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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마이클 모퍼고 지음, 김민석 옮김 / 풀빛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내가 어렸을때 우리집엔 항상 소를 키웠다. 그 선한 눈망울과 되새김질. 그 모든게 사람하고 많이 닮아있다는 걸 느낄때마다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도 친근감은 갔다. 여기에 나오는 말, 조이도 아마 선한 눈망울을 가졌으리라. 그 선한 눈망울에 비친 인간들의 세계는 너무나 형편없었겠지만...
엄마가 그러는데 전쟁이 일어날 것 같대. 전쟁이 왜 일어나는지는 나도 모르겠어. 늙은 공작이 어딘가에서 총에 맞았대. 그 일이 다른 사람하고 무슨 관련이 잇는지 모르겠지만 엄마 말로는 상관이 있대.....본문중에서.
처음으로 조이에게 사랑을 준 열다섯살 소년 앨버트가 조이에게 한 말이다. 앨버트의 아버지가 사들인 망아지에 조이란 이름을 준 것도 농장말로 길들인 것도 앨버트다.
전쟁이 시작되었지만 왜 일어났는지 모르는 열다섯살의 소년이 전쟁으로 말과 이별을 하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앨버트와의 정이 든 농장말 조이는 전쟁속 군마로 들어가고 탑손과도 만나게 된다. 튼실한 군마인 탑손이 죽으면서 잠시 절망하지만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살아서 다시 만나게 될 그 어떤 끌림이 있었으므로...
조이를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들 하나씩의 상처를 가지고 있었고 그 얘기를 들어주는 조이는 언제나 사랑스런 말이 되어 있었다. 전쟁속에서는 적군들이었지만 그들의 마음 속에서는 모두들 한결같은 평화가 잠들어 있었다. 전쟁이 끝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이 생겨났지만 조이와 앨버트의 극적인 만남은 살아남아야 할 이유를 보여준다.
작가는 제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시점을 배경으로 해서 아름다운 말 조이를 그려냈다. 말을 통해서 전쟁을 얘기하고 그 속에서 나라가 다른 사람들의 공통된 바람이 전쟁이 끝나기만을 바란다는 걸 얘기한다. 그리고 주인공으로 세운 조이가 끝까지 살아 남아서 앨버트와의 만남을 가졌을땐 저절로 박수가 쳐진다.
한편의 드라마를 본 듯해서 머릿속에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초원에서 마음껏 뛰노는 말을 생각하고 생글거리는 앨버트의 웃음소리도 들리는 것 같다.
동물을 별로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도 조이같은 말은 왠지 사랑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과 동물이 다함께 누릴 수 있는 행복한 세상이 조이가 바라는 세상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