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 한강 소설
한강 지음, 차미혜 사진 / 난다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한 강의 [채식주의자]를 읽고 난 후 그녀의 다른 작품이 궁금했다.

그렇게 보게 된 책이 바로 [흰]이다.

소설이라지만 소설같지 않은 65편의 시가 들어있는 듯하다.


작가는 '희다'라는 것을 떠올리는 단어들을 적어본다.

그렇게 단어들이 이야기가 되고 나, 그녀, 흰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원한다면 던져버리고 싶은 책이다.

책은 담백하다 못해 바스라지는 감정의 흐름이 존재한다.

건조할때쯤 정제된 슬픔이 살며시 기포를 일으킨다.


[채식주의자] 처럼 시선의 대상은 바뀔뿐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하나이다.


그 중 나의 마음에 밑줄로 남은 글귀 + ,


진눈깨비 - 삶은 누구에게도 특별히 호의적이지 않다.


얇은 종이의 하얀 뒷면 - 원한이라고 부르기엔 연약하고, 
원망이라고 부르기에는 얼마간 독한 마음이었다. 
밤마다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이마에 입 맞춰주던 이가 
다시 한번 그녀를 얼어붙은 집 밖으로 내쫓는 것 같은, 
그 냉정한 속내를 한 번 더 뼈저리게 깨달은 것 같은 마음.



흩날린다 - 자신의 남루한 시간을 덧대며..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글귀가 바로 이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언젠가 반드시 나를 버릴 테니까.

내가 가장 약하고 도움이 필요할때,

돌이킬 수 없이 서늘하게 등을 돌릴 테니까.

그걸 나는 투명하게 알고 있으니까.

그걸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으니까."



한 강 작가만큼 슬픔이라는 감정을 색으로 빗대어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가 또 있을까..

그녀가 흰에서 보여준 다양한 하얀 물체들은 하나의 커다란 슬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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