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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무엇이 되려 하는가 - 진화의 욕망이 만들어가는 64가지 인류의 미래
카터 핍스 지음, 이진영 옮김 / 김영사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인간은 무엇이 되려고 하는가
진화혁명가인 카터 핍스는 [인간은 무엇이 되려고
하는가]를 쓰기 위해 진화과학자, 우주학자, 생물철학자, 초인간주의자, 영성철학자, 미래주의자, 정치가와 종교인들과 인터뷰를 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독자가 진화론의 낙관주의를 인식하기 바라며 비록 고통과 갈등, 혼란이 있을지라도 진화 과정의 신중성과 진정성을 믿는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라고 조언한다.
창조론을 믿는 나를 설득시켜봐라며 한 챕터 한 챕터 읽어 내려갔다. 사실 나에게 진화론이란 지금까지 간단한 진화론적 이론만
학교에서 배운 것이 전부였다. 이유는 기독교 신앙을 가졌기 때문이다. 기독교적 사고에 입각한다면 진화론은 틀린 것이고 창조론이 맞는 것이다. 이
책은 기존의 진화론이 가졌던 오해와 이론의 오류, 편협함을 화려하게 막대한 인문학적 사고와 과학적 접근으로 바라보며 대중에게 설득한다. 문화적
충격을 받아가며 읽은 이 책은 64가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와 과학기술, 의식과 문화, 신과 영성의 진화까지 그야말로 거의 전 영역을 다
다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저자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면, 카터 핍스는 스스로를 진화주의자,
미래순례자라 칭한다. 그는 [코스모스]를 통해 과학과 우주의 세계에 대한 동경을 하게 되었고, 동양에서 오랜 세월 지내며 삶의 진리를 찾고자
노력했다. 그 후 철학잡지의 편집장이 되었고, 이 책을 쓰기 위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고 인터뷰하게 된다.

그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새로운 세계관의 형성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우리가 인간의 시작과 근원에 대해 논쟁하는 것은 인간의 미래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목차를 보면 그의 진화론에 대한 욕심이 보인다. 일단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과학과 진화론, 문화와
진화론, 미래의 신과 진화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최근 식물도 동물처럼 여긴
다큐(ebs다큐프라임 녹색동물)가 등장했고, 많은 사람이 식물을 죽이고 먹는 행위가 동물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저자 역시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에피소드가 책에 나온다.
'식물이나 동물이나 죽는 것은 모두 마찬가지인데 왜 동물이 아닌 식물을 먹는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의 지인은 이렇게 대답한다.
"소가 당근보다 더 크게 비명을 지르잖아요."
재치있는 대답에 일단은 웃고 넘어가지만 누구도 대답을 잘 하지 못하는 상황이긴 하다.
저자는 이런 문제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표명한다.
'우리가 자연 세계에 대한 중요하고 새로운 통찰을
발견하거나, 생물학적인 유산에서 저평가되었던 부분을 찾아내어 그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될 때마다, 상황이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우리 누구도 이런 상황에 대해 모두를 납득시킬 이론을 구체화하지 못한다. 그래서 어찌보면 모호한 상태의 개념이 무수히
존재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인류의 창조에 대한 연구는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지만, 어떻게 설명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종교로 보면 너무 단순한 해답이 나온다. 신에게서 왔다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접근해서
진화론자들이 말하는 이론은 수소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인데 그것 또한 수소에서 인간이 나왔다는 것이 신이 인간을 만들었다는 것만큼 서로에겐 용납하기
쉽지 않은 이야기이다.
과학계에서 가장 중요한 세 단어는 we don't know 라는 말이 가장 마음에
남는다.
알파고의 연승으로 두려움과 경이로움에 놀랐던 가슴을 쓸어내렸던 바둑의 대전을 보면서 어쩌면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많다. SF 영화에서나 볼만한 이야기들이 현실로 등장한다면 얼마나
끔찍하겠는가? 이렇게 과학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인류의 창조에 대한 연구는 WE DON'T KNOW라는 사실이 너무나
놀랍다.
현재 진화와 엮어진 새로운 세계관의 등장으로 수많은 학자들이 패러다임의 전환을
꾀하려 한다. 인간을 둘러싼 모든 영역이 진화를 하고 있다는 것을 다양한 이론과 그 이론의 대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간이 결국 무엇이 되려
하는 가에 대한 대답을 제시해준다는 이 책을 덮으며 내가 얻은 수확은 내가 인지한 진화의 개념에서 많이 달라지고 변화된 현상의 모습에 놀랐던
점이다.
그럼에도 내 머리에 떠나지 않는 세 단어
we don't k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