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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마지막 그림 - 화가들이 남긴 최후의 걸작으로 읽는 명화 인문학
나카노 교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6월
평점 :

화가들이 남긴 최후의 걸작으로 읽는 명화 인문학인 [내 생애 마지막 그림]은 그런 면에서 기존의
명화책과는 차별을 가진다.
대부분의
명화를 다룬 책들이 화가들의 내노라하는 걸작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면, 이책은 화가의 죽음 직전 마지막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그 화가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해준다.
저자
나카노 교코는 독일문학을 전공하고 유럽의 고전문학, 오페라, 왕조사 그리고 미술사에 조예가 깊어 책을 읽다보면 그가 아는 여러 이야기들이 그림과
결부되어 즐거운 지식확장의 경험을 하게 된다.
화가가
무엇을 그려왔는지, 삶의 마지막 순간에는 무엇을 그렸는지를 살펴보게 되니 자연스레 그 화가의 일생을 조망해볼 수 있다. 책은 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신에 몰두한 화가들과 왕과 고용관계였던 궁정화가들 그리고 시민계급에 다가간 화가들로 나뉘어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에
몰두한 화가로는 보티첼리, 라파엘로, 티치아노, 엘 그레코, 루벤스 등이 소개가 된다. 그중 티치아노와 엘 그레코는 다소 생소한 화가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콘화로 유명한 엘 그레코는 에스파냐의 대표적인 종교화가이다. 천재라고 스스로 여기며 자존감이 높았던 이 화가는 사후 두 세기 동안
잊혀졌다가 피카소가 엘 그레코의 영향을 받았다는 인정에 재발견된 화가이다. 지금 그의 그림을 보니 그 시대에는 특이한 화풍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그리스인이면서 그리스 신화를 한번도 그리지 않은 것을 깨닫고 죽기 전 마지막 작품으로 '트로이 목마'가 주제인 [라오콘]을 그린다.
길게 늘어진 창백한 인체와 불가사의함이 가득한 그의 그림엔 죽음의 빛이 어려 있었다.

궁정화가로
소개된 벨라스케스, 반다이크, 고야, 다비드, 비제 르브룅의 이야기를 통해 그당시 궁정화가의 삶이 어떠했는지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화가의
성격에 따라 그의 그림과 삶도 전혀 다르게 펼쳐지는 것을 목격하는 것도 이 책의 재미중 하나이다. 궁정에 소속된 화가이기 때문에 왕의 정치적
입지도에 따라 궁정화가 역시 같은 배를 탄 격이 되는 이야기들이 공통적으로 펼쳐진다.
시민사회를
그린 화가로는 브뤼헐, 페르메이르, 호가스, 밀레, 고흐 등이 소개가 된다. 플랑드르 화가들은 국립중앙박물관 루벤스 전시회에서 만나보았던
화가들이 다수 이 책에서 소개가 되어 전시와 연계하여 그림과 그들의 삶이 잘 조망되었다. 브뤼헐의 마지막 그림인 [교수대 위의 까치]는
고자질쟁이를 뜻하는 까치와 쾌활하게 춤을 추는 농민 무리가 그려졌는데 그림 속에는 많은 생각이 담겨 있었다.
이
책은 여러 화가들의 일생을 통해 마지막 작품이 주는 의미를 찾아보며 그 화가가 살았던 시대상을 이해하고 작풍을 알아가는데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책에서 다루는 그림들이 큼직하게 실려 있어 그림과 글을 같이 보며 이해하기 쉬운 구조여서 더욱 더 마음에 들었던 책이다. 화가가 마지막 그림에
무엇을 담았는지, 그들이 남기고 싶어했던 삶의 풍경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