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몇 년 전 남편의 가방 속에서 이 책을 본 순간 기분이 나빴다.

남편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님에도 책 제목은 아내들에게 기분 나쁨과 화들짝 놀람을

선물로 주기에 충분히  과감한 문장을 선택했던 것이다.


'이 사람 간도 크네' 이런 생각에 남편에게 따져 물었다.

"왜 이런 책을 보는데? 혹시 당신도 후회해?"

거침없는 나의 공격에 당황했던 남편의 표정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렇게 첫 대면은 불쾌했던 그 책을 내가 요즘 읽고 있다.

그땐 기분이 나빠 책의 내용이 무엇인지 관심도 가지지 않고 그저 제목이 암시하는 그렇고 그런 내용이겠지라는 생각에 관심도 없었다.

남편도 그닥 흥미로와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가 그인줄도 모르고 김정운 교수의 다른 책 [남자의 물건]을 읽게 되었다.

역시 이 책의  제목도 이중성을 띄며 발칙한 상상을 허용했다. 그 다왔다.

그의 파마머리가 왠지 까칠해 보였고 간혹 TV에 나와 목청 돋궈 주장하는 것도 사나와 보였다.


하지만 그의 책 속에는 그의 그런 모습보다는 크리스털 같은 성격이 많이 묘사된다.

연약해서 상처받기 쉽고 그 누구보다 감성적이다.


그가 모든 남자를 대변해주진 못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중년 남자의 심리와 사고에 대한 이해를 넓혀 준 것은 맞다.

'오십 넘은 사내들에겐 모자가 많다'는 그의 글에서 피식 웃음이 나며 고개가 끄덕여 진다.



 


삶에서 마주하는 여러 가지 현상과 이야기들을 이론과 접목시켜 설명도 해주고 남자의 심리에 대해 자세히 풀어주기에 책을 읽는 동안은 지루하거나 재미가 없거나 그렇지는 않다. 그의 친구들 이야기들도 실명을 거론해도 되나 할 정도로 노골적인 사생활이 드러나기도 한다.


김정운 교수의 TV 강연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나도 들어볼까 하다 다음으로 미뤘는데 역시 직설적이면서 때론 연약한 그의 이중적인 모습이 요즘 트렌드와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었던 무수한 남성들이 책 제목때문에 잘 꺼내지도 못하며 몰래 읽었다는 이야기에 웃음이 난다. 우리집 같은 집이 많았나 보다.



그래도 내가 그의 부인이라면 아무리 베스트셀러로 인세가 많이 들어온다 할지라도 이런 제목의 책을 내는 남편이 좋지 않을 것 같다.

그도 그것이 미안했는지 책의 마지막에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다.


재미를 가지고 삶을 살자는 그의 말에 공감하며 중년 남성과의 오랜 수다를 마친 기분으로 마지막 책장을 덮는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작가
김정운
출판
21세기북스
발매
201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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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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