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프레드릭 배크만의 네번째 소설을 읽는다. 이번 소설 역시 감동의 코드로 독자와 소통하는 프레드릭 배크만의 시적인 언어들이 소설임에도 유희하듯 푸른 강물 위를 노니는 것만 같다. 비교적  짧은 소설인 [하루 하루가 이별의 날]은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가 손자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담대하게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더해 먼저 저세상으로 간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이별이야기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아쉬움까지 잘 담아내고 있다. 

이야기는 소설이라기 보다는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처럼 잔잔한 감동과 함께 독자의 마음 속에 따뜻함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언제가는 해야할 이별에 대해 준비할 필요성을 일깨워준다. 이렇게 서서히 이별을 준비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가지는 것도 복이다. 왜냐하면 많은 이별들이 갑자기 예고도 없이 오기 때문이다. 이별의 고통을 고스란히 받아들여야만 하는 순간들이 얼마나 많은가...

 기억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주머니 속 열쇠를 찾는 것에서 시작하여 사람을 잊게 되는 것이라 말해주는 할아버지, 손자는 아직은 어려 그 말이 뜻하는 것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이별은 그렇게 물리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감당해야할 존재이다. 

프레드릭 배크만은 이책을 '기억과 놓음에 대한 이야기'라 소개한다. 할아버지와 손자, 아버지와 아들이 주고받는 작별인사가 이어진다. 

"할아버지는 손자의 이름을 남들보다 두 배 더 좋아하기에 항상 '노아노아'라고 부른다"(p 17)

생각해보니 나는 할아버지란 존재를 경험해보지 못하고 자랐다.  두분 모두 내가 기억할 수 있는 나이 전에 돌아가시는 불운을 소유했다. 그래서 이 책 속에 등장하는 한없이 자상하고 한없이 넓은 사랑을 쏟아주는 할아버지란 존재가 더없이 커다란 존재감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함께 읽으며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존재가치와 이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으로 삼아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