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정리기술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 칠 건 치고 둘 건 두는 본격 관계 손절 에세이
솜숨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관계의 오류를 편집하는 단호함의 기술'이란 표현이 마음에 와닿는다. 40대 이전에는 관계의 회복을 위해 애썼다면 40대가 되고 나니 굳이 내가 싫은 사람, 내가 싫다는 사람에게 관계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깨우침을 얻게 되었다. 그렇게 힘이 드는 곳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스트레스를 받기엔 인생이 너무 짧고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가 싫으면 그만, 나도 싫으면 그만이라 생각하니 오히려 관계가 더 나아지는 경우도 있었고, 불필요한 감정소모로부터 벗어나니 내가 집중해야할 대상들에게 더 몰입하고 잘해줄 수 있어 인간관계는 더욱 견고하게 쌓여져 갔다.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책 역시 인맥의 넓고 얉음보단 관계의 편집 과정을 거쳐 알고 보면 좋은 애, 선을 넘는 애들을 정리하는 이야기를 들려 준다. 저자는 출판사 편집자로 필명 또한 재밌다. 시옷의 인생을 살고 싶어 솜숨씀이란 이름으로 글을 쓴다. 출판사 역시 작은 사회이고 그 사회생활 안에서 겪었던 무수한 인간 종들의 유형 속에서 저자는 상처도 받고 치유도 받았을 것이다. 상처와 치유는 그에게 깨달음을 주었고 그 깨달음이 이 책 속 여러 문장으로 압축되어 독자에게 전달되고 있다.

그럼에도 저자는 아흔아홉번 잘해주는 사람이 차라리 낫다고 고집한다. 마음을 가다듬고 관계를 정리하는 룰을 정리하며 나답게 만드는 관계에 집중하라고 조언하는 메시지가 마음에 와 딱 붙는다. 나라는 사람의 레이아웃을 끊임없이 짜는 일들이 모여 인생이 될 것이다.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 것이다. 내 안에 정리해야 할 사람들, 그리고 남겨야 할 사람들, 노력해야 할 사람들의 분류 말이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확신을 주는 책이다. 특히 20~30대 관계로 힘든 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비슷한 고민을 겪는 저자의 상황을 객관시하며 그 안에서 정답을 찾게 해준다. 몫은 나에게 남겨졌지만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 든다. 집안 정리만 정리가 아니다. 인간관계도 늘 정리해야 한다. 산뜻하게!

작은 나의 책

작은 나의 책 - 독립출판의 왕도
김봉철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8월

독립출판의 경험적 이야기를 다룬 것이 바로 이 책 [작은 나의 책]은 왠지 정보적인 내용들이 체계적으로 나열된 책이란 첫인상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이 책은 에세이적 부분이 더 강한 책이었다. 그래서일까! 책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개인적인 경험과 어우러져 더욱 정보성 있게 다가왔고 저자가 이룬 그 일을 나도 해봐야겠다는 도전의식도 더 강해졌다. 저자 김봉철 개인의 솔직한 경험과 삶이 녹아 있는 이 책은 독립출판의 꿈을 이루기까지 그가 겪은 여러 과정들을 솔직하게 공개하여 읽고 나니 잔잔한 감동까지 느낄 수 있었다.

저자의 힘들었던 현실 속 책 출간은 한 줄기 희망이 되어 주었고, 아직도 여전히 삶은 그에게 녹록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꿈을 조금씩 이뤄 나가듯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하고 있다. 독립출판의 안내서인듯 했으니 에세이였고, 에세이 같으면서도 빠짐없이 친절하게 독립출판의 A부터 Z까지 알려 주니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처럼 '살면서 책 한 권쯤 내보고 싶었던 사람들을 위한 책'인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도 어서 나의 꿈을 이뤄야겠다는 야무진 생각에 잠 못 이룬 불면의 밤을 보내게 되었다.

아름다운 사찰여행

아름다운 사찰여행 - 인생에 쉼표가 필요하다면 산사로 가라
유철상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8월

불자가 아니다 보니 여행지에서 만난 사찰은 그저 다 비슷해보였다. 잘 모르니 그 디테일이 눈에 들어올 리 없었다. 그런데 나의 사찰여행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사건이 있었으니 그것은 월정사로의 여행이었다. 아마 나 혼자 여행 계획을 세웠다면 월정사를 포함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찰이 주는 매력을 잘 몰랐기 때문이다. 함께 떠나는 여행이었기에 여행 스케쥴 속 월정사가 있었고 별 기대없이 향했던 월정사에서 그 아름다운 매력에 반하고 말았으니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던 것 같다. 사찰여행의 매력 속에 빠진!

이번에 읽게 된 [아름다운 사찰여행]은 나같이 사찰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과 사찰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더 자세한 이야기거리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사찰여행의 지침서와 같은 책이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산사, 한구긔 산지 승원을 포함해 56개의 사찰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테마 여행지로 매니아층이 두터운 사찰, 산사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법을 공개하고 있다.

[아름다운 사찰여행]의 저자 유철상은 여행전문기자 출신으로 지난 20년 동안 전국의 사찰을 찾아 다니며 자료를 수집해 기록했다. 사찰로의 여행은 그 어느 여행지보다 고즈넉하고 고요하며 일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인생의 쉼표가 필요할 때, 모든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되고 싶을 때, 결정을 해야할 때 등 다양한 번민과 고뇌로부터 벗어나 오롯이 나와 마주하며 사색으로의 시간을 가지게 해준다. 그 어느 여행지보다 걷기를 통한 여행이 되기에 걸으면서 생각하고 때론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

책 속에는 통도사, 부석사,해인사, 화엄사, 월정사, 길상사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사찰이 가득 소개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7곳의 사찰과 휴식, 마음, 수행, 인연, 여행, 힐링 등의 테마로 나눠 각각에 어울리는 사찰을 소개하니 나의 취향에 맞춰 사찰로의 여행을 계획하기 좋다.

사찰을 소개하는 것뿐 아니라 사찰에서 진행하는 템플스테이나 참선 프로그램, 함께 알면 좋을 역사적 이야기, 근처에 같이 가보면 좋을 곳까지 빠짐없이 소개해주고 있다. 사찰여행은 다른 여행지와는 달리 무엇을 채우는 것이 아닌 비우는 시간을 허락한다. 관광지의 이국적이면서도 강렬한 자극적인 풍경이 아닌 힘 빼고 담백한 그래서 더욱 마음이 가닿는 그런 풍경을 선사한다. 비움의 철학을 몸소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책을 읽다 보니 우리나라에 이렇게나 매력적이면서 아름다운 사찰이 많았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된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해외여행이 금지된 이 시국에 그 어느 때보다 국내여행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잘 알려지지 않고 사람들이 많이 붐비지 않는 곳으로 말이다. 모두가 우울한 이 시기, 삶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나를 찾아 사색의 숲으로 떠나는 여행이 그립다. 자유롭게 걷고 뛰며 낯선 곳에서 느끼는 묘한 매력에 빠져보고 싶다. 사찰로 떠나고 싶은 이유가 이 책 덕분에 더욱 많아졌다.

#책속한줄

'걷기의 리듬은 사유의 리듬을 낳는다. 풍경 속을 지나는 움직임은 사유의 움직임을 자극한다. 마음은 일종의 풍경이며 실제로 걷는 것은 마음속을 거니는 한 가지 방법이다' - 레베카 솔닛

요리 백과

문성실의 우리집 요리 백과 - 행복한 우리 가족 밥상 레시피 330
문성실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8월

그동안 꾸준히 요리책을 출간해온 문성실 그녀가 이번에도 새 요리책을 선보였어요. 제목도 거창한 [문성실의 우리집 요리 백과]입니다. 백과라는 말이 붙었으니 레시피 숫자가 다른 요리책보단 많을 거란 기대감이 드는데요. 정말 그렇습니다 330개의 요리가 빼곡하게 들어 있으니까요. 지난 4년 동안 블로그에 올린 요리 중에서 330개를 골라 책으로 만들었는데요. 언제나 집밥을 집밥답게 만드는 소박한 요리, 평범한 요리를 중요시 여기는 그녀답게 요리의 기본이 탄탄하게 들어 있습니다.

이제 요리를 시작하는 새댁들에게, 연차는 오래되었으나 매일 뭘 해먹어야 하나 고민인 주부들에게 이 책은 길잡이가 되어 줍니다. 매일 집밥, 집반찬 만드는데 아이디어가 고갈된듯한 저에게도 이 책은 큰 힘이 되어줄 것 같아요. 일한 달에 여러 번 마트나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지만 왠지 냉장고를 열면 먹을 게 없는 현실이 자꾸 반복됩니다. 이럴땐 그저 요리책 보며 우리집 냉장고 속 재료와 매치시켜 쉽고 간편한 요리를 하는 게 정답이에요.

책 속 레시피를 보니 쉽고 흔하면서도 기본적인 레시피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밥과 면 요리, 국물 요리, 각종 반찬, 김치와 장아찌 그리고 새콤한 피클, 다이어터에게 필수인 샐러드, 식탁을 빛내줄 별미 요리, 밥보다 간식 등 세분화되어 소개하고 있는 요리들은 간단하고 맛있게 한 끼를 완성시켜 줍니다.

요리책은 요리를 하지 않아도 배부르고 기분좋은 음식들 사진을 보며 대리만족같은 힐링을 얻을 수 있어요. 이 책은 무엇보다 직접 해볼 수 있는 요리들이 많아 요리 초보들에게 안성맞춤입니다. 코로나19로 집콕생활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밥을 먹는 시간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주부들의 식단 고민, 메뉴 고민을 덜어주니 저도 이번 주엔 이 책으로 일주일 식단을 짜서 그대로 실천해봐야겠어요.

매일 '오늘은 뭘 해먹지?' 란 고민이 조금은 덜 것 같고, 배달음식도 줄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에 기분도 상쾌해지는 것 같네요. 식구들에게도 자주 먹는 음식이 아닌 새롭고 낯선 요리들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도 됩니다.

'무엇을 먹을까'란 고민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먹고 사는 문제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겠죠. 바이러스의 기승으로 온 세계가 절망스러운 이 때, 건강하고 좋은 음식들을 먹으며 하루 하루 즐겁게 멘탈 관리를 해야겠습니다. 우리 모두 건강하게 이 위기를 넘겨 보자구요!

빌 캠벨 코칭

빌 캠벨,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코치
에릭 슈미트.조너선 로젠버그.앨런 이글 지음, 김민주.이엽 옮김 / 김영사 / 2020년 7월

사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빌 캠벨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있었고 궁금했고 또 궁금한 만큼 의아했다. 실리콘밸리의 숨겨진 멘토라는 수식어로 통하는 그는 놀랍게도 스티브 잡스, 제프 베조스, 래리 페이지와 같은 거물급 기업가의 1조 달러 코칭이었고 더 악 소리 나는 것은 그의 전직이 전직 풋볼 코치였다는 것이다. 사업가도 금융가도 교수도 아닌 풋볼 코치였던 그가 어떻게 위대한 기업들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을까?

사업과 경영에 있어서 그가 해주었던 코칭은 '팀 플레이'의 기업문화를 만들라는 것이었고 협력의 커뮤니티를 통해 신뢰와 팀워크가 얼마나 중요한 지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리더쉽 철학은 사람의 잠재력을 발현시키는 타인계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빌 캠벨은 운동 선수였을 때도 코치였을 때도 다른 이들의 행보와 차별점이 있었다. 그것은 인생에서 성공하는 것을 돕고 싶어한다는 것!

비즈니스에서 강점이 되는 덕목인 그의 강점은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게 할 수 있었고 회사의 일원들에게 새로운 세계관을 열어 주었다. 즉 훌륭한 관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코치가 되어야 하며 타인의 성공을 도와주는 것이 나의 성공이 됨을 이 책은 여러 사례를 통해 강조하고 있다. 시대를 앞서 갔던 빌 캠벨은 모든 사람을 존중과 품위로 대하는것과 같은 작은 선택, 팀원의 삶에 진정 어린 관심을 기울이려면 시간을 들이는 큰 헌신도 필요함을 말하고 있다.

어찌 보면 가장 기본적인 원칙임에도 비즈니스의 현장에서는 무시되거나 등한시되는 경우가 많았던 여러 원칙들이 새삼 감격스럽게 다가왔다. 사람이 먼저라는 것,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것, 비판적인 생각은 제쳐두는 것, 올바르게 승리하는 것 등의 그가 해주는 코칭은 정말 기본적인 것들이었다.

우리의 인생에서 힘든 순간이나 결정해야 하는 시간이 왔을 때 누군가가 코칭을 해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거창하게 코칭이 아니더라도 그저 들어주고 묵묵히 응원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과 위로가 된다는 것! 이처럼 개인 맞춤형 서비스인 코칭은 상대가 스스로 결정을 내리도록 조리 있으면서도 통찰력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실리콘밸리릐 위대한 CEO 뒤에 있었던 인물인 빌이 했던 비밀스러운 코칭의 매력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라. 독재자로 갈 수밖에 없은 비즈니스의 현장에서 경쟁보다는 협력을 강조하고 명령보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했던 협력적 조직의 코칭 내용으로 내 자신에게 코칭의 비법을 전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