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린이들의 한국사 - 오천 년 우리 역사 속 친구들의 이야기
역사교육연구소 지음, 이경석 그림, 임기환.김정인 감수 / 휴먼어린이 / 2015년 4월
평점 :

어린이들의 한국사
이 책은 기존의 어린이 역사책과는 다른 컨셉이다.
바로 어린이가 주인공인 어린이의 눈으로 본 책이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어른들이 주인공인 역사를 배웠다면 이 책에서는 송현이부터 전태일까지 역사 속에서 실재로 존재했던 인물들을 다루어 그들의 시각으로 역사 속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실제로 역사에는 어른과 어린이가 모두 존재하지 않았는가?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시각은 분명 신선하다고 할 수 있다.
2015년은 해방을 맞은 지 7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기에 책의 저자 선생님들은 더 열심히 책을 만드셨다.
책의 첫 페이지는 신석기 시대의 삶의 모습을 설명해주고 있다. 그들이 조개껍질로 만든 장신구를 보며 참 오늘날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신석기 시대의 아이들이 무엇을 하고 지냈을지 살펴보니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는 상상만으로도 풍성해지는 효과가 있다.
역사는 불변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거나, 새로운 해석이 더해지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삼국시대 을불이는 하루종일 고되게 일을 했다. 밭에 가서 김도 매고, 산에서 나무도 해오고, 마당도 쓸었다.
왜냐하면 을불이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큰아버지인 봉상왕을 피해 도망쳐 왔기에 더한 고생을 하고 있었다.
이렇듯 어렵고 힘든 어린시절을 보냈던 을불이는 나중에 고구려 15대 미천왕이 된다.
그동안 미천왕이 행했던 여러 정치적 내용에 초점을 맞춰 역사를 봐왔다면 이 책은 미천왕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해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꼬마신랑, 꼬마신부의 풍습은 언제부터였을까?
몽골은 고려에 여러 간섭과 요구를 했는데 그 중 하나가 공녀를 바치는 것이었다. 한 번에 40~50명의 고려 처녀들이 끌려가는 일에 어떤 부모도 원치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일찍 결혼하는 조혼 풍습이 생겨난 것이다.
홍규라는 자의 딸도 공녀로 선발되었고 그는 딸을 빼내기 위해 머리를 자른다. 그러나 그만 들키고 말아 모진 매를 맞게 되었는데 홍규의 딸은 끝까지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이 머리를 스스로 잘랐다고 말한다. 참 비극적인 역사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조혼 풍습은 조선시대까지 이어지게 되는데, 그 이유는 명나라에서도 공녀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이 시대는 점점 더 결혼을 늦게 하게 되니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역사에서 지금의 우리 모습을 어떻게 설명할 지 참 궁금하다.
역사 속 이야기에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이야기가 많다.
1950년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이우근 학생의 편지를 보면 전쟁으로 인해 사람을 죽인 참담한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소년병으로 많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전쟁에 참여하게 되고 원치 않은 죽음을 당하고 가하게 된다.
끔직한 전쟁은 수많은 고아를 만들어 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다루는 아이는 조선이다. 북한 소학교에 다니는 조선이의 하루 일과를 보며 더 통일에 대한 절실한 염원을 가지게 된다.
역사는 누구의 것인가? 역사를 좀 더 주체적으로 받아들이고 주인공인 어린이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주는 여러 이야기가 이 책에는 들어 있다. 역사의 주인공은 나라는 생각을 아이가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