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을 그리다 - 내실에서 꿈을 찾은 예술가
정항교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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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은 이 시대 최고의 어머니상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그보다 앞서 그림에서, 글씨에서, 자수에서, 시에서도 그녀의 뛰어난 실력은 감춰지지 않는다. 오만원권 화폐에 등장하며 더욱 친근한 인물이 된 신사임당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사임당을 그리다]는 예술가로서의 그녀와 어머니로서의 그녀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다.

 



사임당의 소개를 보면 지극한 효녀이고, 어진 아내이며, 7남매의 훌륭한 어머니이며 학문이 깊고, 시문에 뛰어난 여류 문인으로 글씨와 그림, 바느질과 자수에까지 정통한 자였다고 한다. 조선 시대에는 여성이 이름을 갖지 않아 사임당 역시 그녀의 호이다. 그녀는 이원수와의 사이에서 4남 3녀를 두었고 셋째 아들이 우리가 잘 아는 율곡 이이이다. 율곡은 학자, 정치가, 문학가, 그리고 교육가로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화가 사임당의 그림을 이야기할때 초충도를 빼놓을 수 없다. 초충도는 두 폭의 발문을 포함한 열 폭짜리 병풍에 그려진 여덟 폭의 그림이다. 오이와 메뚜기, 쇠똥구리와 잠자리, 수박과 여치, 가지와 사마귀, 맨드라미와 개구리, 두메양귀비와 풀거미, 봉숭아와 잠자리, 원추리와 벌 등 그림 하나 하나가 스토리를 담고 있는 듯 서로 잘 어울린다. 초충도 이외에도 물소와 물새, 매화, 산수화, 묵포도 그림도 참 아름답다.

 


 




 

그림 뿐 아니라 자수에 있어서도 신사임당의 능력은 출중했다. 수를 놓는 일은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라 하여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나라 전래 자수품 가운데 최초로 보물 제595호로 지정된 사임당의 [자수초충도] 병풍은 전통 자수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시인으로서의 사임당 역시 너무나 매력적이다.

 



 


예술가로서의 사임당도 매력적이지만 어머니 사임당도 정말 훌륭했다. 어머니의 가르침을 잘 받고 자란 아들 율곡은 사임당이 병환으로 위중할때 사당에 가서 무릎을 꿇고 기도했던 효심깊은 아들이었다. 이 부분에서는 율곡 이이의 이야기로 많은 부분이 할애가 된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율곡 이이가 어떻게 훌륭한 사람이 되었는지 연관지어 읽어보면 더 잘 이해가 된다. 

오천원의 율곡 이이와 오만원권의 사임당, 모자가 동시에 한 나라의 화폐 주인공이 되기란 쉽지 않다. 사임당이 이처럼 화폐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재능을 스스로 개발한 21세기형 여성이라는 점과 효성스러운 성품, 남편을 입신양명케 한 어진 아내, 백대의 스승을 낳아 기른 훌륭한 어머니 등등의 이유를 들 수 있다. 

 

 

 

사임당은 조선시대 여인이었지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슬기롭게 자신의 재능을 연마한 여인이었다. 시대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지만 그녀는 붓을 놓치 않았다. 그런 그녀를 책으로, 그림으로, 시로 만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사임당과 율곡의 여러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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