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괜찮아 - 참 나를 찾는 진정한 용기
파올라 마스트로콜라 지음, 윤수정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나는 누구인가? 대부분 사춘기의 시절을 거치면서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법한 단어들이다. 아이도 아닌것이 어른도 더군다나 아닌것이. 내가 누군지는 살아가면서 알아가도 좋다는 말도 해주고 싶고, 열심히 살다보면 정상에 오른 등산가처럼 훌쩍 자란 자신을 보게 될 거란 말도 해주고 싶다. 우리집 사춘기 아이에게.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 오리에게도.
 

  "고양이는 자신이 고양이라는 것을 알까요?" 작가의 네 살배기 아이가 물어온 질문처럼 우리는 항상 궁금해한다. 나는 누구인지.. 책 속에 나오는 오리처럼..

 

  쓰레기통 앞에 있던 슬리퍼 안에서 부화된 오리는 슬리퍼가 엄마인줄 안다. 태어나면서 제일먼저 만나는 대상이 엄마일거라고 생각하는 오리는 다른 동물들처럼 엄마의 보호를 받지못하고 오히려 엄마 주위에서 맴돈다. 동물 친구들을 만나면서 비버가 되기도 하고 박쥐가 되기도 하지만 어느날 없어져버린 슬리퍼 엄마를 찾아서 나서고. 마담 학과 펜니 코터씨를 양부모로 입양된다. 겉치레에 시간과 돈을 많이 투자하는 양부모는 오리를 학교에 보내고 자신이 오리인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같은 부류끼리 어울려야 한다며 오리 집단에 끼어들고 남자 친구 프랑코를 만난다. 여왕 대접을 해가며 오리에게 정성을 쏟지만 다른 오리에게도 마음이 있는 프랑코. 오리는 오리 집단에서 받은 배신으로 이젠 아무것도 아닌 투명 오리가 된다. 자신이 오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날개를 파닥거리고 조금씩 조금씩 날아가는 자신을 본다. 바닷가에서 만난 고독한 늑대는 그런 오리를 좋아하게되고 둘은 결혼하게 된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와 고독한 늑대의 결혼...

 

  내가 누군지 궁금했을땐 누군가 가르쳐줬으면 좋겠다고 느낀 한마리 오리는 오리라는 사실을 안 다음부터 머리가 복잡해진다. 남자 친구에게 받은 상처로 오리 집단을 나오면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 오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날개짓을 하면서 오리란 것을 부인할 수 없고 그녀를 알아주는 늑대와 결혼해서 태어날 아이를 생각한다. 늑대오리가 될런지, 오리늑대가 될런지...

 

  엄청나게 크다고 믿었던 세상이 작다는 걸 알게 되자 괴로웠다. 이 세상도 알고 보면 별 볼일 없는 곳이 아닐까 두려웠다...p210

 

  홀로서기를 하는 오리의 성장통이 한편으로 우습고 한편으론 재미나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생긴 오리는 사춘기를 거친 새내기 어른처럼 설레는 마음이 아닐까싶다. 살아가면서 모험이 펼쳐지기도 하고 변화의 물결에 발맞추어 나가기도 하면서 나를 찾아가는 용기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아기오리의 그림이 처음엔 노란색 점처럼 베일에 싸여 잇는 듯이 보이고 뒤로 갈수록 노란색의 크기가 커지는 걸 볼 수 있다. 고독한 늑대와 나란히 앉아있을땐 빨간색 주둥이까지. 오리가 커가는 모습과 변화해 가는 모습은 우리의 인생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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