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선생
조흔파 지음 / 산호와진주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오랫만에 유쾌한 책 한권을 손에 들었다. 이십여년전 한창 티비에서 전성기를 누렸던 배우가 막 생각나려던 참이다. '고교얄개'로 이름을 떨치던 배우 이승현과 김정훈을 기억하게 하는 영화였었지..그리고 그 배우가 지금은 중년의 나이로 얼마전 티비에 모습을 드러냈던 걸 생각해 내면서 추억의 한 면을 그려본다.

 

주인공 수동이는 얄개시대에 나온 꼭 이승현과 닮아 있는 인물이다. 초등 6학년 정도의 아이지만 얼굴에 '나는 개구장이입니다'라는 문구를 달고 나오는 것처럼 개구장이에다 귀여운 말썽꾸러기다. 그 수동이가 세월이 흘러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아 사장이 되어 소년 시절을 회상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수동이 위로는 세살 터울로 형이 있고, 그 위에 작은 누나, 그리고 큰 누나가 있다. 큰 누나는 의학도라서 친구들 만나는 것보다 개구리 해부나 토끼에게 주사 놓은 걸 좋아하고, 작은 누나는 피아노치기를 좋아하고, 수길이 형은 그림에 빠져지낸다. 그리고 차기사 아저씨, 일하는 할머니, 아주머니...

 

새해 첫날에 들이닥친 이상한 할아버지, 자칭 에너지 선생님이 수동이네와 같이 살게 되면서 많은 해프닝이 생기게 된다. 아버지의 스승이자 주례사며 네아이의 이름을 지어준 에너지선생은 집안의 가풍을 바로잡기 위해서 포고령을 내리는데. 지금껏 편하게 지내던 식구들은 긴장감을 놓칠 수 없다. 지금껏 타고 다니던 자가용을 못타고 버스로 학교에 가게 된 수동이 좌석버스 안에서 예쁜 여학생을 만나게 된다. 뒤에 알고보니 차기사 아저씨의 딸이란 걸 알고 미나를 보기 위한 잔머리를 굴리게 된다. 그 한가지가 철수[미나의 오빠]를 가까이 하는 것. 짖궂은 장난이라면 빠지지 않는 수동의 장난기는 철수와 호흡을 맞추어 가는데...

 

방학을 이용해 별장에서 지내게 된 수동이가 동자승과 싸움이 벌어지고 이를 해결해가는 주지스님과 에너지 선생과의 팽팽한 접전. 큰누나의 예비신랑 거북[별명]이 준 카메라로 미나의 사진을 찍어서 표구 뒤쪽에 붙였다가 혼이 나는 수동, 안경이 끼고 싶었던 수동이 안경알로 망원경을 맞춰 작은 누나의 방을 들여다보다 은행나무에서 떨어지고. 수동의 장난기는 그칠 줄 모른다. 

 

마음이 여린 수동의 귀여운 악당노릇은 봐도 봐도 재미난다. 짖궂은 장난을 하더라도 모두들 웃어넘기는 가족과 에너지 넘치는 할아버지의 웃음이 있어 더 수동을 돋보이게 하는건지 모르겠다.  

 

책을 덮으면서 나에게 에너지 선생의 에너지가 전달된다. 아니 수동의 해맑은 웃음이 따뜻한 햇살처럼 스며든 기분이다. 그리고 조흔파 선생님의 명랑 소설이라는 듬직한 테두리를 둘러서인지 더 유쾌하고 더 정감나는 것 같다.

 

살기에 너무 바빠서 웃을 일이 졸아들때 '에너지 선생'의 기분좋은 웃음이 필요한 시대가 지금이 아닐까싶다. 가끔은 에너지 선생이 우리집에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까지..모처럼 추억을 떠올리게 된 재미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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