은이. 생애 딱 한번만 오르려던 후지산을 그것도 일흔이 가까운 나이에 오른 교사의 이야기를 보면 나이와 도전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에 생애 한번만이었던 계획이 칠십대, 팔십대에 다시 산을 오르는 걸 보면서 정년후에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멋져 보인다.
예순에 정년을 맞이한다는 가정하에 남은 정년후의 시간을 계산해보면 열심히 일하고 노동한 시간과 비슷하단다. 8만시간. 어떻게 보낼것인지 충분히 고민할만 하다. ’돈은 적고 시간은 많은 것’이 정년후의 삶이다. 건강하고 활기차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충분하다.
정년후...더 뜨겁게 살아라. 제목으로 봐선 뭔가 뜨거운 삶이 펼쳐져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 그런 사람도 있었다. 팔십의 나이, 구십의 나이를 무색케 할 정도로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 하지만 뭐랄까. 조금 부족한 뭔가가 있다. 지은이가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대기업의 간부였거나, 사회계층에서 어느정도 자기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의 비중이 높아서일까. 평범한 사람들이 느끼는 정년후의 삶이 부족해 보였다. 제목처럼 더 뜨겁게 열심히 건강하게 살다가면 참 좋을테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회사에 다니던 샐러리맨 시절은 리허설, 그 후 인생이 바로 생방송이었다"라고 말할 수 있었던 정년 퇴직자들을 만난 것도 지은이에겐 행운인 것 같다. 가끔 티비에서 정년퇴직한 사람들, 한때는 잘 나가던 사람들도 평범한 노인으로 소일하는 걸 보면서 미래의 우리들 모습을 엿보는 것 같아 씁쓸했는데 정년후에 또다른 기회를 맞이하고 도전하는 사람들의 짧은 엿보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