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시골에서 컸던 나는 캄캄한 저녁엔 밖을 나가지 못했다. 온갖 귀신들이야기를 많이 들었던터라 무섭기도 했지만 저 멀리 반짝이는 도깨비불이 무서워서 화장실에도 혼자 못갔던 기억이 난다. 할머니의 구수한 입담으로 들었던 도깨비 이야기들.. 그속에서 감초처럼 들어와 우리들에게 재미를 주던 도깨비... 표지에 고리짝도깨비가 책을 읽는 모습이 순진스럽기만하다. 아마도 도깨비 이야기가 아닌지 싶다. 돈궤짝으로 쓰던 고리짝이 영물이 되어 고리짝도깨비가 된다. '형님'하면서 찾아온 공책도깨비와 빗자루도깨비가 합세하고 부자들에게서 훔친 돈을 쌓아둘 도깨비집을 지으려한다. 명당을 찾아서 술수를 부리는 도깨비들은 가난한 선비를 만나 내기를 하게 되는데..선비가 낸 문답을 찾아서 세종대왕을 찾게 된다. 세종대왕은 도깨비들에게 책방 심부름을 시키고 책방을 다녀온 세도깨비들은 책방가는 기쁨과 책 사는 기쁨, 그리고 책 읽는 기쁨을 알게된다. 책을 열심히 읽는 세도깨비들.. 캴캴캴캴캴~ 거리면서 웃는 모습에서 한바탕 따라 웃는다. 내기에서 진 도깨비들은 선비가 돈이 없어 건물을 못짓자 돈자루를 들고 선비를 찾아가고 도서관 건물이 올라가게 된다. 도서관 간판 이름은 <책읽는 도깨비 도서관>. 산책나온 아이의 풍선을 낚아채기도 하고, 아가씨가 먹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슬쩍해서 먹는 귀여운 도깨비들, 명당자리에 기둥을 뽑고 똥벼락을 날리는 도깨비들의 모습은 언제봐도 재미난다. <책읽는 도깨비>는 동화작가 이상배님이 도깨비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 도깨비를 주인공으로 해서 쓴 동화 중 한권이다. 도깨비 이야기에 꼭 등장하는 욕심많은 부자와 내기를 하는 모습또한 낯설지 않다. 그리고 똥벼락, 장난기..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도깨비들의 짖궂은 모습이 있어 동화에 더 빠져든다. 책읽는 도깨비 도서관에 도깨비들이 아직도 열공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책 안읽는 도깨비들이 책읽는 도깨비가 되어 밤이 새는 줄도 모르고 책을 읽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리고 그 주인공들이 도깨비라면?... 책 안읽는 아이들에게 책재미에 빠진 도깨비 이야기를 들려주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