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사랑을 그리다

고전, 사랑을 그리다
유광수 지음 / 한언출판사 / 2015년 1월

고전, 사랑을 그리다

고전이 가르쳐준 사랑 이야기,

현대의 사랑이 아닌 아주 오래전 우리에게 전해지는 고전 속 사랑은 어떤 이야기들이었을까?

고전 중에서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만 우리에게 소개해주는 책인

[고전, 사랑을 그리다]를 읽으면서 많은 애절한 사랑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 내려갔다.

사랑에는 여러 모양새가 있다. 나 혼자 하는 짝사랑이 있고, 상대와 함께 하는 서로의 사랑이 있다.

저자 역시 사랑의 모양새대로 내용을 분류해서 우리에게 이야기해주는데 고전에서 다루는 이야기들이 현대에서 보여지는 것 만큼이나

파격적이고 도발적이며 아름다우면서도 섬뜩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가장 애잔한 사랑이 바로 나만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상대방은 모르면서 나혼자 애닳퍼 하는 사랑이 얼마나 힘겹고 외로운

일인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이야기 중 조신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조신은 승려였고 어느 날 한 여인을 보고 사랑에 빠지고 만다. 신분 차이도 있었지만 이미 승려인 조신은 이루지 못할 사랑이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은 조신은 밤마다 관음보살상에 가서 빌고 또 빌었다.

결혼하게 해달라는 조신의 정성어린 간절함이 꿈으로 이루어졌다.

옛 이야기 속 단골 구조가 바로 꿈이 아닌가?

그러나 조신의 이야기는 의외로 파격적이다.

꿈속에서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사는 듯 했으나 생활고에 시달린 조신은 결국 사랑하는 여인과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현실속 고단함이

결국 사랑이 별 것 아니라는 깨달음을 주게 되고 그순간 꿈에서 깨어나는 이야기는 일장춘몽의 허황됨을 메시지로 전해준다.

그래도 사랑인데 결말은 상당히 아쉽기만 하다.

안평대군과 궁녀 운영 그리고 김진사와의 이야기를 다룬 [운영전] 역시 가슴 아프면서도 어딘가 어긋난 듯한 모양새가

결국은 결론마저 어이없게 만드는 내용이다. 그러나 고전 속 사랑 이야기를 하나 하나 읽다보면, 진정한 사랑은 무엇이며

그 사랑이 주는 의미와 삶까지 함께 바라보는 시간이 된다.

나에겐 지금 이 감정이 사랑이지만 상대에게는 그것이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고, 사랑이 영원한 듯 하지만 결국은 어려움 앞에서

굴복당하고 마는 것 역시 사랑이라는 이름이었다.

고전 속 사랑이야기는 대부분이 이뤄질 수 없는 구조와 신분 차이로 애타는 이야기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가 읽는 내내 더 안타깝고 애절한 마음이 끓어 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기에 아름답고 위대한 스토리 앞에서는

나도 모르게 사랑 애찬론자가 되어 버린다.

고전 속 사랑 역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해준다.

세월의 유구함을 따지기 전에 사랑은 인간이 가지는 고유의 감정으로 역사 속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