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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기댄 畵요일 - 오직 나만... 위로하는 그림 전展
이종수 지음 / 생각정원 / 2014년 7월
평점 :
그림에 위로받는 저자의 그림 이야기인
그림에 기댄 화요일
요즘 우리 그림에 대한 설명을 쓴 책들을 읽을 기회가 많았다.
이 책 역시 24개의 주옥같은 우리나라 그림과 저자의 감성이야기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오직 나만 위로하는 그림전이라며 우리 옛그림들을 모아본 저자는 그 그림이 나에게 주는 위로와 힘, 얽힌 이야기를 감성에 걸쳐 쓰고 있다.
책 속엔 나 역시 좋아하는 그림들이 들어 있었다. 우리 옛 그림들의 특성이 보면 볼수록 그 속에 담긴 이야기가 보이고 들리는 듯한
힘이 있다. 이 책 역시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 있다.
윤두서의 심득경 초상화 이야기를 읽는 동안 마음 한켠이 아려왔다.
절친인 심득경을 잃고 나서 윤두서는 오로지 상상으로 그의 기억속에 존재하는 심득경의 이미지를 불러와 그림을 그린다.
누군가를 잃어본 사람의 말을 빌리면 신기하게도 그 사람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말을 하던데 윤두서의 마음 속 얼마나 간절하게 그가
존재했으면 이렇게 자세한 초상화가 그려질 수 있을까? 저자는 윤두서가 그를 진심으로 알고 있었다고 한ㄷ. 그의 어느 하루가 아닌 삶 전체를
말이다.
시간의 결과 결 사이의 웃음과 울음까지도 알 만한 사이이기에 이런 그림이 그려질 수 있을 거다.
심사정의 [연지쌍압도]는 가장 좋아하는 그림 중 하나이다.
심사정은 그당시 이 그림이 일탈이었을지도 모른다. 한없이 아름답게 그려낸 화조화가 그가 그동안 그려온 산수화의 어느대목하고도 어울리지
않기에 후대 사람들은 이 그림을 그의 일탈화라고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간송 전형필 선생님 덕에 우리 모두에게 익숙하면서도 사랑받는 그림인 신윤복의 월하정인 속 남녀의 마음은 그 둘만이 알고 있으니 그림을
감상하면서 내내 궁금하고 궁금해진다. '둘의 마음은 둘만 알리라' 달빛이 아름다와 이 모든 것이 그저 더 아름답게 보이는 힘이
있으니까..
남자의 발과 여자의 발의 각도로 그들의 심경을 조심스레 예측해보는 것도 재미라면 재미다.
달의 모양으로 그림이 그려진 날짜를 추정해보니 이 그림은 실제로 있었던 일을 그린 것이라는 흥미로운 사실이었다는 것도 떠오른다.
오늘같은 날씨엔 더욱 더 그림과 함께 그림에 기대어 그림이 주는 힘을 가지고 커피를 마시고 싶다.
그냥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을 만큼 힘이 들때, 아니면 감당하기 힘든 슬픔이 내 삶을 억누를때, 그것도 아니면 괜히 기분이 바닥과 친구가
될때 그럴때 위로가 되고 에너지가 되는 그림을 하나씩 마음에 소장해두자. 꼭 내 손에 쥐어있는것보단 언제든지 생각해볼 수 있는 마음 속 깊숙히
넣어놓고 그렇게 힘겹게 시간을 보낼때 그 그림으로 위로를 받아보자.
일주일에 한번 畵요일을 정하고 그림에 기대는 날을 만들어보자는 저자의 말에 격하게 동의하며 그림에 기댄 화요일
그 날이 오늘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여전히 그리움과 같은 그림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멈추고 싶지 않다.