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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쟁이 김건우
고정욱 지음, 소윤경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큰아이가 어릴때 웅변학원에 보낸 적이 있다. 일곱살때였는데 그땐 아이가 웅변이라는게 어떤 건지도 모르고 가게 되었지만 재롱잔치때 여러 사람 앞에서 웅변을 하는 것을 보고는 얼마나 대견했엇는지 모른다. 제일 마지막에 '이 연사 힘차게 외칩니다' 그리고 큰 박수와 터지는 플래시...
그런 아이가 학교엘 가고 다행히 발표를 잘 한다. 나를 닮지 않아서 참 다행이다 싶은게 고맙다. 여러 사람 앞에서 말을 한다는 건 용기를 필요하게 하는 일이다.
소심쟁이 김건우. 아이들 앞에서 제대로 발표를 하지 못해 비둘기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건우를 선생님은 감싸준다. 그리고 엄마와 같이 찾게 된 병원에서 '대인기피증'이라는 병명을 듣게 된다. 건우는 엄마의 일기에서 아들이 당당하게 말 잘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읽고 꼭 말잘하는 아이가 되려고 노력한다.
건우가 말을 더듬게 된 원인이 유치원때 친구가 말 잘하던 건우를 놀리는 바람에 말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런 건우가 유치원때의 친구 민욱이를 학원앞에서 만나게 된다. 잔뜩 풀이 죽은 민욱은 그동안 미국에서 지내서인지 우리말이 서툴러 있다.
아빠의 사업 실패로 이사를 가게 된 건우는 다시 민욱을 만나게 되고 둘은 그동안의 상처를 얘기하게 된다. 그러면서 둘은 다시 화해를 하고 친한 친구가되어 서로를 다독여준다.
교육청에서 웅변을 하게 된 건우는 그를 응원하러 나온 부모님과 짝인 희재, 민욱이 앞에서 용기를 얻어 당당히 말 잘하는 건우로 거듭난다. 그동안 건우를 놀리던 인성이도 건우에게 사과를 하게 된다.
내 아이가 말 잘하는 아이로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은 건우 엄마의 마음만은 아니다. 모든 엄마들의 바램이다. 건우가 다시 말 잘하는 아이로 태어날 수 있었던 건 엄마의 사랑과 친구들의 우정도 한 몫을 한다. 그리고 선생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큰 용기가 된다는 걸 새삼 보게 된다.
"...잘 안 되고 겁나고 두렵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별 거 아니네? 하고 쉽게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할 수 있게 된단다. 그러니까 무언가를 이루려면 인내심을 가져야 돼. 높이 뛰어오르려면 그만큼 도움닫기를 해야 하고, 그러려면 절대 포기해선 안 되지." p97
엄마에게 말 잘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한 건우의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짧은 동화 한편이었지만 가족의 사랑과 친구들의 격려가 빚어낸 감동이었기에 더 알차보이는 소재가 아니었을까. 고정욱 작가의 책들에는 언제나 상처받고 얼룩진 마음에 새살을 돋게하는 힘이 보인다. 작가 자신이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대신 말을 잘하게 된 작가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말을 옮겨적는다.
"........저는 여러분에게 강력히 주장합니다!" p144
건우의 강력한 외침이 또다른 날개를 단 듯 메아리되어 날아가고 있다. 건우야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