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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의 무게 ㅣ 휴먼어린이 고학년 문고 1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휴먼어린이 / 2014년 10월
평점 :

책의 겉표지에 큼직막하게 그려진 개와 소년, 아마도 이 둘이 주인공이겠다.
'악당의 무게'란 제목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서 얼른 책 페이지를 펼쳐 본다.
무시무시한 소리에 잠에서 깬 수용이는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된채 다시 잠에 들지만 일어나보니 한밤중 들었던 개의 소리는 꿈결은 아니었다. 지난 밤 동네에서 아저씨가 개에 물려 죽을 뻔한 무시무시한 사건이 벌어진 것이었고 그로 인해 수용이네 마을은 떠들썩해졌다.
뉴스에도 나올 정도로 그 일은 심각했다.
동네 개가 있었다. 산에 사는 그 개는 수용이가 용감한 아이라는 것을 증명해준 그 날 함께 한 개였다.
그래서 수용이는 그 개가 남달랐다.
그렇게 보기만 해도 무서운 개는 수용이에게 '악당'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피도 눈물도 없을 것처럼 무표정한 얼굴 하며 험상궂은 분위기를 풍기는 붉은 스프레이 자국 하며, 어둔 숲으로 홀연히 사라지는 태도 하며,
악당, 녀석에게 그보다 더 잘 어울리는 이름은 없었다." (p35)
이 이야기 속에는 유기견에 대한 문제가 드러나 있다. 애완견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태도로 파생되는 많은 문제들을 아이들과의 사건으로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어 준다. 담임선생님은 누구보다 애견가로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이시기에 이 책 속 이야기의 결말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악당을 살리기 위해, 다른 사람의 손으로 죽임을 당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수용이의 모습을 보며
인간과 동물간의 책임과 도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아직도 많은 유기견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현실 속에서 아이들이 책으로 그 문제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작가는 아마도 이 무거운 주제를 수용이의 악당에 대한 사랑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도록 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다만 방법적인 면에서 부모님 몰래 돈을 은행에서 찾아 소고기를 사고 아이들이 만지면 안되는 약물을 이용해서 악당에게 접근한 것은 한참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저마다의 자리가 있듯이, 동물들에게도 그 자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주는 것이 가장 먼저 되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다.
가슴 뭉클한 이야기에 눈물 한방울 똑 떨어졌던 개와 소년의 끈끈한 사랑 이야기에 푹 빠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