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은 살아있다
이석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2017년 우리는 헌법재판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교과서 속 이론 이야기에만 지나지 않을 것들로 여겼던 일들을 실제로 겪으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존재하고 있다. 남녀노소가 광화문에 모여 탄핵을 외치고 헌재를 외치는 현장을 목격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헌법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는 이 시점에서 [헌법은 살아있다]는 헌법에 대해 자세히 알고 한국 사회를 바꾼 10대 위헌결정과 헌법의 개헌 이야기, 헌법재판과 공익소송을 통해 헌법의 기능을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이석연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에서 근무한 경력과 변호사로서의 삶을 살며 누구보다 헌법 전문가라 말할 수 있겠다.

 



영화 [변호인]에서 송우석 변호사의 명대사가 기억난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위 대사는 송우석 변호사의 말이 아닌 헌법 제1조 제2항에 나오는 것이다. 약자의 편에 서서 변호를 하던 송우석 변호사의 이 대사는 그 당시 영화를 보며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으로 다가왔고 한때 유행어처럼 사람들이 말하곤 했다. 헌법은 우리와 상관없는 법률이 아닌 헌법 자체가 생활 규법이다. 지금은 헌법시대이다. 법을 알아야 살 수 있다. 헌법은 생활규범이자 재판규범이며 우리의 삶 속에 녹아있다.  

 

 

 

 


저자는 헌법재판소 제1호 헌법연구관으로 일한 경력과 변호사라는 직업으로 누구보다 헌법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헌법과 씨름하며 살고 있다. 헌법을 말하면 고시공부가 떠오르는 것처럼 우리에겐 다소 어렵고 지루하게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생활과 하나되는 법을 모른다면 손해를 봐도 피해를 입어도 구제할 방법이 없듯이 헌법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헌법을 쉽게 설명한 책을 읽는 것은 필수라는 생각이다. 이 책에서는 헌법의 의미와 개헌, 위헌, 헌법재판의 여러 이야기를 통해 법의 역활과 의미, 사건을 통해 헌법을 음미해볼 수 있는 목차로 독자와 만난다.

 

 



누구나 잘 알아야 하는 지적재산인 헌법을 사례를 통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의 3장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10대 위헌결정을 내린 사건을 통해 진정한 헌법의 의미를 확인해볼 수 있다.

과외교습이 금지된 적이 있었다. 사교육의 열풍을 잠재우고 사교육 시장에 들어가는 돈을 막아보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과외교습 금지는 위헌결정이 내려졌다. 헌법재판소는 2000년 4월 아동과 청소년의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 부모의 자녀교육권, 과외교습을 하고자 하는 자의 개인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위헌 결정이 내려졌다 하더라고 찬반은 가려지게 마련이다. 무지막지하게 들어가는 사교육비, 과도한 경쟁 구도, 빈부격차로 인한 교육차별 등 무수히 많은 부작용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간통죄 역시 지금까지 논란의 대상이 된다. 간통죄의 폐지로 간통죄가 있어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없어져야 한다는 사람들의 의견은 간통죄의 위헌결정으로 성도덕에 대한 일대 변혁이 일어났다. 헌법재판소에서도 간통죄는 쉽지 않은 영역이었다. 다섯 번만에 위헌결정이 났다. 

2003년 참여정부의 충청권 수도 이전화 역시 2004년 위헌결정이 내려졌다. 위헌의 논거는 우리나라의 수도는 서울이라는 불문의 관습헌법을 헌법 개정의 절차 없이 바꿀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참여정부는 정부 부처의 여러 부문을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하여 분할하였고 지금의 세종시가 그 법률에 근거한 결과이다.

지금 이 순간 뜨거운 감자인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이야기도 책에서 볼 수 있는데, 역사적으로 두번째 대통령 탄핵심판이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은 가장 정치적 성격을 띠고 있는 헌법재판으로서 국민저항권 행사의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p117)


대통령이 탄핵되는 사유는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 또는 법률에 위배한 때라는 포괄적 규정으로 되어 있다. 특히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여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할 경우에 대통령 탄핵이 정당화된다. 예로는 뇌물수수, 부정부패,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하거나 국가조직을 이용하여 국민을 탄압하는 행위를 들 수 있다. 국정의 공백을 초래하고 있는 지금 이 시간, 무엇보다 탄핵심판이 조속하게 심리, 종결되어야 할 것이다.

 

책의 마지막에는 헌법이 실려 있다. 이 책은 헌법의 정신과 기본원리를 알아보며 국민이 알아야할 지적재산인 헌법을 강조한다.

이 책의 서문에서 읽은 다음 구절이 마음에 와닿는다. 

'피해를 입지 않는 자가 피해를 입은 자와 똑같이 분노할 때 정의가 실현된다'는 말처럼 우리 사회 역시 이런 정의가 꽃피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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