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의 아버지의 사랑은 정말 끝이 없나보다.

나의 아버지가 말없는 사랑을 보여준 것처럼....

아버지는 항상 열심히 일하시고 항상 열심히 사시고, 그런 모습들이 나의 눈에는 그리움과 냄새처럼 자연히 내 몸속으로 스며든 걸 느낀다. 그래서 부모는 처음 만나는 모델인지 모른다. 이젠 나이가 들어 흰 머리가 검은 머리보다 많아진 아버지를 볼 때마다 위엄있던 모습과 힘이 넘쳐나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대신 세월이 아버지의 이마에 깊은 주름으로 사랑을 전해 준다. 이 책을 보면서 다시 한번 아버지의 사랑을 느낀다.

엄마가 낳은 정으로 모정을 강조하지만 아버지가 느끼는 부정은 책임감을 떼놓고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허삼관 매혈기는 아버지의 부성에 관한 이야기다.

가족을 위해서 자식을 위해서 물을 마시고 피를 뽑아내는 허삼관의 뜨거운 사랑이 책을 보는내내 느껴진다.

허삼관은 방씨와 근룡이를 따라 피를 팔아서 번 돈으로 장가를 가고 아이를 낳는다. 아내 허옥란이 낳은 아들 셋중에 일락이가 하소용의 자식인 걸 알고 일락이를 하소용에게 보내게 되는데, 하소용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몇년동안 자기 자식처럼 키우고 사랑한 자식이 제 자식이 아니란 사실에 허삼관은 일락이를 은근히 멀리하게 된다. 그러던 중에 결혼전 좋아했던 임분방이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병문안을 가면서 임분방과 관계를 하게 된다. 다시 허옥란의 목소리가 커지게 되고....

건강의 징표던 피를 팔아 이락이의 생산대장에게 대접을 하고 피를 팔아 일락이에게 쥐어준다. 병원에서 만난 근룡이 어지럽다고 넘어지면고 병원에 입원을 하면서 죽음을 생각하게 되고, 근룡은 깨어나지 못한다...

시골로 보냈던 일락이가 다 죽게 되어 집으로 오고 허삼관은 병원비를 구하기 위해서 피를 팔고 또 피를 팔고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고 아들을 살리려고 노력한다...

세월이 흘러 험삼관이 머리가 세고 자식들이 장가를 간다. 허삼관은 피를 뽑고 마신 황주와 돼지간볶음이 먹고 싶어 피를 뽑으러 가지만 늙었다고 비아냥거리기만 한다. 서러워서 동네를 돌며 울고 있을 때 자식들은 부끄러워 하지만 아내 허옥란은 이 세상에서 제일 맛나는 걸 사준다. "돼지간볶음 한 접시와 황주"

죽음을 무릅쓰고 허삼관이 할 수 있었던 건 피를 뽑아 가족을 챙길 수 있었던 자부심이었다. 하지만 늙어서는 다시 피를 뽑지 못하면 돈이 급할 땐 어떡하나를 염려하는 아버지의 가족 사랑이 들어난다...

피를 판 돈이 35전이던 시절의 이야기를 소설로 허삼관을 주인공으로 세운데는 그 시절의 아버지가 그런 책임감을 가지던 시절이었음을 얘기해 준 것같다.

조금은 덜 떨어진 사람 같기도 하고 마음이 깊은 사람 같기도 하면서 재미와 웃음이 같이 나오는 이 이야기는 바로 우리 아버지의 살아가는 이야기 만큼이나 진지하고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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