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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이야기 - 천 가지 역사를 품은 살아 있는 도시
미셸 리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공들이고 책다운 책을 만났을때 그 느낌은 참 좋다.
이번 유럽 여행때 영국을 넣어야 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결국 일정상 포기했던 영국, 이 책을 읽으며 후회만 백만번
했다.
여행을 계획하면서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여행지로서의 정보를 한 책으로 얻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여러 책들을 알아봐야할 임무가
생겼다.
여행책자, 역사책, 문명기행책, 그리고 에세이까지 모두 저마다의 책들은 많은데 이 모든 걸 한꺼번에 아우르는 책은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런던 이야기]는 저자가 오랫동안 런던에 살면서 스스로 이런 책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오랜 시간 준비해서 만들어졌기에 그 퀄리티가
상당하다. 나도 해외에서 살아봤기에 현지에 사는 사람과 조사나 책을 쓸 목적으로 여러 번 방문한 사람이 쓴 책은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안다.
살아봐야만 느낄 수 있고 알 수 있고, 또는 알아야할 내용들이 참으로 많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다.

폭넓게 런던을 조명한 이 책을 읽어보며 그 두께에 한번 더 놀란다. 얼마나 담고 싶은 내용이 많았으면 이렇게 두꺼울 수 있을까? 또한
어떻게 이렇게 두꺼운데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고 읽는 내내 즐거웠다. 물론 시간은 꽤
오래 걸렸지만.. 아름다운 도시에는 사연이 있다. 어찌 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수천년의 세월을 간직했을까? 뚜겅을 열어보면 의외로 많은
이야기들이 줄줄이 달려 올라온다. 런던이 그렇다. 세계사의 중심이었던 영국이기에 저자는 천 가지 역사를 품은 살아있는 도시라 하지
않는가?
이야기는 2,000 년 전 로마의 식민지부터 현재까지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선명한 사진과 함께 독자에게 보여준다.
여행가면 그 나라의 재래시장은 꼭 가봐야 하는 필수코스인데 저절로 기분 좋아지는 보로마켓은 그 소개글을 읽고 있자니 어서 가보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

런던의 랜드마크인 런던브리지, 그런데 아이들이 즐겨부르는 영어 동요에 런던 브리지가 무너진다는 섬뜩한 가사가 있다. 아이들은 그것도 잘
모른채 얼굴에 미소를 띠며 힘차게 부르곤 했는데 저자는 책에서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국 민요인 London Bridge is falling down은 올라프가 덴마크인들이 다리를 건너지 못하게 다리를 끌어내렸던 일을
노래로 만든 것이다. 올라프는 노르웨이의 왕으로 영국 여자와 사랑에 빠져 런던 편을 들었다는 말이 있었지만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모른다. 다만
그 일로 올라프는 영국에서 축복받는 이름이 되어 많은 교회들이 올라프라 이름 지었다고 하니 역사는 참 재밌다. 런던 브리지는 로마 시대에 지어진
템스 강 최초의 다리이며 모양은 그리 이쁘진 않지만 역사적 의미가 충분히 많다.

책에서 소개된 사연이 있는 역사적 장소는 꼭 가보고 싶다. 곳곳마다 손으로 그려진 지도를 보는 것도 훈훈하다. 매혹적이면서도 꽤 많은
런던의 이야기들이 책 속 구석구석을 장식하고 있으니 책을 읽는 내내 여행 하듯 그 곳을 누비는 듯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