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고무신 12 - 기브 미 쪼꼬렛 검정 고무신 12
도래미 지음, 이우영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삼십여년전. 시골에서 자란 나에게 검정 고무신이란 생소한 게 아니었다.

그 시절엔 보리밥을 먹던 시절이었고 검정 고무신은 누구나 신고 다니던 유일한 신발이었다. 어쩌다 친구중에 하얀 실내화 같은 운동화를 신고 다니면 그앤 집안이 부유했던 걸로 기억이 난다. 그땐 학교도 삼십분 이상을 걸어야했고 산으로 들로 쑥이며 냉이를 캐러 다니던 걸 생각나게 한다. 겨울 찬바람이 부는 밭언덕에서 고사리 손을 호호 불며 쑥을 캐어 모아 팔았던 기억도 있다. 그때 제일 맛있던 건 계란 반찬이었던 것 같다. 도시락 뚜껑을 열면 밥인데 뒤집어 보면 계란이 깔려 있엇던 게 생각이 난다. 그것도 형편이 나은 아이들이 먹던 고급 음식이었던 시절....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흔해 빠진 먹거리들이지만 그 시절만해도 내가 컸던 시골마을에선 귀한게 얼마나 많았던지...

내 아이들은 티비나 만화 검정 고무신을 보고 가끔씩 물어온다. "엄마 정말 그랬어?"

"배고플 땐 라면 끊여먹지" 하는 아이들이 그 시절을 얼마나 이해할까? 마냥 재밌고 신기하고 궁금해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을.

코믹하게 그려낸 검정 고무신 이야기지만 그 시절엔 너무나 가슴아팠던 이야기들이 책 속에 들어있다. 식모살이를 가는 소희 이야기는 내 언니들의 진짜이야기였고, 주인집에서 구박을 받고 설움에 우는 모습도 정말 그랬는데...하고 맞장구를 치게 된다.

초등학교 소풍은 언제나 마음 설레게 했었고 과자 하나라도 사 먹을 수 있는 날이었기에 그 시절엔 명절 만큼이나 기다리던 날이었다. 그런데 초등학교마다 전해지는 전설이 있었다. 바로 구렁이의 저주...소풍날만 되면 비가 내린다는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여기에서는 소사라고 하지만 우리 학교엔교장 선생님이 하늘로 올라가는 구렁일 잡았다는 기억도 새록새록 난다.

모든게 부족하고 힘들었던 그 시절, 기영이네 가족처럼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지금보다는 나았던 시절을 보냈다는게 어쩌면 추억이고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학교 운동장이 텅 비어있을 때가 없었고, 모든 공간이 놀이터였고, 자연과 더불어 행복했던 그 시절이 나에게 좋은 추억이 되어 검정 고무신을 읽는 내내 더 큰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맞아,,,그랬지"하면서 맞장구를 치면서 볼 수 있어 더 재미있었던 책으로 살기에 바빠 예전의 그 순수했던 시절을 잊고 지냈었는데 그 옛날을 다시 볼 수 있게 돼 너무 기쁜 책이었다.

나에게도 이제는 옛날이 되어버린 그 초등학교엔 분교에서 온 아이들을 합해도 아이들의 수가 얼마되지 않는다고 한다. 다시 돌이킬수만 있다면 그때의 그 친구들과 선생님을 다시 보고 싶다. 그렇게 맛나게 보이던 알사탕도 세월이 변해서 크기도 작아지고 맛도 아니지만 옛날을 추억하면서 먹는 달콤함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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