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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에 대한 반론 - 생명공학 시대, 인간의 욕망과 생명윤리
마이클 샌델 지음, 김선욱.이수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6월
평점 :
일시품절

[정의란
무엇인가]로 잘 알려진 미국의 정치철학자이자 하버드대 교수인 마이클 샌델의 [완벽에 대한 반론]은 찬반 양론이 격하게 대립하는 난제들을
명쾌하면서 단도직입적으로 그의 견해를 바탕으로 의견을 펼친 책이다. 그는 '생명윤리 위원회'로 활동하면서 누구보다 줄기세포 연구의 윤리적 문제에
대해 심도깊게 연구했었다. 그런 그의 경험과 사유에서 비롯된 다양한 활동들이 뒤를 이었는데, 2005년 한국에서 열린 다산기념철학강좌에서 그것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고, 그 논문이 이 책의 바탕이 되었다. 생명공학 시대에 완벽한 존재를 만들기 위한 인간의 욕구와 이기심이 윤리와 어떻게
상충되는지에 대해 설명한 그의 입장들은 이 시대 우리가 가져야 할 윤리적 사고방식에 도움을 준다.
자유가 존중되는 다원화 시대를 살면서 우리는
종종 어떤 것이 윤리적인지 비윤리적인지 잘 결정하지 못하고 헛갈려할 경우가 많다. 특히 생명공학의 분야로 들어가보면 더욱 더 윤리적 문제가
논란의 여지로 다가온다. 사회의 가치와 원리를 이해하고, 윤리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이 책은 총
6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의 '강화의
윤리학'에서는 강화를 통해 얻어낸 이득이 바람직하지 않음을 여러 사례로 보여주고 있고, 2장의
'생체공학적 운동선수'는 유전적 강화를 통해 향상된 경기력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생각해보게 한다.
"문제는
인간의 기계화가 아니라 자연과 본성을 정복하려는 충동이다. 그리고 그런 태도는 인간의 능력과 성취가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선물이라는 관점을
놓치고 있으며 심지어 그런 관점을 파괴할 수도 있다."
샌델이
주장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이러한 강화가 윤리를 파괴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3장 맞춤 아기를 설계하는 부모에서는 원하는
자녀를 낳아 기르고 싶은 부모의 욕심을 고발한다.
"부모가
자녀를 설계하는 가장 큰 문제는 자녀를 설계하는 부모의 오만함, 생명탄생의 신비로움을 마음대로 통제하려는 욕구이다."
마이클
샌델은 미국의 과잉 학부모들의 행태를 언급하는데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심지어 대학생 자녀임에도 입학 단계부터 전공 선택에
이르기까지 대학 생활의 모든 면을 관리 통제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과잉양육은 많은 사회문제로 야기되며 여러 나라에서 목격되어진다. 한국
뿐 아니라 중국 그리고 미국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자주 목격되는 과잉 양육은 삶을 선물로
바라보는 관점을 놓친 채 과도하게 통제하고 지배하려는 심리를 보여주는 징후다. 이것은 우생학에 가까워지는 불안한 징조이기도
하다.'(p83)
4장
'우생학의 어제와 오늘'에서는 우생학에 대해 심도있게 생각해보는 기회가 된다. '잘 태어난'의 의미인 우생학은 인간 종의 유전적 구성을
개량하겠다는 큰 야심을 가진 운동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계속해서 신중하게 가려서 결혼을 하면 상당히 뛰어난 인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으로 새로운
종교처럼 우생학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프랜시스 골턴이 제창한 단어이다. 미국의 단종법은 영화에서나 나올만한 놀라운 법이었다. 유전적으로 열등한
사람들에게 불임수술을 강요했었고, 히틀러 역시 단종법을 공포했다. 현재는 새로운 자유주의 우생학을 주장하는 추세인데 '자유주의 우생학'이란
중앙권력에 의해 권위적으로 설계한 하나의 틀에 맞는 국민을 생산하는 것이 아닌 국가 중립성, 즉 국가는 부모에게 어떤 종류의 아이를 설계할지
지시하지 않으며, 부모 역시 아이의 인생계획을 특정한 방향으로 치우치지 않게 아이의 능력만 개선하는 유전적 특성만 설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골지이다.
5장
'정복과 선물'에서는 유전학적 자기 강화에 익숙해져 겸손이 약화되고 오만으로 치닫는 위험을 경고한다. 유전적 강화는 또한 인간의 책임성을
증폭시켜 겸손이 와해되고 책임성이 확대되어 선택의 여부로 부모에게 더 많은 책임이 전가된다. 즉 운명이 좌우하던 영역을 선택이 지배하게 된다는
것이다.
샌델 교수는
끊임없이 이 책에서 유전적 강화에 대한 반대를 표명하며 생명과 삶을 주어진 선물로 인식하라고 한다.
"현대기술과
상업의 도구화 경향에 맞서 싸우는 길은 인간 존중에 관한 이분법적 윤리를 고집하여 인간 이외의 모든 것에 공리주의적 계산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다.(p158)
에필로그에서는
배아줄기 세포의 연구와 개발에 대한 논란에 대해 그의 의견을 피력하는데, 읽는 내내 논란의 여지가 상당한 이 난제를 잘 극복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생명공학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윤리는 무엇인가? 강해야만 하고, 잘해야만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완벽을 향해 달려가는
현대인에게 멈춰서서 다시 생각해보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때로는 흥미진진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철학적 논쟁의 정점을 보여준 마이클 샌델의
[완벽에 대한 반론]은 그런 면에서 의미깊은 책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