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호프
그레첸 올슨 지음, 이순영 옮김 / 꽃삽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호프..희망이라는 단어다. 나의 호프를 떠올리면서 내 아이들을 바라본다. 나는 저 아이들에게 호프가 될 수 있을까 반문해본다.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엄마일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나는 아마도 반은 호프 엄마일 거라는 생각에 많이 부끄럽다. 칭찬과 격려와 일관성을 갖춘 엄마는 아니었으니...

 

호프는 허드슨 선생님의 수업에서 안네의 일기를 접한다. 안네가 숨어살면서 고통에 시달리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래도 안네보다는 낫다는 스스로의 위안을 삼는 호프. 허드슨 선생님이 틀어준 '인생은 아름다워'의 영화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나치 수용소로 끌려가면서 두려워하는 아들을 위해 점수를 매겨 상을 만들었던 것처럼 호프는 엄마에게서 듣기 싫은 말을 참을때마다 점수를 주기로 하고 페니노트(참을때마다 점수를 적는 노트)를 만든다. 

 

좋아하는 숫자가 나올때마다 행운이 있기를 바라는 귀여운 호프는 구제가게에 안 입는 옷을 가져간다. 사고 싶었던 부츠를 사기 위해서... 그러다 엄마가 안 입는 드레스를 구제가게에 내 놓는다. 엄마는 이 일로 야영캠프를 못가게 하는데... 호프는 엄마의 마음을 바꾸게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엄마에게서 듣는 말 중에서 호프가 싫어하는 말, 그 말을 들으면 진짜 바보가 된 듯한 느낌이라고 말하는 호프. 멍청이, 바보, 넌 구제불능이야, 넌 왜 그 모양이니?... 무심코 던진 말들은 언제부턴가 일상 단어처럼 쓰일때가 있다. 호프 엄마가 쓰던 말들이 나에게도 습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그리고 뜨끔하다.

 

야영캠프를 못가게 되자 상담 선생님인 넬슨 선생님이 집으로 찾아오고 호프는 그동안 엄마에게 하고 싶었던 두통거리를 쏟아낸다.

"엄마가 나를 멍청이라고 부를 때마다 뱃속이 뒤틀리는 것처럼 아팠어요."

...

"그리고 엄마가 내게 '생각 좀 해봐'라고 하거나 '네가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할 때마다 내가 정말로 바보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

...

"... 나는 제대로 말을 할 수도 없고 옳은 행동을 할 수도 없어요. 내 방에서 살면서 엄마에게 거슬리지 않으려고 애썼어요. 엄마 눈을 피해 다니면서 엄마를 화나게 하지 않으려고 애썼어요. 나는 무엇을 달라고도 못하고 어디를 가자고도 하지 못해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모자라나 봐요. 어쩌면 엄마는 내가 이 집에서 영원히 사라지기를 바랄 거예요. 나는 없어져 버려야 해요."  ...본문중에서..

 

호프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같이 아파하며 다독여줘야 할 엄마의 냉랭한 모습에서 나의 모습도 같이 본다. 아이의 의견은 무시하고 중간에 말을 자르고, 대신 아이가 중간에 끼어들면 버릇 없다고 내 생각만 밀어 부치던 생각에 부모로서 반성이 되는 부분이다. 호프는 야영캠프에 다녀오고나서 달라진 엄마의 모습을 보게 된다. '좋은 부모 되기' 수업을 듣고 있는 호프 엄마의 좋은 엄마의 모습이 기대된다.

 

아이를 낳으면 저절로 부모가 되는 건 사실이지만, 좋은 부모가 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좋은 부모 되기 수업은 더 필요한가보다. "나는 말이나 손으로 나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겠습니다." 이 말에 얼마 만큼의 약속을 할 수 있는지 돌아봐야겠다.

 

무심코 던지 말 한마디가 상처가 되어 저 깊숙한 곳에서 헤매고 있다고 생각하니 말 한마디 한마디가 소중하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한번쯤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내 아이가 어떤 언어의 상처를 받고 있는지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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