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마리 여기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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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작가 프레드릭 베크만의 신작소설이 나왔다. 이번에도 예사롭지 않은 캐릭터로 독자들을 웃음과 감동으로 몰고 갈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었으니 그 책은 바로 [브릿마리 여기 있다]


'브릿마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은 아무도 바꿀 수  없다. 브릿마리가 일단 입장을 정했다 하면 어느 누구도 바꿀 방법이 없다. '(P61)


이 한 문장으로 우리는 브릿마리가 어떠한 성격을 소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초반부에 묘사되는 브릿마리의 성격은 숨이 딱 막힐 정도로 집요하고 융통성 없으며 꽉 막힌 사람 같았다.


'브릿마리에게 처음부터 아무 기대도 없었던게  아니다. 어느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기대의 유통기한이 지났을 뿐이다. '(P 78)


프레드릭 베크만의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심하게 툭 던지는 위와 같은 문장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이다. 책을 읽다보면 기대의 유통기한이 지나버린 브릿마리의 삶에 깊숙히 빠져들게 된다.  자동차 사고로 언니가 죽고, 브릿마리가 선택해서 집중한 일은 청소였다. 어쩜 그것이 슬픔으로 점철된 집안에서 그녀의 존재를 드러나게 해주는 유일한 수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단한번도 그녀를 칭찬해주지 않았다.  유일하게 브릿마리를 칭찬해주었던 존재인  친언니 잉그리드는 그렇게 그녀에게 트라우마와 같은 아픔만 남긴채 떠나버렸다.
그녀가 청소에 집착했던 이유를 알고 나면 한결 그녀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 수월해진다. 40년 동안 한 동네에 살면서 늘 리스트에 적힌 대로 움직이며 남편에게 기대어 살았던 그녀는 어찌보면 누구보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열망이 강한 자였을지 모른다.남편과 그녀 삶의 공간이 전부였던 브릿마리에게 남편의 내연녀의 존재는 충격 그 이상이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브릿마리는 자신만의 반경에서 벗어나 낯선 곳인 보르그로 오게 된다,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 장편소설인 [브릿마리 여기있다]는 그의 전작 [오베라는 남자],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와 느낌적으로 상당부분이 통한다. 전작 책의 등장인물이 이 책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는 재미까지 작가는 염두에 두었다. [브릿마리 여기있다]는 축구라는 소재가 가미되어 있어 더 흥미롭다.  황량하고 경기침체로 죽어있는 듯했던  시골인 보르그가 달라졌다. 누구도 그곳을 떠나려고만 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브릿마리로 마을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녀의 달라진 모습을 모두 벗겨내면 그 밑에 그게 남아 있기라도 한 것처럼.' (p246)


'제대로 된 집. 진정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거기서 내리고 싶다. 그녀에게 열정은 아직 어울리지 않는다. '(P256)


'인생은 자기가 신고 있는 신발,그 이상이다. 나라는 인간, 그 이상이다. 그 모든 것의 총합이다. 다른 무언가에 깃든 나의 조각들이다. 추억과 벽과 천장과 커트러리 통이 들어 있어서 뭐가 어디에 있는지 전부 알 수 있는 서랍이다. (P288)


브릿마리가 마지막에 보그르를 위해 한 일은 대단했다. 그들을 위한 축구장이 만들어지도록 애쓴 점은 감동의 도가니이다. 작가는 브릿마리와 러브라인을 만들어 새로운 사랑을 꿈꿀 수 있는 여지를 두었지만 결국 브릿마리는 자신의 익숙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한다. 그러나 그전의 브릿마리와 지금의 브릿마리는 다른 모습이다. 그녀와 함께 웃고 울고 슬프고 기뻤던 독서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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