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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스타
카트린 본가르트 지음, 조국현 옮김 / 아일랜드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언젠가 영화 제목이 ’라디오 스타’였던가..박중훈 안성기 주연의 영화였는데... 라디오 스타를 받아보면서 영화 제목이 딱 떠오르더라는 내 기억의 저편에는 중학생이던 그 시절로 거슬러 올라 간다. 딱히 재미난 볼거리가 없던 그때 사춘기의 가슴 울렁거리던 마음을 대변했던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프로가 잇었지..하는 생각에 혼자서 비실거리고 웃는다.
우리집 주파수는 아이들을 위해서 EBS를 맞춰놨지만, 언제나 티비에 밀려서 빛을 잃은지 오래다. 티비가 디지탈이라면 라디오는 아날로그같은...내 눈엔 그렇다.
베를린으로 이사를 온 로코네가족. 네 가족들은 모두 자기들의 생활로 돌아가 다들 바쁘고 첫등교를 한 날 혹한 신고식을 치러 병원에 누워있는데도 엄마는 점잖게 화장을 하고 나타난다. 그런 엄마를 보면서 아무것도 아닌이 아니라 엄마에게 기대고 싶은 생각을 하는 로코다. 형이 준 라디오를 무심코 틀었던 로코는 주파수가 맞혀지는 곳에 귀를 귀울이고 차츰 방송탑에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우연히도 프리 스테이션의 일원이 되어가고 금요일의 한시간은 로코의 진행을 기다리는데...
우연히 시작한 라디오 해적 방송이 로코의 감춰진 소질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면서 가족외에 친구가 되고 사랑이 되는 이야기 또한 이 책속의 묘한 매력으로 등장한다. 상처가 깊은 사람들 속에 있는 형, 형은 마약에 빠졌지만 그 스스로 그 속에서 빠져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보이고, 알콜중독자를 둔 존의 숨겨진 아픔도 방송탑 친구들 속에서 이겨내는 모습이 보인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고 제자리로 돌아가는 모습은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는 듯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옮긴이는 열여섯의 로코를 주인공으로 독일 중산층의 삶을 대변하고 있다고 말한다. 변호사인 아버지와 가정문제 상담가인 엄마,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반인 형. 그리고 중학생 로코. 마약을 하는 형에 비해 아직은 여자에게 관심이 더 많은 로코의 귀여운 모습과 조금은 의젓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책이다. 더불어 클라라에서 라모나에게로 그리고 미카에 다다라 세상을 얻은 것처럼 그 순간의 기쁨에 쌓여 부쩍 성장해 있는 로코를 볼 수 있었다.
책 속에 흐르는 자유로운 분위기, 그 속에 드러나는 고민과 갈등이 같이 어우러져 책의 재미를 끌어 당긴다. 독일의 젊은이들처럼 우리의 젊은이들 또한 같은 시선으로 그 시기를 겪고 있지는 않는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